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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세이브 1위' 넥센 김세현, 미생에서 '완성형 클로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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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세이브 1위' 넥센 김세현, 미생에서 '완성형 클로저'로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5.24 2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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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전서 12세이브째 수확, "세이브 1위 올라 뿌듯하다"

[고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손승락(롯데)이 떠나고 특급불펜으로 활약했던 한현희와 조상우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넥센 불펜진에 대한 평가는 좋지 못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일찍이 김세현을 새 마무리로 낙점했지만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김세현은 2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서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팀의 2-1 승리를 지켰다.

마무리 경험이 일천한 김세현이 자신을 과소평가한 이들을 비웃듯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12번째 세이브를 챙기며 이현승(두산), 박희수(SK)를 제치고 이 부문 선두로 뛰어올랐다.

▲ [고척=스포츠Q 최대성 기자] 넥센 마무리 김세현이 24일 한화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9회말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위). 김세현(가운데)이 9회말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킨 후 동료들과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로저스 완벽투도 잊게한 '강심장 클로저'

이날은 한화 선발 에스밀 로저스의 호투가 돋보였다. 로저스는 7⅓이닝 동안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넥센 타선을 잠재웠다. 득점은 적었지만 상대 실책 등과 서건창의 적시타로 2-1로 앞선 채 9회초를 맞았다.

넥센 선발투수 로버트 코엘로(5이닝 1실점)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상수(2이닝), 이보근(1이닝)이 안타를 내주지 않고 깔끔히 김세현에게 바통을 넘겼다. 어깨가 무거워질 수 있는 상황.

선두타자 이종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김세현은 서건창의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냈고 폭투가 겹치며 2사 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대타 이성열을 2루 땅볼로 잡으며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김상수, 이보근, 김세현 등 불펜투수들의 활약을 칭찬해 주고 싶다”며 “1점차 승부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 결국은 집중력 싸움이다. 이렇게 집중력을 잘 유지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김세현도 “1점차라는 상황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덤덤하게 마운드에 올랐다. 대신 내가 막아야만 팀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했다”며 “이성열을 상대할 때 위기였지만 수비만 믿고 가운데에 던지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 [고척=스포츠Q 최대성 기자] 염경엽 넥센 감독(오른쪽 첫번째)이 24일 한화전 종료 후 김세현(가운데)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불안한 마무리? NO, '완성형 마무리'로 변신 중

2006년 당시 현대 소속으로 프로에 입문한 김세현은 올 시즌 전까지 24승 28패 평균자책점 5.24를 기록, 필승조보단 추격조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90⅓이닝을 소화하며 4승 5패 6홀드 평균자책점 4.38로 팀에 힘을 보탰지만 그에게 마무리를 맡긴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나타냈다.

김세현은 올 시즌 시범경기 마지막 2경기에서 2이닝 동안 3실점했고 롯데와 정규시즌 개막 시리즈 2경기에서 실점을 거듭하며 불안함을 노출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김)세현이는 완성형이 아닌 만들어져 가는 마무리이기 때문에 실점을 하더라도 믿고 가야한다”고 밝혔다.

핵심 불펜 3명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김세현이 스스로 위기를 경험하며 성장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염경엽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듯 김세현은 가파른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1승 12세이브 평균자책점 2.37. 리그 최강 마무리로 평가받는 이현승, 박희수(이상 11세이브) 등을 제치고 세이브 부문 단독 1위로 뛰어 올랐다.

경기 후 김세현은 “팀이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 개인적으로는 세이브 1위에 올라 더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세현은 지난해 9월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이후 약물치료를 통해 완치 판정을 받았고 지난해 말 김영민이라는 이름에서 개명했다. 이후 김세현은 몰라보게 달라진 투구를 펼치고 있다.

지난 18일 NC와 고척 홈경기에서 10세이브를 거둔 그는 “정말 행복한 날이다. 생각보다 빨리 거둔 10세이브라 얼떨떨하지만 영원히 잊지 못할 날이 될 것 같다”고 감격에 겨워했다. 마무리를 맡으며 환골탈태한 김세현에게 올 시즌 감격할 날이 자주 찾아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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