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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천상의 약속' 최고가 될 수 있던 문턱서 아쉬웠던 마지막 '준수한 막장드라마'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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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천상의 약속' 최고가 될 수 있던 문턱서 아쉬웠던 마지막 '준수한 막장드라마'로 남았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6.06.25 0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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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박영웅 기자] '천상의 약속'이 화해와 용서 그리고 징벌이라는 소재를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준수한 막장드라마'로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다만 극 막판 느닷없이 튀어나온 박하나의 기억상실증은 옥에 티였다.

24일 방송된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의 약속'(연출 전우성 · 극본 김연신 허인무) 마지막 회에서는 극의 주인공인 이나연(이유리 분)이 복수의 대상이었던 박유경(김혜리 분)과 장세진(박하나 분) 모녀를 징벌과 동시에 용서까지 하는 과정을 거치며 갈등관계를 정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유리는 자신과 함께 교통사고를 당했다가 신장파열로 죽음의 위기에 놓인 박하나에게 신장을 기증해 주는 결단을 내렸다. 비록 이 교통사고가 김혜리의 기획으로 벌어진 일이었지만 이유리는 강력한 '복수' 대신 '용서'를 선택했다.

▲ '천상의 약속'이 '복수' 대신 '용서'라는 '순한' 결말을 택했다. 하지만 그동안 이 드라마는 이유리, 김혜리, 박하나라는 강력한 캐릭터들을 앞세워 새로운 패턴의 막장드라마를 시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KBS 2TV '천상의 약속' 방송 캡처]

이유리의 선택에 김혜리도 자신이 저질렀던 죄를 모두 실토하고 스스로 감옥으로 들어갔다. 특히 김혜리는 이유리의 친모를 죽인 사실까지 밝히며 자신이 짊어져야 할 모든 죗값을 받게 됐다.

이처럼 극의 중심내용은 김혜리 모녀의 파멸과 이유리의 용서로 그리고 모든 캐릭터 간 화해로 일단락됐다. 권선징악의 내용만으로 극이 끝이 날 것이라는 시청자들의 예상과는 조금 다른 결말이었다.

'천상의 약속'이 막판 이유리의 '용서'를 집어넣은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극이 자칫 '단순 복수극'으로 끝이 날 수 있던 위험성이 이유리의 대승적인 용서로 인해 해소됐다.

다시 말하면 복수와 용서 그리고 화해라는 소재가 적절히 조합돼 극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앞서 방송됐던 다른 일일 막장극들과는 확실히 다른 패턴의 마무리와 소재를 선택한 것이 예상외의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 '천상의 약속'의 102회 엔딩신에서는 이나연(이유리 분)과 박휘경(송종호 분)이 공항에서 재회하며 포옹으로 사랑의 재결합을 예고했다. [사진= KBS 2TV '천상의 약속' 방송 캡처]

다만 아쉬운 부분도 존재한다. 바로 박하나의 느닷없는 기억상실증 내용이다. 굳이 박하나의 기억상실증을 넣어야 했느냐는 의문이 생긴다. 이미 이유리가 모든 부분을 용서한 상황에서 박하나는 자신이 저질렀던 죄를 인정하기는 커녕 기억상실증으로 악행을 모두 지워 버렸다.

박하나가 이유리에게 그동안의 잘못을 빌고 개과천선하기를 바랐던 시청자들로서는 다소 황당하고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박하나의 기억상실증은 극 스스로 뒷맛이 개운치 않은 마무리를 선택한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천상의 약속'은 역대 최고급의 수준 높은 막장드라마 계보를 이어갈 수도 있었지만, 막판 엉뚱한 내용상의 옥에 티로 인해 완성도 측면에선 '준수한 막장드라마'로 남게 됐다. 그래도 이 부분을 제외하면 무려 5개월여 간이나 지속적으로 시청률, 이슈 측면에서까지 크게 성공한 만큼 제작진과 배우들은 나름 좋은 성과를 얻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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