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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동네변호사 조들호' 현실에 저런 변호사 있을까? 픽션이기에 '시원씁쓸'한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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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동네변호사 조들호' 현실에 저런 변호사 있을까? 픽션이기에 '시원씁쓸'한 드라마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04.06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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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전통 탈춤에서 천민인 말뚝이는 재기발랄한 말들로 허례허식에 휩싸인 양반들을 농락하며 보는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이처럼 말뚝이가 지배계급을 놀리는 모습은 당시 보는 백성들로 하여금 속 시원한 기분을 들게 만들어 줬다. 이른바 해학의 정서다.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조들호(박신양 분)는 시청자들에게 시원한 '해학의 정서'를 선물해 주는 현대판 말뚝이라고 할 수 있다. 박신양은 번듯한 대학 간판 하나 없는 검정고시 출신으로 사법고시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 검사의 길을 걷게 된다. 그는 걸출한 능력으로 사건들을 해결하지만 정치 스캔들에 휘말려 검사직을 파면 당하고 가난하고 빽 없는 사람들의 의뢰를 도맡는 이른바 '동네 변호사'가 된다.

▲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조들호(박신양 분)는 소탈하고 파격적인 행보로 법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돕는다 [사진 =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화면 캡쳐]

박신양은 변호사 답지 않은 소탈한 화법과 행동으로 보통의 변호사라면 맡지 않을 낮은 승소율과 수임료 사건의 의뢰를 도맡는다. 법이 지켜주지 않는 사회적 약자들 편을 드는 그의 모습은 주변 사람들마저 동화시키며 그와 함께하게끔 만든다.

이러한 박신양이 법정에서 부패한 검찰과 사법체계, 더 나아가 정재계를 혼쭐내는 모습은 법이 약자의 편이 아니라는 것을 절절하게 느껴왔던 시청자들에게 후련한 감정을 선사해 준다.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 박신양이 첫 의뢰를 맡은 의뢰인은 억울하게 방화살인죄를 뒤집어 쓴 사람으로 사건의 배후에는 재벌 2세의 뺑소니 사건이 연루되어 있었다. 재벌의 살인을 약자에게 뒤집어 씌운 이 사건을 조들호는 끝까지 쫓아 항소 끝에 무죄를 입증해낸다.

그러나 그의 이런 통쾌한 행보는 시청자들에게 시원한 '사이다' 감정과 함께 알 수 없는 씁쓸한 감정도 느끼게끔 한다. 박신양이라는 변호사가 보여주는 행보가 오히려 현실에 있을 수 없을 만큼 속 시원하기 때문이다.

▲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조들호(박신양 분) [사진 =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화면 캡쳐]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보는 시청자들은 박신양과 같은 변호사가 현실에 존재하지 않음을 드라마 속 박신양의 캐릭터를 보며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현실에 존재하는 변호사들은 일반적으로 높은 금액의 법률상담과 수임료를 요구하고 따라서 서민들은 법의 보호에서 가장 먼 입장에 놓여 있다. 이처럼 현실에서 법은 결코 약자의 편이 아님을 우리는 다양한 사례와 경험들을 통해 알고 있다.

전통 탈춤의 말뚝이는 재치있게 양반들을 곤란에 빠뜨리지만 당시 조선의 현실에서 천민이 양반을 골탕먹이는 것은 픽션에서나만 가능한 일이었다. 현실 또한 마찬가지다. 박신양과 같은 약자를 위한 변호사가 부패한 사법체계를 타파하는 일은 일어나기 어렵다. 이러한 현실과 픽션의 간극은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현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 박신양이 다음에 맡을 의뢰는 부당하게 쫓겨나는 세입자를 변호하는 것이다. 현실에서 건물주에 의해 강제적으로 쫓겨나는 세입자들의 사례를 우리는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이처럼 현실의 절망을 아는 시청자들에게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새로운 희망을 제시할 수 있을까? 현대판 말뚝이, 조들호가 보여줄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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