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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벌써 10년' 클래지콰이 '그들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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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벌써 10년' 클래지콰이 '그들은 살아 있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9.04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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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탄생한 지 벌써 10년. 전설의 그룹 클래지콰이가 3년 만에 '10주년 기념' 복귀 무대에 섰다.

지난 2004년 리더 클래지를 중심으로 '감미로운 보컬' 알렉스와 '열정의 화신' 호란이 뭉치며 탄생한 클래지콰이는 일렉트로니카를 가미한 세련된 가요를 기반으로 다양한 팬층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노력만큼 결과는 좋았다. 10년간 클래지콰이는 인디신 출신이라는 불리함에도 대중적 인기를 얻는 데 성공한 것이다.

▲ [사진=박영웅 기자 현장 휴대폰 촬영]

하지만 인기를 얻는다는 것이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니다. 그들은 너무 쉴 새 없이 달려왔다. 10년간 힘들고 고달팠던 시간, 행복했던 시간이 모두 정신없이 지나갔다. 이젠 돌이켜 봐야 하는 시간. 그래서 클래지콰이는 10주년 기념 파티를 개최했다. 그동안 그들이 쌓아올린 10년간의 음악적 업적을 모두 다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지난 29일 홍대의 한 클럽 주변은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모두 클래지콰이를 만나기 위해서 몰려든 관객들이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최소 5년에서 10년 동안 클래지콰이의 팬을 자처했던 사람들이었다.

설램이 역력했다. 무려 3년 만이다. 알렉스, 호란, 클래지가 다시 뭉쳐 새 앨범(9월 18일 발매)을 낸다는 것이 어쩌면 팬들에게는 10주년 기념행사라는 타이틀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이젠 마냥 기다리지 않아도 그들을 옆에서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사진=박영웅 기자 현장 휴대폰 촬영]

공연이 시작됐다. 블랙의 컬러로 의상을 맞춘 알렉스와 호란이 무대 전면에 등장했다. 이들은 대중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생에 한가운데'를 첫 곡으로 관객들 속에 파묻혔다. 열정의 화신 호란 특유의 목소리와 이전보다 한층 강해진 알렉스의 노래가 콘서트장을 강하게 울렸다. '클래지 타임'을 바라던 팬들은 열광했다. 두 번째 곡 'Next Love'가 연속으로 이어졌다. 강력한 비트에 초반부터 열기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뜨거워졌다.

노래가 끝나자 알렉스와 호란이 팬들을 향해 그토록 기다리던 멘트를 쏟아냈다.

"10년째 노래하는 우리입니다. 오랜만에 이렇게 타이트한 무대에서 우리도 음악을 즐기며 공연 중 입니다."(알렉스)

"머리를 뚫고 들어오는 스피커 느낌 좋습니다. 10년이 지나도 좋네요. 여러분의 땀 냄새에 환각증세가 일어나네요. 특히 지금 팬들 중에 예전 중학생이었던 분들도 계시는데 오랜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에요."(호란)

멘트는 짧고 간단했지만, 팬들의 마음을 울리기에는 충분했다. 이어진 빠르고 강력한 비트의 곡 '로미오와 줄리엣', '그녀는 위대해', 'love satellite'와 'lover boy', 특유의 일렉트로닉곡 'fill this night' 까지 히트곡과 신곡을 버무린 5곡이 나오는 동안 팬들은 감동의 홀릭에서 빠져나오질 못했다.

▲ [사진=박영웅 기자 현장 휴대폰 촬영]

공연은 중반부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1집 어쿠스틱 메들리를 시작으로 호란과 알렉스의 자유 토크가 중간중간 등장하면서 관객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알렉스는 "지금 여러분이 앞에 있네요. 살아있는 느낌이에요. 9월 18일 새 앨범이 나오니 더 오랜 시간 옆에 있을 겁니다"라며 새 앨범 홍보도 빼놓지 않았다.

호란과 알렉스의 솔로곡 무대 이후 공연은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나갔다. 호란은 이미 맨발 상태였고 알렉스의 얼굴은 땀으로 뒤덮였다. 클래지는 악기를 들고 무아지경의 표정으로 관객만 바라볼 뿐이었다.

그들만의 색깔을 담은 일렉트로니카 곡 'like a diamond'를 시작으로 'love mode', 'come to me', 'ping', 'love again' 등 무려 5곡을 연이어 들려줬다.

특히 'like a diamond'는 알렉스의 랩핑과 호란 특유의 가창력이 절정에 다다른 무대였다. 클래지콰이가 왜 인디신을 넘는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일렉트로니카 밴드인지를 증명하는 무대였다.

▲ 호란이 보여준 맨발 투혼.[사진=박영웅 기자 휴대폰 현장 촬영]

어느새 공연도 마무리를 지어야 할 시간이 왔다. 클래지콰이는 관객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들려줬다. 마지막은 역시 팬들에 대한 '사랑'이었다.

"팬들과 늙고 팬들과 함께하며 산 시간이 10년이에요. 어느 팬이 문구를 써왔더라고요. 아이 잘 크느냐고(웃음). 우린 여러분이 사랑해 주시기 때문에 있는 거예요. 사랑합니다."(호란)

"전 그동안 캐나다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하지만 여러분들이 보고 싶었어요. 오늘 와주셔서 아주 고맙고 여러분은 내가 본 관객 중 최고입니다. 사랑합니다."(알렉스)

▲ [사진=플럭서스 미디어 제공]

앙코르곡 요청이 쇄도했다. 호란이 발동을 걸었다. 열정적 연주에 열정적 춤을 추며 마지막까지 관객들의 열기를 식게 하지 않았다. 알렉스는 팬들이 준 응원 도구를 몸에 착용했다. 히트곡 'stepping out'과 'love recipe'를 연속으로 부르며 관객과 하나가 되는 무대를 만들었다. 그렇게 두 앙코르곡을 끝으로 클래지콰이는 3년 만의 복귀 식을 마무리했다.

이번 무대는 클래지콰이가 왜 뮤지션이고 얼마나 폭넓고 깊이 있는 팬층을 확보한 것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비록 10년이라는 세월과 함께 살이 찐 호란과 나이가 들어가는 알렉스와 클래지지만, 이들의 음악과 무대는 더욱 원숙해지고 완성돼 가는 느낌이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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