UPDATED. 2024-04-27 23:04 (토)
[인터뷰] 절제를 아는 꽃미남 배우 안재현 "나는 원석 배우"
상태바
[인터뷰] 절제를 아는 꽃미남 배우 안재현 "나는 원석 배우"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8.07 1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00자 Tip!] 안재현 그는 훤칠한 키 준수한 얼굴을 가진 아름다운 배우다. 연기자로서 이상적인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그는 짧은 데뷔(2013년 첫 작품 '별에서 온 그대') 기간에도 불구하고 이미 안방극장에서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급 드라마의 중요배역을 맡는 성과를 이루고 있다. 스스로 자만해질 법도 하다. 연기가 쉽다고 생각할 법도 하다. 그러나 안재현은 단호하게 말한다. "나는 부족하다. 아직 멀었다." 스스로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안재현의 내공은 이미 큰 배우 못지 않았다.

 

[스포츠Q 글 박영웅 기자· 사진 노민규 기자] 지난 4일 압구정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위해 만난 안재현은 얼굴이 창백해 있었다. 무려 3일째 몸살을 앓았다고 했다. 자신의 두 번째 작품인 SBS 수목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이하 '너포위') 종영 후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몸에 무리가 온 탓이다. 그만큼 요즘 엄청나게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데뷔한지 2년여밖에 안됐지만 시청률 흥행을 이끈 인기 드라마에 연속으로 출연하면서 인지도가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배고프다. 연기 면에서 아직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연습에 또 연습 중이다. 조금 여유를 가질 법도 한데. 그의 속내가 궁금했다.

◆ '너포위' 만족스럽지 않은 '나'

안재현은 '너포위'에서 훈남 형사 박태일 역을 맡았다. 극 중 박태일은 집안 좋고 멋진 훈남이면서도 진중한 성격으로 천방지축 신입 형사팀에서 조율자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오윤아와의 멜로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시작만 하다 끝이 났다. 드라마 '너포위'는 그에게 조력자의 역할만 강조한 셈이다. 배우로서는 섭섭할 법도 하다. 그러나 그는 서운한 감정 따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너포위'에서 제 역할은 철저하게 조력자였어요. 신입 형사팀 4명 안에 녹아드는 연기를 하고 싶었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캐릭터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 노력한 거죠. 다 이유가 있는 선택이었어요. 함께하는 연기자들, 스태프들, 시청자분들에게까지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였어요. 그래서 전 제 배역과 역할에 대해 섭섭해 하거나 하지 않았죠."

 

조력자의 모습으로 자신을 변신시켰던 안재현. 그러나 그는 극 중 역할 부분과는 달리 연기 부분에 대해서는 만족할 수 없다고 했다. 오히려 자신의 연기를 질타했다.

"'너포위' 속에서 제 연기에 대해 만족하지 않아요. 급했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아까 말했던 대로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니까 눈치를 너무 보게 된 것 같아요. 연기는 나오지 않고. 마음이 급해지더라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 신을 찍는데 무려 3~4시간이 걸렸어요. 심각했죠. 이럴 때 차승원 선배님께서 너무 급할 것 없다고 조언해 주셨고 극 중 친구들 역시 저를 많이 도와주면서 그나마 나아졌어요. 선배 동료 연기자들과 스태프들의 도움이 컸어요. 감사하단 마음이 가득해요."

이런 이유로 안재현은 극 중 오윤아와의 멜로 분량이 축소된 부분에 대해서도 이해하는 입장을 보여줬다.

"제 로맨스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면 청춘들의 이야기란 느낌이 덜 들었을 것 같아요. 제게도 로맨스적인 면이 있고, 그러한 부분을 못 보여드린 건 아쉽지만, 스토리 측면에선 아쉬운 부분이 없어요."

"이 작품은 캐릭터들도 많았고 풀어야 할 얘기들도 많았어요. 회가 거듭될수록 팀이 뭉쳐야 하는데 내 로맨스까지 가미됐다면 그림이 산만해 지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팀으로서 보자면 이것이 더 만족스러운 방향이었다고 생각하고요."

