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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이번에도 일본 제친다" 아시안게임 선수단 'D-30' 금빛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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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이번에도 일본 제친다" 아시안게임 선수단 'D-30' 금빛 결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8.21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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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단 D-30 미디어 데이 행사…1998년 방콕 대회 이후 5회 연속 종합 2위 출사표

[태릉=스포츠Q 글 이세영∙사진 최대성 기자] 12년만에 안방에서 치러지는 아시안게임의 목표는 역시 일본을 제치고 5회 연속 종합 2위를 달성하는 것이다.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대회 개막 30일을 앞두고 출사표를 던졌다.

대표 선수단은 20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D-30 미디어데이 행사를 통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에서 선전을 다짐하며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36개 종목에 선수 831명, 임원 237명 등 모두 1068명의 선수단을 내보낸다. 이날 미디어데이 행사에는 촌내에서 훈련하고 있는 양궁과 수영 등 20개 종목 22명과 지도자 20명 등 모두 42명이 참석했다.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등 체육회 임원들도 함께 자리에 참석했다.

목표는 역시 2위다. 현실적으로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이 된 중국을 이길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일본과 종합 2위 경쟁이 불가피하다. 한국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종합 2위에 오른 뒤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 다시 3위로 내려앉았다가 1998년 방콕 대회부터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4회 연속 종합 2위를 달성했다. 439개의 금메달 가운데 90개 이상을 획득해 일본을 제치고 2위 수성을 하겠다는 각오다.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은 미디어데이 행사에 앞서 "한국은 그동안 각종 국제 대회에서 세계 정상급 경기력을 펼치며 스포츠 강국으로 군림해왔다. 이번 아시안게임 목표 순위는 1998년 방콕 대회부터 이어온 5회 연속 종합 2위"라며 "특히 이번 대회는 국내에서 열리는 만큼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 생각한다.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 선수단의 성공적인 훈련과 건승을 기원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박순호 한국 선수단장은 "우수한 기량을 가진 선수단이 있기에 대회가 기다려지고 마음도 매우 든든하다"며 "연일 이어진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지도자와 선수들은 혼연일체가 되어 매일같이 훈련했다. 선수단장으로서 선수단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박 단장은 또 "인천 아시안게임에 북한이 참석하는 것만으로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북한 선수단과 단장, 응원단이 오는 것에 대비해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 인천 아시안게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선수 및 지도자들이 이번 대회에서 선전을 다짐했다.

◆ 베테랑의 여유 "철저하게 준비, 성적으로 보여주겠다"

이번 대회에서 메달 획득이 유력한 선수들은 저마다 결연한 각오를 전하며 필승을 다짐했다. 체조의 양학선(22∙한국체대), 펜싱의 남현희(33·성남시청), 레슬링의 김현우(26∙경남대) 등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이미 메달을 획득한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비교적 여유로웠다.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리스트인 '도마의 신' 양학선은 "도마 뿐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도 시상대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신기술 양학선2의 성공률은 50% 이하다. 체력이 조금 떨어져 있어서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몸 상태만 좋아진다면 그 기술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땄던 '주부 검객' 남현희도 "최근 대회에서 펜싱이 많은 메달을 따고 있어서 이번 대회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며 "아시안게임 네 번째 출전이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금메달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또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현우도 "그 어느 때보다 선수들이 준비를 많이 했다. 성적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우생순 신드롬’을 일으켰던 임영철 여자 핸드볼 감독은 “금메달을 따는 ‘우생순 신화’를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영화 명량∙우생순처럼 인천서 신화 창조할 것"

지도자들의 재치 넘치는 출사표도 눈길을 끌었다. 이원희 여자 유도대표팀 코치는 "원래 최민호 코치가 이 자리에 오기로 돼 있었는데 사정이 생겨 대신 참석했다"며 "너무 떨려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아시안게임에서 리커브와 컴파운드 동시 제패를 노리는 장영술 양궁대표팀 감독은 "영화 '명량'에서 활 쏘는 모습이 멋있게 나오더라"며 "실제 경기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우생순'이라고 하면 역시 핸드볼이다. 임영철 여자핸드볼 대표팀 감독도 영화 '우생순'을 언급했다. 임 감독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처음으로 맡는데 설레고 긴장된다"며 "영화에서는 금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금메달을 따는 '우생순 신화'를 쓰겠다"고 다짐했다.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종목의 선수들과 지도자들도 입을 열었다. 강호석 스쿼시 대표팀 코치는 "가슴 속에 '명량'의 회오리가 친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금메달 같은 큰 꿈은 아니지만 작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서 국민의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우슈 강영식은 "개인적으로 아시안게임 첫 출전이라 설렌다. 하루하루 흘린 땀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영준 육상 세단뛰기 감독은 "4년 전 광저우 대회 때 남녀 동반으로 우승했는데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 육상에서 많은 메달을 따야 한국의 종합순위도 올라가지 않겠느냐"며 선전을 다짐했다.

▲ 한국 역도의 간판 사재혁이 부상을 딛고 77kg급에서 85kg급으로 한 체급 올려 이번 아시안게임에 나선다.

◆ '오뚝이 역사' 사재혁 "명예회복 위해 다시 바벨 잡았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역도 선수들이 담금질하고 있는 훈련장. 대표팀 선수들의 힘찬 기합소리에 취재진들도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이 쏠린 선수는 사재혁(29∙제주도청)이었다. 사재혁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2연패를 노렸다.

하지만 그에게 런던 올림픽은 불운이었다. 경기 도중 팔꿈치가 꺾이는 부상을 당했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이후 부상 때문에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쉰 뒤 다시 일어섰던 사재혁은 런던 올림픽에서도 큰 부상을 당하며 큰 실망에 빠졌다. 역도를 그만둘까 생각도 했다.

그러나 그는 역시 '오뚝이 역사'였다. 사재혁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개인적으로 누리고 싶은 것이 있다. 실추된 한국 역도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77kg급에서 85kg급으로 체급을 올렸다. 그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됐다. 사재혁은 "체급을 올린 뒤 국내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이제는 세계인들에게 내가 돌아왔음을 알리고 싶다"며 "체급 올린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체급을 올리지 않았으면 현실에 안주하며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아직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없는데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덧붙였다.

▲ 아시안게임 2연패 도전을 선언한 이대훈이 금빛 발차기로 런던 올림픽에서 아쉬움을 털겠다고 다짐했다.

◆ 체급을 낮췄다가 다시 올린 이대훈, 아시안게임 2연패 도전

태권도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하는 장소로 이동했다. 훈련장에는 한국 태권도의 '에이스' 이대훈(22·용인대)이 있었다.

이대훈은 고교생 신분이던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63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지난 2010년 국가대표 선수 선발 최종대회에서 대학, 실업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대훈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시작으로 남자 태권도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58kg급으로 체급을 낮춰 출전했던 런던 올림픽에서 스페인의 호엘 곤잘레스 보니야(23)에게 8-17로 완패, 은메달에 그쳤다. 은메달도 훌륭한 성적이지만 우리나라 국기인 태권도에서 은메달은 실패를 의미한다.

이대훈은 다시 원래 체급으로 돌아왔다. 이대훈은 "아시안게임이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태권도 선수들이 많은 준비를 했다"며 "한국이 목표한 메달에 도달할 수 있도록 태권도가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지루하지 않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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