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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홈런 생산력 만점' 두산 김재환, 에반스 대안 아닌 1옵션 파워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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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홈런 생산력 만점' 두산 김재환, 에반스 대안 아닌 1옵션 파워히터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4.23 2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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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안타 중 4홈런 폭발, 적극적인 초구 공략이 비법

[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쳤다하면 홈런이다. 두산 베어스 김재환(28)이 가공할 힘을 자랑하고 있다. 올 시즌 터뜨린 6안타 가운데 홈런만 4개에 달한다.

타율 0.375(15타수 6안타)에 4홈런 9타점. 김재환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23일 경기가 3번째 선발 출장이었지만 홈런 생산력은 어마어마하다. 두산 타선의 고민거리로 꼽히는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의 부진을 해결해줄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김재환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2회말 터뜨린 결승 스리런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전날 대타로 출장해 만루 홈런을 터뜨린 좋은 감각을 이어갔다. 두산은 한화에 3-2 승리를 거두고 위닝시리즈를 확정했다.

▲ 두산 베어스 김재환이 한화 이글스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김재환은 6안타 중 4개를 홈런으로 연결시키는 놀라운 장타력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66%가 홈런', 적극적인 초구 공략이 비결

기회는 전날 한화전에서 먼저 찾아왔다. 7회말 팀이 1-4로 앞선 1사 만루에서 김태형 감독은 김재환을 내보냈다. 장타력이 있는 김재환이 외야로 공을 보내줄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 김재환은 한화 투수 이재우의 시속 132㎞짜리 초구 포크볼을 받아쳐 우측 폴대를 맞히는 아치를 그렸다. 데뷔 첫 만루 홈런이자 KBO리그 역대 42번째 대타 만루 홈런이었다.

김태형 감독의 기대를 100% 만족시킨 김재환은 이날 선발 출장했다. 흔들리는 상대 선발 이태양을 공략했다. 1사 1, 2루에서 타석에 선 김재환은 역시 거침없이 초구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시속 115㎞짜리 커브를 받아친 김재환의 타구는 담장을 넘었다. 전날에 이어 연타석 홈런. 결국 결승점이 됐다.

재밌는 점은 4홈런 중 3개가 초구를 공략했다는 것. 김재환은 12일 한화전에서 김재영을 상대로도 초구에 홈런을 기록했다. 이틀 후 한화전에서 송창식을 상대로 터뜨린 솔로 홈런도 2구만에 기록한 아치였다. 빠른 승부를 펼치며 홈런을 양산하고 있다.

경기 후 김재환은 “노렸던 것이라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섰는데, 초구가 실투였다. 좋은 타구로 연결됐다”며 “박철우 코치님께서 스윙이 크니 짧고 간결하게 치라고 조언을 해주셨는데 그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도 경기 후 중계사 플래시 인터뷰를 통해 “타격코치가 자신 있는 스윙을 하라고 주문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4홈런이 모두 한화 상대로 나온 것도 흥미롭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특정 팀을 상대로 좋은 기록을 보이곤 하는데, 이것을 무시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김재환(사진)이 연이틀 놀라운 장타력을 과시하며 부진을 거듭하는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를 위협할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두산 타선 유일한 고민, '에반스 부진' 지우다

김재환의 맹활약은 김태형 감독의 복잡한 생각을 한결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13승 4패 1무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지만 나름의 고민거리는 있다. 바로 새 외국인 타자 에반스의 부진이다.

에반스는 타율 0.163(61타수 10안타)를 기록 중이다. 팀 타율이 0.296인 두산 주전 타자 중 유일한 1할대 타자다. 김 감독은 22일 한화전을 앞두고 “에반스의 타순 조정을 생각하고 있다. 오재일이 4번 타자를 칠 수 있어 타순을 조금 밑으로 내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에반스에게 굳건한 믿음을 보였지만 부진이 계속되자 타순을 바꾸기로 한 것. 이런 고민이 지속될 때쯤 김재환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김재환은 에반스와 마찬가지로 1루 수비를 소화할 수 있다. 더구나 지금까지 보여준 장타력은 에반스를 월등히 넘어선다. 표본이 적긴 하지만 리그 전체로 따져도 최고의 홈런 생산력이다. 게다가 김재환은 4개의 홈런 중 2개를 에반스의 대타로 나서 터뜨렸다.

지난 12일 한화전에서 김재영을 상대로 터뜨린 홈런이 그랬고 전날 1사 만루에서 터뜨린 쐐기 그랜드슬램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전날 홈런은 4-1로 앞선 승부처에서 4번 타자를 내리고 김재환을 기용한 것이어서 김 감독이 에반스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태형 감독은 플래시 인터뷰에서 “기본적인 장타력이 있는 선수이고 캠프 때 많은 준비를 했다”고 김재환의 가능성을 인정했다.

김재환도 “감독님이 평소에 ‘잘한다, 잘한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는데 그런 점이 자신감을 갖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감독은 선수에게 깊은 신뢰를 보이고 선수는 확실한 결과로 보답하고 있는 것.

부족한 수비력은 경쟁의 걸림돌이다. 김재환은 이를 잘 알고 있었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늘 경쟁을 해왔기 때문에 스스로 위축되기보다는 내가 가진 것을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매 경기에 나서려 한다”며 “프로 입단 때부터 수비로 칭찬을 받은 적은 없었기 때문에 계속 경기에 나서고 훈련을 하면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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