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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분위기 반전 수훈갑' NC다이노스 해커, 이것이 에이스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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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분위기 반전 수훈갑' NC다이노스 해커, 이것이 에이스의 품격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4.19 2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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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 6⅔이닝 7K 1실점, 팀 7승 가운데 3승 수확

[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지난해 투수 골든글러브의 위용이 돋보였다.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33)가 올 시즌 가장 인상적인 투구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NC는 지난 한 주 경상도 팀들과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2승 3패. 선발 투수들은 제 몫을 해줬지만 중심타선이 위협적이지 못했다. 불펜진도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해 3경기를 내줬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상황에서 지난주 1승을 챙겼던 해커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해커는 19일 잠실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 6⅔이닝 동안 94구를 던지며 1피안타 7탈삼진 2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7회 2사 후 김진성에게 공을 넘겼다. NC는 원정 6연전 시작을 8-1 승리로 챙기며 7승(7패)째를 수확, 5할 승률을 회복했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NC 다이노스 에릭 해커가 19일 LG 트윈스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 1피안타 7K '언터처블 피칭', LG 타자들 머릿속에 침투한 해커

해커는 초반부터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1회말 8구 만에 3타자를 모두 내야 땅볼로 유도했다. 2회가 아쉬웠다. 이병규에게 이날 유일한 안타를 내줬고 루이스 히메네스와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이후 LG는 희생 번트와 희생플라이를 통해 선취점을 뽑았다.

빠른 시간내에 실점했지만 해커는 흔들리지 않았다. 3회 유격수 실책과 볼넷으로 2명의 주자를 내보냈지만 삼진 2개를 곁들여 이닝을 마쳤고 4회와 5회는 연속 삼자범퇴로 이닝을 매조지었다. 특히 5회에는 주무기인 컷 패스트볼을 통해 타자 3명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날 중계방송을 맡은 서재응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LG 타자들이 해커의 공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구종 하나를 버리고 타격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해커의 속구와 컷 패스트볼의 위력이 뛰어났다.

6회에도 3자 범퇴로 이닝을 끝낸 해커는 7회 2사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히메네스와 정성훈을 상대로 아웃을 잡아낸 후 2번째 투수 김진성과 교체됐다.

경기 후 해커는 “원정 6연전 첫 경기에서 승리해 기분 좋다”며 “김태군이 리드를 잘해줬고 수비도 많은 도움을 줬다. 타자들 역시 점수를 내줘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해커가 19일 LG전에서 호투하며 팀의 5할 승률 회복을 이끌었다.

◆ NC의 확실한 에이스, 나쁜 흐름 끊어냈다

이날 김경문 NC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아직 타격에서나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좋지 않다. 연승 분위기가 올 때까지 5할 승률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좋은 분위기만 되찾으면 언제든지 연승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2승 3패를 거둔 NC의 상황을 어둡게 보지는 않았지만 안 좋은 분위기라는 것을 인정했다.

NC는 12일 삼성 라이온즈와 3연전 첫 경기에서 5-16으로 대패했다. 박민우의 실책이 빌미가 돼 1회부터 7점을 내주며 힘겨운 경기를 치렀다. 14일 삼성전에서는 7회말 3-3에서 김진성이 4안타를 내주며 2실점했고 2사 2, 3루에서 박민우가 땅볼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잘 잡아내고도 1루 송구 실책을 범해 2실점, 경기를 내줬다.

이 경기 이후 박민우는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렸고 결국 롯데와 3연전에 나서지 않았다. NC는 박민우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주기 위해 그를 2군으로 내려 보냈다. 2014년 신인왕을 수상하고 지난해 타율 0.304를 기록한 붙박이 2루수의 공백을 안고 이날 경기를 치르게 됐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서 선발 등판한 해커는 초반부터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이에 야수들도 멋진 수비로 화답했다. 유격수 손시헌은 1회말 정주현의 중견수 방향으로 흐르는 타구를 낚아채 1루에 송구, 아웃시켰다. 2회 2사 3루에서 중견수 이종욱도 정상호의 큼지막한 타구를 워닝트랙 앞에서 넘어지며 잡아내 해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해커는 팀이 거둔 7승 중 홀로 3승을 일궈냈다. 평균자책점은 2.81. 이만하면 팀의 기둥이라 칭할만하다. 이날도 LG 타선을 꽁꽁 묶으며 김경문 감독이 바라던 5할 승률을 달성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날 경기 전까지 NC는 팀 타율 0.260으로 전체 7위에 그쳤다. 나성범-에릭 테임즈-이호준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에 올 시즌을 앞두고 박석민까지 영입했지만 아직까지 이름값에 걸맞은 중량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고 한다. 타선의 침체 속 NC가 연승 흐름을 이어가기 전까지는 투수들이 꾸준한 활약을 보이며 버텨줘야 한다.

지난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해커의 이날 투구는 김경문 감독의 기대를 100% 만족시킬 만한 활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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