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근육 만성통증 시련 이겨낸 여사수 정지혜, 세계 첫 금빛 총성
상태바
근육 만성통증 시련 이겨낸 여사수 정지혜, 세계 첫 금빛 총성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9.12 23: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에 사상 첫 세계선수권 여자 10m 공기권총 우승 안겨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근육 만성 통증 때문에 1년 넘게 총을 멀리 했던 한 여사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를 이겨내고 다시 총을 잡았고 1년만에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그런데 그 금메달은 한국 사격이 세계선수권 여자 10m 공기권총 종목에서 따낸 첫번째 것이었다.

한국 사격에 새로운 역사를 남긴 주인공은 정지혜(25·부산시청)였다.

정지혜는 2012년 대상포진과 합병증으로 근육 만성 통증이 찾아와 사격을 1년 2개월 동안이나 그만뒀다. 총을 놓았을 때만 해도 '할 줄 아는 것이 사격밖에 없는데 어쩌지'하는 생각에 큰 회의감이 밀려왔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총을 잡았다.

그리고 1년만에 사상 첫 금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로 이어지는 '인간 승리'를 만들어냈다.

정지혜는 12일(한국시간) 스페인 그라나다 후안 카를로스 1세 올림픽사격장에서 열린 세계사격선수권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20발 가운데 단 한번도 8점대를 쏘지 않는 안정된 감각을 과시하며 197.점을 기록, 런던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올레나 코스테비치(우크라이나)에 0.7점 앞서 개인전 금메달을 차지했다.

▲ 정지혜가 12일(한국시간) 스페인 그라나다 후안 카를로스 1세 올림픽사격장에서 열린 세계사격선수권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197.4점으로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정지혜의 우승으로 한국 사격은 세계선수권에서 처음으로 여자 10m 공기권총 정상에 올랐다. [사진=대한사격연맹 제공]

한국 여자 10m 공기권총이 세계선수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정지혜가 처음이다.

또 2년 앞으로 다가온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쿼터 6장이 걸린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은 대회 2관왕 진종오(35·kt)와 여자 25m 권총 은메달리스트 김장미(22·우리은행)에 이어 정지혜까지 올림픽 쿼터 3개를 확보했다.

정지혜는 본선에서 382점으로 8윙 올라 8명이 겨루는 본선에 간신히 진출했을 정도로 예상 밖의 우승을 일궈냈다. 그러나 본선의 점수가 결선으로 승계되지 않는 이점을 톡톡히 누렸다.

결선에서 5번째 발까지 4위를 기록한 정지혜는 6번째 발에서 10.6점을 쏘며 선두로 올라섰다. 7번째 발에서 9.5점으로 잠시 2위로 떨어졌지만 8번째 발에서 10.2점으로 선두를 탈환한 뒤 15번째 발까지 1위를 줄곧 지켰다.

16번째 발 10.1점으로 다시 1위를 뺏겼지만 19번째 발에서 10,2점을 쏘며 선두를 재탈환했고 20번째 발에서도 9.2점을 쏘며 끝내 금메달을 따냈다.

▲ 정지혜(왼쪽)가 12일(한국시간) 스페인 그라나다 후안 카를로스 1세 올림픽사격장에서 열린 세계사격선수권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197.4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마영신 대표팀 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한사격연맹 제공]

마영신(42) 사격대표팀 코치는 "정지혜가 국제대회 경험이 적고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잘 가꾸면 크게 될 재목이다. 뚝심도 있고 매사에 긍정적인 것이 사격선수로서 큰 장점"이라며 "결선에 들어가기 전 '아시안게임을 대비한다고 생각하자. 6등 안에 들어서 올림픽 쿼터만 딴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쏘자'고 얘기했는데 큰 선물이 돌아왔다"고 기뻐했다.

정지혜는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 메이저대회는 이번이 첫 출전이라 솔직히 많이 떨렸다"며 "(진)종오 오빠를 비롯해서 많은 분들의 경험을 들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메달은 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금메달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지혜는 "한동안 총을 놓았다가 다시 잡은 뒤 이런 결과가 나와 기쁘다. 그만큼 많이 준비하고 훈련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또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