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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심상치 않은 '욱씨남정기'의 인기, tvN 드라마 '기억' 따라잡을까? 을(乙)들의 반란으로 금토요일 점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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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심상치 않은 '욱씨남정기'의 인기, tvN 드라마 '기억' 따라잡을까? 을(乙)들의 반란으로 금토요일 점령한다!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04.03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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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금토드라마의 역사 이래 전통적으로 금토드라마의 강자는 캐이블채널 tvN이었다. '응답하라 시리즈'부터 '시그널'까지 명품드라마를 줄줄이 방송한 tvN은 공중파 드라마들과 맞서기 위해 비어 있는 주말인 금요일과 토요일을 이용, 금토드라마는 tvN이란 공식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시그널'의 후속인 '기억'의 반응이 생각보다 좋지 않은 가운데 강적을 마주치게 됐다. 바로 JTBC의 '욱씨남정기'다.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1일, 금토드라마의 명가 tvN의 '기억'의 시청률이 2.9%(닐슨코리아 기준)로 '욱씨남정기'를 앞서기는 했지만 '욱씨남정기' 또한 2.3%의 시청률로 바짝 따라가며 만만치 않은 상대임을 보여줬다.

게다가 '욱씨남정기'는 회차가 지날수록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이 돌면서 앞으로 금토드라마 제왕 자리를 두고 '기억'과 치열하게 다툴 예정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심상치 않은 드라마 '욱씨남정기'의 매력은 무엇일까?

▲ 드라마 '욱씨남정기'에서 욱다정(이요원 분)은 '을'들에게 비겁해지지 말자고 거듭 강조한다. [사진 = JTBC드라마 '욱씨남정기' 방송화면 캡쳐]

'욱씨남정기'가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이유는 명백하다. 바로 드라마의 주제인 '을(乙)들의 반란'이다. 작중 주인공인 욱다정(이요원 분)은 황금화학의 최연소 팀장 자리에까지 오르는 능력있는 여성이지만 작은 회사인 러블리코스메틱의 본부장 직책을 맡게 된다. 이는 갑의 위치에서 을의 위치로의 전환이다. 이요원은 러블리코스메틱에서 말 그대로 '을'인 직원들을 이끌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

언제나 갑이었던 본부장과 매일 '먹고사니즘'에 비굴하게 살아 왔던 하청업체의 직원들의 만남은 새로운 갈등을 야기한다. 이요원은 '을'들에게 "더이상 비굴한 밥그릇을 받아 먹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을'의 품위를 강조한다. 스스로의 자존감을 버리지 말자는 그녀의 주장은 언제나 '을'의 입장이었던 러블리코스메틱 직원들에겐 이상주의적 이야기로만 들렸다. 그러나 이요원의 뛰어난 능력 아래 러블리코스메틱 직원들은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바로 '을'로서 품위를 지키며 살아가는 꿈이다.

사사건건 방해하는 대기업 황금화학의 상무에게 당당하게 요구하는 이요원의 모습은 많은 을들에게 경이적으로 여겨질 뿐만 아니라 답답했던 가슴을 뻥 뚫어주는 시원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는 러블리코스메틱의 직원들 뿐만 아니라 시청자도 마찬가지다. '을'의 반란에 당황하는 '갑'의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재미와 대리만족을 느낀다.

'을'인 러블리코스메틱 직원들의 개성있으면서도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성 또한 시청자들이 '욱씨남정기'에 강하게 공감할수 있는 요소다. 먼저 드라마의 남자주인공이기도 한 남정기(윤상현 분)는 스스로를 '방어적 비관주의자'라고 정의한다. 도전보다는 스스로의 보신을 우선시하는 이러한 비굴한 방어적 비관주의자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연민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윤상현 뿐만 아니라 한영미(김선영 분)와 장미리(황보라 분), 박현우(권현상 분)또한 다양한 '을'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김선영은 워킹맘으로서의 고뇌를 보여주며 드라마를 보는 많은 워킹맘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황보라와 권현상 또한 학자금 대출을 갚느라 여념이 없는 젊은 세대를 대변하며 시청자들의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 '욱씨남정기'의 남정기(윤상현 분)는 방어적 비관주의자로 비굴함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욱다정(이요원 분)과의 만남으로 용기를 내게 된다. [사진 = JTBC 드라마 '욱씨남정기' 방송화면 캡쳐]

이런 개성넘치는 '을'들이 유쾌한 도전으로 '갑'의 횡포를 단죄하는 일은 재미 뿐만이 아닌 감동까지 시청자들에게 선사한다. 언제나 생계에 쫓겨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포기해야 하는 '을'들에게 "품위를 지키고 인간답게 살아가자"라는 이요원의 말은 가슴 찡한 울림을 준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품위를 지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 마련이다.

이처럼 '을'의 품위를 강조했던 드라마가 과거에 또 한 편 있었다. 바로 SBS에서 방송했던 '풍문으로 들었소'였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결혼으로 상류층에 편입한 서민인 서봄이 '을'의 자존심을 포기하지 않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내용의 드라마다. '욱씨남정기'는 '풍문으로 들었소'와 같은 '을의 반란'을 메인 테마로 삼고있지만 중소기업이라는 보다 현실적인 배경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한다.

약자인 '을'로서 과연 품위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가능할까? 드라마 '욱씨남정기'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보여준다. 인간이기 때문에 품위를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갑'과 '을'을 가리지 않는다. '갑의 횡포' 또한 '을의 비굴함'처럼 품위를 저버리는 짓이라는 것을 드라마는 대기업 황금화학의 비겁함 통해 보여준다.

앞으로 러블리코스메틱 직원들이 '을'로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6회까지 방송된 현재 직원들은 많은 것이 달라진 모습이다. 스스로를 방어적 비관주의자라고 정의했던 윤상현은 스스로 피켓을 들고 황금화학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모습을 보였다. "가진 건 없어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라는 그의 외침은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줬다. '을의 반란'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욱씨남정기'와 러블리코스메틱의 통쾌한 질주를 시청자들은 응원하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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