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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간만의 진짜 '힐링' 홍진경의 힐링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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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간만의 진짜 '힐링' 홍진경의 힐링캠프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09.02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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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방송인 홍진경이 힐링캠프다운 힐링을 이끌어냈다.

1일 SBS ‘힐링캠프’ 홍진경 편이 지난주에 이어 방송됐다. 그녀는 모델로 데뷔해 시작한 연예계 활동과 김치 사업 CEO로의 변신 등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본래 ‘힐링캠프’는 유명인이 자신의 이야기를 해 나가며 스스로도 힐링받고 시청자들에게도 용기와 위로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최근엔 여느 토크쇼와 별반 다를 것 없는 모습을 보여줘 ‘힐링캠프’만의 색깔을 잃었다는 평을 받았다. 이날 방송은 홍진경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루며 프로그램 본연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

▲ 방송인 홍진경이 힐링캠프에 출연해 자신의 솔직한 인생 스토리를 털어놨다. [사진=SBS '힐링캠프' 방송캡처]

기회를 직접 만든 패기의 여고생 '도베르만'

이날 방송에서 홍진경의 별명은 '도베르만'이었다. 조금이라도 기회가 생기면 물고 놓지 않는 그의 태도에 MC들이 붙인 별명이었다. 그의 패기는 슈퍼모델로 데뷔한 후 방송을 시작하면서부터 빛났다.

슈퍼모델 대회에서 입상했지만 1,2등인 상위 수상자들에게만 기회가 갔을 뿐 홍진경에게 기회는 오지 않았다. 이때 그녀는 큰 결심을 했다. 새로운 수상자가 나와서 자신이 잊혀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자신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홍진경은 자신의 출연 프로그램이 아니었음에도 다른 수상자들의 스케줄에 따라갔다. 그녀는 “이 무대가 내게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란 느낌이 들어서 PD에게 오늘 꼭 올라가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그것이 '특종TV연예'였다.

그날은 그녀의 방송 인생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 다른 출연자들에게 가는 질문에 대신 대답을 하고 알고 있는 웃긴 얘기를 풀어놓는 등 재롱을 떨었다. 그때부터 그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을 하게 됐다.

무엇보다 ‘절박했기 때문에’ 낼 수 있었던 용기는 시청자들에게 큰 의미를 줬을 듯하다.

▲ [사진=SBS '힐링캠프' 방송캡처]

경험은 나의 힘, 버릴 경험은 없다

이날 방송에서 돋보였던 부분은 홍진경의 고생담이었다. 어린 나이에 방송을 시작해 방송이 없는 날엔 공원에 가서 실직자처럼 혼자 앉아 있는 고독도 느끼고 성인 출연자들 가운데서 낯선 환경에 힘든 일도 겪었다. 패기 하나로 시작한 미국 횡단길에선 고생만 했고 모델로 성공하기 위해 오른 파리 행도 별다른 성공 없이 돌아왔다.

하지만 이렇듯 누군가는 ‘쓸 데 없는 짓’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 있는 일들도 그녀는 소중하게 여겼다. 홍진경은 “버릴 경험은 없다”며 그때 외국에서 접한 새로운 문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지금 사업에 적용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당시엔 힘들고 어려웠더라도 어떻게든 소중한 경험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홈쇼핑으로 김치를 팔아보겠다는 제안을 거절당했지만 그녀는 홈쇼핑 회사에서 잡일 등 여러가지를 돕기 시작했다. 무모하고 쓸 데 없어보일 수 있는 행동이다. 그러나 관계자의 눈에 띄어 “왜 여기서 일하고 있느냐”란 질문을 받게 됐고 즉석에서 사업 관련 5분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그녀는 홈쇼핑 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다.

▲ [사진=SBS '힐링캠프' 방송캡처]

억지감동 대신 재미와 감동 오가...지루할 틈 없었던 힐링캠프

힐링캠프는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기본적으로 감동을 깔고 간다. 보통은 프로그램 초반에 가볍고 재밌는 얘기를 풀다가 후반에 이르러 갑작스럽게 ‘감동’ 코드로 끝난다. 시청자들은 때로는 그런 ‘억지 감동’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힐링캠프' 홍진경 편은 재미와 감동을 둘 다 잡은 방송이었다. 이날 방송은 웃음과 눈물 사이를 자주 오갔다. 故최진실의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쏟아내다가도 "진실 언니 사촌 오빠가 지금의 남편을 소개해줬다"며 "그런데 내가 그 오빠에게 여자를 소개해주지 않아서 미안하다"며 순식간에 녹화장을 웃게 만들기도 했다. ‘억지 감동’으로 끌어가지 않고도 재미와 감동 사이를 유연하게 오가며 시청자들을 유쾌하게 만들었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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