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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이승우 쐐기골, 한국 남자축구 처음으로 잉글랜드 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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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이승우 쐐기골, 한국 남자축구 처음으로 잉글랜드 꺾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6.03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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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백패스 실수로 김진야 행운의 선제골…이승우도 절묘한 패스로 PK 유도, 직접 득점 2-0승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이승우(FC 바르셀로나)를 위한 무대 같았다. 이승우가 90분 동안 그야말로 그라운드를 종횡무진했다. 물론 그라운드를 신나게 누빈 것은 이승우뿐이 아니었다. 18세 이하(U-18) 어린 선수들이 '즐거운 축구'를 하면서 잉글랜드는 그대로 허물어졌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8 축구대표팀은 3일 경기도 이천시 이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잉글랜드 U-18 대표팀과 친선 평가전에서 김진야(대건고)와 이승우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 남자축구는 공식경기에서 각 연령대 대표팀을 통틀어 처음으로 잉글랜드를 꺾는 기록을 남겼다. A매치와 20세 이하 경기에서는 1무, 올림픽 대표팀과 17세 이하(U-17) 경기에서는 2무로 모두 우열을 가리지 못하다가 처음으로 U-18 대표팀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전까지 남녀를 통틀어 잉글랜드를 이겨본 것은 2008년 11월 5일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월드컵 본선에서 3-0 승리가 유일하다.

잉글랜드의 원정으로 치러졌기 때문으로 승리를 평가절하할 수도 있겠지만 잉글랜드축구협회의 요청으로 벌어졌다. 그런만큼 잉글랜드도 지난해 FIFA U-17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을 데려와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자 했다. 루카스 음메차(맨체스터 시티), 앤서니 에반스(에버튼)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유스팀 유망주들이 대거 포함됐다.

하지만 신나게 '날아다닌' 쪽은 한국이었다. 조영욱(언남고)을 최전방에 배치하고 박상혁(매탄고), 김진야를 좌우 측면, 이승우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한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미드필드를 손쉽게 장악하며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어갔다. 전반에 골만 들어가지 않았을 뿐 분위기는 한국이었다.

일방적인 공격을 퍼붓고도 좀처럼 골이 나오지 않아 답답함을 느꼈을 때 잉글랜드의 어이없는 실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어떻게 보면 잉글랜드의 비신사적인 플레이가 화를 자초했고 한국으로서는 행운의 골을 넣었다. 잉글랜드 골문 앞에 한국 선수가 쓰러져있음에도 잉글랜드 선수들은 공을 걷어내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하프라인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잉글랜드 수비수가 골키퍼에게 백패스했다. 그러나 골키퍼가 헛발질을 하면서 공이 뒤로 흘렀고 기회를 놓치지 않은 김진야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15분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한국은 후반 18분 페널티킥까지 얻어냈다. 이는 이승우의 작품이었다. 이승우가 잉글랜드 수비 3명을 달고 다니며 드리블한 뒤 조영욱에게 정확한 패스를 전달했다. 다급해진 잉글랜드 수비수는 조영욱을 넘어뜨렸고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조영욱을 넘어뜨린 선수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까지 당했다.

이승우는 페널티킥을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한가운데로 찔러넣었다. 이승우는 골을 넣은 뒤 우스꽝스러운 걸음걸이로 세리머니를 펼치며 승리를 자축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이승우는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가 준비했던 것을 모두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다"며 '약속했던 해트트릭은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2-0으로 이겨서 기분이 좋다. 많은 팬들이 와서 재미있는 세리머니를 펼쳐보였다"고 싱긋 웃어보였다.

U-18 대표팀은 오는 5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한차례 더 잉글랜드와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는 비공개 연습경기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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