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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피리부는 사나이'의 '피리남' 유준상이 해준 뼈아픈 충고, "피해자들에게는 돌아갈 일상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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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피리부는 사나이'의 '피리남' 유준상이 해준 뼈아픈 충고, "피해자들에게는 돌아갈 일상조차 없다"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04.26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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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2년 전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 사회에서 '4월'은 마냥 따스한 봄날만은 아니게 됐다. 그러나 우리의 대다수는 아픔을 잊고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간다. 그러는 동안 희생자들은 우리 기억에서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25일 오후 11시 방송된 캐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극본 류용재·연출 김홍선)에서는 그런 대중의 망각을 '피리남' 윤희상(유준상 분)이 섬뜩하게 비판했다.

이날 방송에서 유준상은 '피리남'으로서 마지막 작전을 감행했다. 바로 비행기를 하이재킹(불법적 납치) 해 대중들의 투표 결과에 따라 특정 지역에 추락시키려는 계획이다.

▲ '피리남' 윤희상(유준상 분)은 자신의 정체를 밝힌 후 대중의 선택에 따라 납치한 비행기의 추락장소를 결정한다는 마지막 계획을 감행했다. [사진 = tvN 월화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 방송화면 캡처]

무고한 시민들을 다치게 할 거냐는 주성찬(신하균 분)과 여명하(조윤희 분)의 항의에 유준상은 "그들은 결코 무고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대중들은 진실에 귀를 닫고 타인의 아픔에 귀기울이지 않은 이 사회의 방관자였고 그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었다.

유준상은 "결국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희생되지 않으면 사회의 부조리에는 관심 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준상은 비행기 테러를 통해 약자에게 향하는 폭력에 무관심한 사회에 경각심을 일으키고자 했다.

'피리부는 사나이'에서 그동안 유준상이 일으켰던 사건들은 계속해서 희생당하던 약자들이 결국 폭력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였다. 유준상은 약자들의 폭력을 유도하면서 해당 사건이 언론과 대중의 무관심으로 잊혀지지 않게끔 만들어 왔다.

유준상은 "진실에 무관심한 대중들 때문에 언제나 피해자들의 진실규명 요청은 묻혀 버리고 만다. 오히려 일상으로 돌아가자면서 피해자들에게 손가락질 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더는 돌아갈 일상조차 없다"며 대중들의 망각이 피해자들에게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를 상기시켰다.

▲ '피리부는 사나이'에서는 비행기 하이재킹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 모두를 불안감에 빠뜨렸다. [사진 = tvN 월화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 방송화면 캡처]

'피리부는 사나이'에서 '피리남' 유준상의 말은 단순히 드라마 내부 사회의 문제점 만을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유준상은 드라마를 통해 우리 사회가 약자들에게 얼마나 잔인하게 대했는지를 낱낱이 고발한다. 특히 '피해자들에게는 돌아갈 일상이 없다'라는 말은 세월호 참사의 유가족들과 그들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피리남' 유준상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진실을 보지 않으려는 대중에 대한 적개심을 계속해서 보여왔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준상은 비행기의 행선지를 인터넷 투표로 정하게 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였다. 유준상이 투표 결과로 비행기의 추락장소를 정하는 것은 그에게 아직 대중과 사회에 대한 일말의 희망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유준상은 비행기를 다시 돌리라는 신하균의 말에 "이미 내 손을 떠났다"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앞으로 벌어질 사고를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자신의 결정이 아닌 대중들의 결정에 따라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결국 무고한 사람들을 지키는 방법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약자들에 대한 폭력을 묵인하지 않는 것이다.

'피리부는 사나이'에서 비행기가 추락하기까지 앞으로 약 5분여의 시간이 남았다. 과연 드라마 내의 대중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선택을 할 것인가 아니면 여전히 냉정하고 무관심한 반응을 보일 것인가.

유준상이 말한 것처럼 사회에 의해 외면당하고 핍박당한 약자들은 더는 돌아갈 일상조차 없다. 그들에게 일상을 다시 되찾아 줄 수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공감이다. 추락하는 비행기를 우리가 멈출 수 있을까? '피리부는 사나이' 속 '피리남'의 행보보다 드라마 속 대중들의 선택이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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