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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50회특집]① 네이버 '뮤지션리그', 인디신 발전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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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50회특집]① 네이버 '뮤지션리그', 인디신 발전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6.04.26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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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야심 차게 기획 중인 '인디레이블 탐방'이 50회를 맞이해 특집 편을 준비했다. 총 3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특집 편 1부는 국내 인디 뮤지션들의 '산소호흡기' 같은 역할을 하는 네이버 뮤직-뮤지션리그다.

[스포츠Q(큐) 글 박영웅 · 사진 최대성 기자] 현재 국내 인디신에서 활약하는 뮤지션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홍보창구는 네이버가 운영 중인 뮤지션리그다.

마땅히 자신들을 홍보할 기회조차 없는 인디뮤지션들의 현실 속에서 네이버 뮤지션리그는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존재다.

그렇다면 네이버는 이런 플랫폼을 왜 만들었으며 어떻게 기획하고 운영 중일까. 인디레이블탐방은 이런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네이버 뮤직 이현기 매니저를 만나 뮤지션리그에 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네이버 뮤직 이현기 매니저

◆ 뮤지션들 스스로! 혁신적 플랫폼 뮤지션리그

지난 2014년 7월 문을 연 뮤지션리그는 현재 3000개가 넘는 팀(싱어송라이터, 밴드, 아이돌 등)들이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 전용 음악 플랫폼이다. 쉽게 말하면 뮤지션들의 개인홈페이지 같은 개념으로 이곳에는 뮤지션의 앨범, 관련 동영상, 사진부터 매거진, 정보, 뮤지션의 개인 멘트를 담을 수 있는 공간이 구축돼 있다.

이곳에서 뮤지션들은 직접 자신을 대중들에게 홍보하고 음원 수익까지 올리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고 있다. 2년도 안 되는 시간동안 뮤지션리그는 대한민국에서 음악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홍보 수단이자 새로운 수익창구가 된 것이다.

"뮤지션리그는 2014년 7월 31일 오픈 했어요. 약 3개월 만에 만든 기획이었죠. 처음 시작 당시 50팀으로 출발을 했고 현재 3300개 팀이 활동 중입니다. 이렇게 빨리 커질 줄은 저희도 몰랐습니다."

"사실 뮤지션리그는 고민이 많았던 기획입니다. 앞서 네이버뮤직-이주의 발견이라는 콘텐츠가 있었어요. 인디음악에 열려 있던 프로그램이었죠. 하지만 여러 부분에서 한계를 느꼈죠. 결국 뮤지션들이 편하게 쓸 수 있는 기능을 네이버 뮤직 안에서 구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것이 뮤지션리그의 시작이었어요."

이현기 매니저는 고민 끝에 뮤지션들이 네이버 뮤직에서 자유롭게 홍보할 수 있고 음악까지 팔 수 있는 플랫폼을 열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단순 콘텐츠나 프로그램이 아닌 뮤지션들을 위한 '열린 플랫폼'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들이 홍보하려는 것을 가장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것이 핵심 기획이었죠. 그래서 무척 사용하기 쉽게 플랫폼을 구축했어요. 대중들은 그냥 뮤지션리그가 뮤지션들의 개인 홈페이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뮤지션리그와 인디밴드가 밀착한 이유 '참여 기준과 콘텐츠'

뮤지션리그에서 활동 중인 뮤지션 분포를 보면 인디밴드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뮤지션리그가 가지고 있는 까다롭지 않은 참여 기준과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자체 시스템이 있다.

일단 뮤지션리그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뮤지션의 자작곡의 유무'라는 간단한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이런 기준은 자작곡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인디밴드들에게는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또한,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인디밴드들에게 뮤지션리그는 소액으로 자신들의 영상이나 사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올릴 기회를 제공해 준다. 인디밴드들에게는 여간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뮤지션리그는 어떤 뮤지션이 와도 상관없는 곳입니다. 다만 간단한 기준은 존재합니다. 뮤지션의 자작곡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입니다. 싱어송라이터가 기준이죠. 그래서인지 인디밴드들이 많이 들어온 것 같아요. 반대로 보컬리스트 비중은 적습니다. 자작곡들이 없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죠."

