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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어머니 교육법에 탄력받은 '최강펜서' 구본길, 올림픽 첫 개인 금메달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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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어머니 교육법에 탄력받은 '최강펜서' 구본길, 올림픽 첫 개인 금메달 꿈꾼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5.03 2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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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나가는 올림픽, 부담 더 크게 느껴진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한국 국가대표팀이 세운 ‘금메달 10개 이상, 톱 10 진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효자종목으로 떠오른 펜싱의 선전이 필수적이다.

이 가운데서도 '본투킬' 구본길(27·국민체육진흥공단)이 가장 주목 받고 있다. 4년 전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구본길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리우 올림픽에서는 개인전에만 집중하고 있다. 종목 순환 원칙에 따라 이번 올림픽에선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는다.

구본길은 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위키드룸에서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생활용품 기업 한국P&G가 주최한 2016 리우 하계 올림픽 땡큐맘 캠페인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리우에서는 최선을 다해 최고의 기량으로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싶다”고 밝혔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구본길(오른쪽)이 3일 2016 리우 올림픽 땡큐맘 캠페인 출범식에서 어머니 선태복 씨와 포옹을 하고 있다.

◆ 런던에서는 단체전 금메달, 이제는 '개인 금빛 찌르기'

구본길은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펜싱 사상 처음으로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메달 제한 규정 때문에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는다. 때문에 구본길은 리우에서 개인전에만 집중한다.

세계랭킹 2위인 그의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겠지만 한껏 몸을 낮췄다. 구본길은 “이번에는 단체전이 열리지 않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 하지만 꼭 금메달이 아니더라도 아시아 사브르에서 금은동을 모두 차지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겸손한 발언으로 들릴 수 있지만 한 번의 승부로 치러지는 펜싱에서는 랭킹이 높다고 해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구본길은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2016 국제펜싱연맹(FIE) SK텔레콤 사브르 서울그랑프리 남자부 8강전에서 당시 세계 랭킹 13위 엘리 더시비츠(미국)에 졌다. 5-5로 균형을 맞췄지만 순식간에 점수차가 8-13까지 벌어졌고 결국 9-15로 패배,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만큼 이변이 속출하는 것이 펜싱이다. 반대로 여자 사브르의 서지연(23·안산시청)은 이 대회에서 당시 세계랭킹 2위 올가 카를란(우크라이나) 등을 꺾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홈에서 열린 대회였기에 부담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에서도 부담감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구본길은 “2번째 나가는 올림픽이다.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진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부분은 선수가 개인적으로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못 박았다.

▲ 구본길(왼쪽)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관왕과 2012 런던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리우 올림픽에서 개인전 금메달에 도전한다. [사진=스포츠Q DB]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인 사브르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구본길은 런던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2014 인천 아시엔게임에서는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2관왕을 달성했다.

하지만 올 시즌 개막 이후 출전한 4개 대회에서 모두 준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이에 절치부심한 구본길은 지난 2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2016 펜싱 사브르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올림픽 우승의 청신호를 밝혔다.

◆ '1주일만 더' 세계최강 구본길 만든 어머니의 교육법

이날 리우 올림픽 땡큐맘 캠페인 출범식에서는 자녀들을 국가대표로 길러낸 어머니들의 강인함에 대해 조명했다. 구본길이 세계적인 펜싱 스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어머니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펜싱을 시작한 것도, 펜싱 선수로서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어머니의 덕이었다.

구본길은 “어머니가 홍보대사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쁘고 감사한 동시에 펜싱을 시작한 이후의 모든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며 “내가 검을 든 이후로 나보다 더 고생한 분이 어머니다. 누나 3명과 나까지 4남매를 키우기 위해 고생하셨다. 그럼에도 큰 경기 때는 늘 경기장을 찾아 조용히 응원을 하고 가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어머니의 권유로 펜싱을 시작했다. '딱 1주일만 해보자'고 하시더라. 1주일을 하고 너무 힘들어서 그만 두려고 했는데 1주일만 더 해보자고 하셨다”며 “그 1주일이 모여 지금이 됐고 어머니의 그 한마디 한마디가 지금의 나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어린 아들이 쉽게 포기할 것을 염려한 어머니의 교육법이었다. 구본길의 어머니 선태복 씨는 “운동선수 아들을 기른다는 게 너무 힘들고 어려웠지만 잘 참고 견뎌줘서 고맙다”며 “무엇보다 선수를 위해서 가족과 친구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격려와 용기를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구본길(오른쪽)이 3일 리우 올림픽 땡큐맘 캠페인 출범식에서 어머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이에 선태복 씨가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이어 선 씨는 “(구)본길이가 선수생활을 하며 힘들어 할 때마다 엄마로서 더 강해져야겠다고 다짐했다. 나도 마음이 아팠지만 자신의 삶을 위해 버텨야 한다고 생각하고 내색하지 않았다. 그간의 노력과 땀이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에도 몸 건강히 돌아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선 씨는 아들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노력했지만 전폭적인 지지도 아끼지 않았다. 구본길은 “중학교 때 부유하지 않은 집안에서 4명의 자녀를 양육하느라 힘드셨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중에서도 운동선수라는 이유로, 아들이라는 이유로 나만 유독 챙겨주신 것 같다”며 “그때 그런 식으로라도 해소가 안됐으면 가출을 했을 수도 있다”고 웃으며 감사함을 전했다.

구본길은 이번 올림픽에서 개인전에만 ‘올인’한다. 4년 전 런던에서는 개인전 16강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실패를 딛고 일어난 구본길은 2013~2014, 2014~2015 시즌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구본길은 올림픽 이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휴가를 꿈꾼다. 그는 “올림픽이 끝나고 부모님과 여행을 하고 싶다. 일단 올림에서 최선을 다하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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