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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연패'의 늪에 빠진 '쿡가대표' 한국 셰프들? '걱정 말고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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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연패'의 늪에 빠진 '쿡가대표' 한국 셰프들? '걱정 말고 즐기세요'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6.05.26 0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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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최대한 즐기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태국 셰프들과의 대결을 앞둔 이연복 셰프의 각오였다. 이 말을 끝으로 ‘즐기는 자가 이긴다’는 말이 현실로 그려지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25일 오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셰프 원정대-쿡가대표’에서는 한국의 셰프들이 태국 5성급 호텔의 셰프들과 첫 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첫 번째 대결은 ‘아시아의 향신료를 이용한 요리’가 주제로 선정됐다. 이 주제는 태국 셰프들이 제시한 주제로 ‘향신료’라는 익숙한 재료를 선택한 센스가 돋보였다.

첫 대결에서 한국팀은 이연복 셰프와 오세득 셰프를 한 팀으로 구성했고, 태국팀은 아윳 셰프와 안찰리 셰프를 한 팀으로 구성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두 팀 모두 해산물을 주요 재료로 사용하는 요리를 선택하며 완성될 요리에 대한 궁금증을 더하기도 했다.

▲ 25일 방송된 JTBC '쿡가대표'는 진정으로 즐긴다는 게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사진= JTBC '쿡가대표' 방송 화면 캡처]

15분간의 짧은 대결이 시작되고 요리가 진행되며 한국과 태국의 셰프들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두 팀 모두 생각보다 약한 화력으로 인해 요리 과정에서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시선을 사로잡은 셰프는 태국 팀의 안찰리였다. 안찰리 셰프는 약한 화력으로 인해 관자 요리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아 보이자 곧바로 요리 방식 계획을 변경했다. 촉박한 상황에서도 이성적이고 빠른 판단력이 빛났던 순간이었다.

또한 안찰리 셰프는 냉정함을 잃지 않으며 요리를 함과 동시에 대결 자체를 즐기는 모습도 보여줬다. 안찰리 셰프는 요리를 거의 다 마무리해 가는 시점에서 “시간을 더 주세요~”라는 내용의 노래를 흥얼거려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반면 한국의 이연복 셰프는 촉박한 시간과 약한 화력으로 인해 조급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세득 셰프 역시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이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모든 대결이 끝난 뒤 안찰리 셰프는 “시간 안에 못 할까봐 노래를 불렀다”고 말하며 자신이 노래를 한 이유를 밝혔다. 안찰리 셰프의 말을 듣건 이연복 셰프는 “진짜 즐기는 사람은 저쪽에 있었구나”라고 말하며 눈길을 끌었다.

웃음으로 마무리된 장면이었지만 안찰리 셰프는 대결 내내 그 어떤 셰프들보다 여유로우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안찰리 셰프는 행동을 통해 ‘즐기는 사람은 이길 수 없다’는 명제를 증명했다.

이와 동시에 한국 셰프들에게는 아쉬움이 더해졌다. '연패'의 수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것이다. 그와 동시에 이연복 셰프와 오세득 셰프가 악조건 속에서도 처음 시작과 같이 '즐기는 대결', '즐기는 요리'를 선보였다면 더욱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송이 됐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쿡가대표'는 셰프들간의 자존심이 걸린 요리 대결 프로그램이기도 하지만 시청자들에게는 각국의 새로운 요리를 볼 수 있고, 셰프들의 솜씨를 구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연복 셰프를 비롯한 한국의 셰프들은 계속되는 연패에 부담감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셰프들'이라는 타이틀로 인해 더욱 부담감을 갖게 됐을 수 있다. 그러나 셰프들이 '승부'에 기준을 두기 보다 '좋은 요리'를 선보인다는 자체에 기준을 두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 유쾌한 방송을 만들 수 있을지 않을까? 다음 대결에서는 진정으로 '즐기는' 한국 셰프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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