"인디밴드들이 많은 또 하나의 이유는 영상이나 사진 등 여러 콘텐츠를 자체적으로도 간단하게 올릴 수 있다는 부분인 것 같아요. 많은 돈을 들인 콘텐츠 뿐만 아니라 소액으로 만들어낸 자체 콘텐츠를 올릴 수 있다는 부분이 인디밴드들에는 매력일 겁니다."

 

◆ 뮤지션 리그가 만들어낸 성과 '칭찬받을 만한 네이버 뮤직'

이처럼 뮤지션리그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힘없는 뮤지션들을 많은 대중에게 알리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이름을 알리기 어려운 뮤지션들에게 소속사를 만날 기회를 준다거나, 무대에 설 기회를 주는 부분은 주목할 만한 성공 사례다.

이는 네이버가 '국내 1위 포털로서 많은 대중에게 다양하고 좋은 음악 콘텐츠를 소개하고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박수 받을 만한 모습이다.

"시작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뮤지션들이 뮤지션리그를 통해 조명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는 성과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어요. 오픈 당시 섭외된 일렉트로닉 뮤지션의 영상이 대중들의 큰 호응을 얻었죠. 사실 네임 밸류가 떨어져 최신앨범에 걸리지 않는 뮤지션이었지만 뮤지션리그를 통해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한 것이죠."

"또한, 어쿠스틱 혼성 2인조 밴드 하나는 매직스트로베리와 계약을 했고 어떤 밴드는 큰 방송사의 세션으로 뽑히기도 했죠. 이런 현상들이 뮤지션리그에서 꽤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뮤지션리그가 좋은 뮤지션을 발굴하고 이것을 대중들에게 소개하면서 만들어가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뮤지션리그가 이런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업계 분들의 조언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기획단계에서 이쪽 업계의 관계자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이것을 뮤지션리그에 반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런 좋은 예가 레이블 대표분들이 뮤지션들에게 들려주는 강연 같은 것이 있어요. 이런 자리를 통해 인디 뮤지션들에게 많은 정보와 생존법 등을 전달해 주고 레이블 쪽에는 이들을 자연스럽게 소개해 주는 것이죠,"

▲ 네이버 사옥

◆ 뮤지션리그 아직 숙제는 남아 있다

탄생한 지 2년여밖에 안된 뮤지션리그가 만들고 있는 성과는 대단하다. 하지만 뮤지션리그가 더욱 오랜 시간 자리 잡고 한층 더 큰 영향력을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존재한다.

참여 뮤지션의 다양성 문제다. 뮤지션리그 안에서 인디밴드가 다수를 차지하면서 대중가수들과 타 장르의 뮤지션들이 뮤지션리그를 피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인디 뮤지션들에게도 그리 좋은 현상은 아니다. 한쪽으로 치우칠 경우 그들만의 리그처럼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뮤지션리그가 대한민국 대표 음악 플랫폼이 되는데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플랫폼의 지속 여부와도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과제다. 이 매니저도 이 부분에 대해 공감했다.

"저도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뮤지션리그는 현재 인디밴드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대중가수들은 '저곳은 인디밴드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며 기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것은 콘텐츠 밸런스의 문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인 것 같아요."

"하지만 자작곡이 안되는 아이돌을 마구 받아들일 수는 없는 일이죠. 우리가 더욱 기획을 발전시켜야 하는 부분입니다."

"다만 뮤직스페셜에서는 아이돌도 많이 다루고는 있습니다. 이것은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에 제공될 정보의 밸런스를 맞추자는 우리의 노력이라고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 뮤지션리그 비전 그리고 목표

이현기 매니저는 뮤지션리그가 나가야 할 방향성과 목표 등을 확실히 가지고 있었다. 그는 뮤지션리그가 네이버라는 메이저 포털에서 계속 유지될 수 있게끔 더 큰 책임감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뮤지션리그가 확장되고 나름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부분은 좋은 밴드들이 많이 들어와서 활동해 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인디밴드들의 음악이 메이저 콘텐츠는 아니므로 이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뮤지션리그가 네이버 안에서 계속해서 유지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현재 카카오와 다음이 합쳐지면서 뮤지션리그 형식의 음악 플랫폼은 우리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책임감이 더욱 커진 느낌이에요."