▲ 신인배우 안재현은 '너희들은 포위 됐다'에서 훈남형사 박태일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진=SBS '너포위' 방송 캡처]

◆ 그래도 고마운 '너포위' 얻은 게 많아

'너포위'는 안재현에게 여러가지 선물을 가져다 줬다. 연기라는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고, 그의 인지도를 높여줬다. 선배와 동료들로부터 연기의 기본도 많이 배웠다.

"앞서 녹아드는 조력자의 연기를 했다고 했는데 이 부분이 연기적으로는 한 단계 높은 자신감을 준 것 같아요. 실제로 이승기의 카리스마가 무너지지도 않았고 고아라의 활발함이나 에너지도 잘 표현됐고, 정민이의 쾌활한 캐릭터와 붙을 때도 잘 녹아들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중립적인 다리 역할을 잘했다고 말씀들 하시더라고요."

"인지도 부분에서도 제게 많은 기회를 준 것이 '너포위'예요. 주변 분들이 예전보다 편해 보인다는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알아보시는 일반 시민들도 많으시고. 특히 어떻게 보면 '별그대'가 처음이자 마지막 드라마가 될 수도 있었는데 '너포위'가 바로 연결되다 보니 연기라는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은 셈이죠. 느낀 것이 많습니다."

▲ [사진=SBS 제공]

◆ 겸손으로 무장한 안재현 '나에게 앞으로의 연기란...'

이제 고작 '별그대', '너포위' 2편의 드라마를 했을 뿐이다. 안재현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일 수밖에 없다. 그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겸손했다. 그는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며 더 노력과 절제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런 자세가 바로 안재현식 연기관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를 잘하고 싶고 여러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아직은 제 능력이 그 단계까지는 안 되는 것 같아요. 캐스팅이라는 뜻깊은 선물을 받았는데, 그 선물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안 되는 거죠. 그래서 이제 '연기'라는 책의 1, 2장을 연 것 같아요. "

경력은 짧지만 안재현은 확실한 연기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연기란 책은 말이야.'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될 정도로, 즐길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지금 제 상황은 벅차다고 하는 게 맞겠죠. 이렇게 빠르게 작품을 하는 게 옳은 건가, 이런 생각도 들었거든요. 많은 분이 알아봐 주시는 것에 대해 보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연기를 잘 해야 한다는 건 마음의 숙제처럼 늘 지니고 있어요. 앞으로 좀 더 여유롭게 잘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원석같은 배우, 그래서 기대되는 배우

안재현은 자신을 '원석'이라고 표현했다. 여전히 발전하고 더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배우로서 여전히 부족하지만 계속해서 발전하고 결국 빛나는 보석이 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많은 분이 '원석'이라고 표현해주셨는데 저도 그 표현이 적절한 것 같아요. 원석 자체는 무척 크고, 깎으면 어떻게 변할지 모르잖아요. 그 큰 원석을 깎고 깎아서 어떤 모습이 될지는 저하기에 달렸겠죠. 깎아서 나온 그 작은 물체에, 어떤 빛을 비추느냐에 따라 반사되는 결과도 다를 거고요. 그런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고 싶다는 소리죠."

마지막으로 안재현은 '너포위' 동료들과 선배 스태프들에게 인사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액션이 많았는데도 크게 다친 사람 없이 무사히 끝난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여러분을 통해서 많은 것을 얻었어요. 평생 고맙고 평생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랄게요. 고맙습니다."

[취재 후기] 안재현은 초짜 배우지만 자신을 낮출 줄 알고 절제할 줄 아는 연기자였다. 연기자로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도 확실했다. 이런 자세를 유지한다면 분명 대배우로 우뚝 설 날이 머지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지나치리만큼 겸손했지만 큰 배우가 되겠다는 포부 만큼은 인터뷰 내내 강하게 느껴졌다. 그가 성장해 가는 모습을 확인하는 일도 무척이나 재미있을 것 같다.

dxhero@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