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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1%싸움' 수목극 시청률 초박빙 대결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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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1%싸움' 수목극 시청률 초박빙 대결의 이유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8.21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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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우리나라 수목드라마 역사상 최고라고 할 만큼 지상파 3사의 초박빙 시청률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드라마는 모두 1% 내외의 시청률 차이를 보이며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상태다.

21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일 방송된 지상파 3사 수목드라마 시청률은 각각 KBS 2TV '조선 총잡이' 11.1%,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 10.6%, SBS '괜찮아 사랑이야' 9.7%를 기록했다.

▲ '괜찮아 사랑이야'가 복수극이냐 로맨틱 코미디물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 [사진=SBS 제공]

1위부터 3위까지의 시청률 차이가 1.4% 차이에 불과한 초박빙의 시청률 경쟁이다. 우리나라 수목드라마 역사상 이런 초방빅 시청률 경쟁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말 그대로 치열한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굳이 예전 사례를 찾을 것도 없이 최근까지도 지상파 3사 수목드라마는 독보적인 1위 드라마 밑에 꼴찌 자리를 다투는 두 개의 드라마가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펼치는 형국이 이어져 왔다. 한 예로 시청률 30%를 돌파했던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2013. 6.5~8.1)를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다.

초박빙 시청률 경쟁 다 이유가 있다

이런 치열한 시청률 경쟁은 다 이유가 있다. 현재 방송되는 지상파 3사 드라마들 모두 절대적인 인기와 재미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우선 장르와 포지션의 문제다. 방송 중인 지상파 3사의 드라마 장르를 살펴보면 퓨전 사극인 '조선 총잡이'(이하 '조총')와 로맨틱 코미디물인 '운명처럼 널 사랑해'(이하 '운널사'), '괜찮아 사랑이야'(이하 '괜사')가 포진돼 있다. 식상함이 유발될 수 있는 포지셔닝이다.

'조총'의 경우 올해만 해도 각 방송사에서 3편 이상의 퓨전사극이 쏟아져 나온 상태에서 열풍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은 힘든 이야기였다. 식상해진 장르에도 불구하고 현재 박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다.

▲ '조선 총잡이'는 이준기의 원맨쇼나 다름없는 퓨전사극이다. 이준기를 위한 이준기를 위해서 만들어진 드라마다. [사진=스포츠Q DB]

'괜사'와 '운널사'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각기 다른 부분적 요소들은 존재하지만 두 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물이라는 장르로 같은 시간대 정면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소모전 양상이다. 대결구도 자체가 좀처럼 높은 시청률을 이끌어 낼 수 없는 조합이다.

3편의 드라마들이 서서히 드러내고 있는 내용상 허점도 문제다. 시청률 1위인 '조총'은 이준기의 복수극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시간 끌기 아니냐는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다. 초반 화려했던 액션과 역사적 사실은 자취를 감췄고 극 중 이준기 자신 만의 끝나지 않는 복수 이야기가 드라마 전체를 감싸고 있다. 시청자들은 서서히 이탈 중이다.

2위 '운널사'는 '그럭저럭'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말 그대로 식상한 로맨틱 코미디물의 전형을 밟고 있다. 까칠한 재벌 남과 가난한 일반 여성의 '신데렐라' 스토리 답습은 시청자들을 몰입시키기에 부족한 내용이다. 내용이 이런데 자연히 시청률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오히려 시청률 하락을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다.

꼴찌인 '괜사'는 방송 초반 조인성 공효진이라는 톱스타 조합 위에 로맨틱 코미디지만 의학적인 요소를 가미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회가 거듭될수록 '복잡하다'는 한계점을 노출하고 있다. 사실 많은 시청자는 톱배우 조인성과 공효진의 알콩달콩한 애정 신을 더 많이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는 조인성의 정신병과 끔찍한 과거 집안사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느라 이도 저도 아닌 구성이 돼가고 있다.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에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높은 시청률이 나올 리 만무하다.

▲ 전형적인 로코물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후반부는 어떨까. 현재 '운널사'는 로코물의 전형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MBC '운널사' 방송 캡처]

박빙의 경쟁은 끝날까

이처럼 내용 면이나 포지셔닝 면이나 어느 한 쪽이 독주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드라마를 지속적으로 봐 주고 있는 고정 시청자들의 힘이 아니라면 세 드라마 모두 지금의 시청률조차도 장담키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구도는 깨질 수 있을까?

쉽지는 않겠지만 향후 전개 여부에 따라서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 세 드라마 모두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내용이 흘러가고 있다. 결말을 향해 달려가야 하기 때문에 극의 긴장감이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해피 엔딩'이든 '새드 엔딩'이든 비장의 카드를 꺼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뻔한 구성과 식상함을 탈피하는 드라마에 시청자들의 선택이 쏠릴 확률이 높다. 이렇게 되면 자연히 승패가 갈릴 것이다.

결국 어느 쪽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카드를 보여주느냐가 가장 큰 열쇠가 될 것이다.  반대로 구태의연한 전개를 반복하는 드라마는 패자의 굴레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드라마 관련 소속사 관계자는 "이번 수목드라마 시청률 전쟁은 모두 각각의 드라마들이 가지고 있는 한계점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며 "결국 마지막에 먼저 이런 단점을 고치고 치고 나가는 드라마가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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