"확실한 것은 우리도 음원서비스를 하는 기업이다 보니 장기적으로 뮤지션들이 음악을 잘 만들면 대중들은 이를 구매해서 만족감을 느끼고 서로가 이익과 만족감을 얻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것이 뮤지션리그의 최종 목표가 아닐까 합니다." 
 
◆ 뮤지션리그 꼭 알고 넘어가야 할 부분들

* 뮤지션리그와 온스테이지는 무슨 관계일까?

뮤지션리그와 온스테이지는 네이버 뮤직이 관리하는 하나의 플랫폼이 아니다. 네이버 뮤직의 뮤지션리그는 음원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뮤지션들의 홍보창구 역할을 하는 플렛폼이라면, 온스테이지는 네이버 문화 재단에서 기획하는 문화콘텐츠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관리하는 영역 자체가 다르다. 네이버 뮤직은 온스테이지에 영향력이 없다.

다만 온스테이지는 한 달에 한번 매월 3팀이 온스테이지 공연을 하는데 뮤지션리그에서 협업을 통해 한 팀을 뽑는다. 나머지 두 팀은 온스테이지 선정위원들이 뮤지션을 선정하게 된다. 현재 온스테이지는 '뮤직 V앱'으로 중계를 하고 있다.

* 뮤지션리그는 경쟁의 장?

뮤지션리그는 처음 기획 당시 연간 단위로 우승자를 뽑는 형식을 취하려 했지만 이런 계획을 접었다. 현재는 그들만의 독자적인 형태의 리그다. 경쟁하거나 우승자를 뽑거나 하는 방식은 없다. 다만 축구리그에서 가지고 있는 컵대회 같은 느낌의 대회들은 존재한다.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그린플러그드, K루키즈, 유재하 경연대회 등이 네이버와 협업하는 대회들이다. 뮤지션리그는 이들 주최 측에 밴드들의 정보를 제공한다.

* 베스트리그는 누가 들어가는 것인가?

현재 뮤지션리그에는 3300팀이 활동 중이다. 이용자가 많다 보니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팀, 좋은 콘텐츠가 많은 팀을 베스트리그로 올리고 있다. 다만 이달의 신인은 추천 개념으로 뽑고 있다.

* 뮤지션리그의 매거진은 어떻게 올리는 것인지?

메거진은 뮤지션리그의 기능이 아니다. 뮤지션리그에 매거진 관련 콘텐츠를 달아 달라고 하면 네이버 뮤직에 담긴 것을 달아주는 방식이다.

* 뮤지션리그는 컴퓨터 안에만 있다?

뮤지션리그는 현재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매월 화보촬영 인터뷰, 라이브 클럽데이 이벤트, 라이브클럽데이 오픈 쇼케이스 등을 열고 있다. 이 모든 행사는 모두 뮤지션리그 안에서 신청을 받는다. 뮤지션이 원하면 이곳에서 나온 콘텐츠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도 있다.
 
■ 이현기 매니저 소개

 

지난 2006년 서울 음반에 입사한 후 2007년 네이버로 이직했다. 네이버 뮤직에서 9년째 근무 중이다. MP3 다운로드, 플레이어 개편서비스, 뮤지션리그 기획 및 화면설계, 뮤직 기획제휴 담당 등을 수행했으며, 특히 2012~2013년에는 네이버 뮤직 생중계 시스템을 기획. 현재는 네이버 뮤직의 콘텐츠 제휴 업무를 맡고 있다.

* 인디신에 대한 이현기 매니저의 한마디

이현기 매니저는 록음악의 골수 팬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에게 인디신의 발전 방향에 대한 간단한 질문을 던졌다.

"힙합이 먹히는 이유는 스웨그가 있기 때문이죠. 밴드는 음악만 잘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멋있어야 해요. 스스로 메이킹해야 합니다. 그러면 대중들도 밴드에 대한 인식이 바뀔 것이고 이전보다 더 발전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인디신의 더 많은 소식은 박영웅 기자의 인디레이블 탐방과 박영웅의 밴드포커스를 통해 확인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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