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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cm-54kg 김태훈이 AG판 '파워 태권도'의 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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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cm-54kg 김태훈이 AG판 '파워 태권도'의 첨병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9.13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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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위어 보여도 체력은 누구에게도 안진다" 자신감…금메달 전략 "10점 리드해도 저돌적으로"

[태릉=스포츠Q 박상현 기자] "제가 마르긴 했지만 체력이 뒤져서 져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키 183cm에 54kg라면 키 큰 여성들도 유지하기 힘든 체격 조건이다. 마른 체형의 패션 모델 정도만이 이 정도의 체격을 유지할까. 그런데 남자 태권도 선수가 이런 체격 조건이라면 얘기가 너무 많이 달라진다. 이 정도면 마른 게 아니라 야윈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단 한 번도 체력이 뒤진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단다.

한국 태권도의 차세대 간판 김태훈(20·동아대) 얘기다.

모든 체급 운동이 그렇겠지만 평소에 이 체격 조건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3~4kg, 많아야 6kg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60kg를 넘겨본 적이 없단다. 지금도 56~57kg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를 앞두고 충분히 감량이 가능한 정도다.

▲ [태릉=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태훈(왼쪽)이 12일 태릉선수촌에서 미트를 때리는 발차기 훈련을 하고 있다.

김태훈의 체력은 타고났다. 김종기(54) 총감독도 김태훈 얘기라면 미소가 번진다. 그렇게 열심히 하는 선수를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김 총감독은 "성실함에 있어서는 이대훈(22·용인대)과 막상막하다. 최경량급인데 키는 굉장히 커 얼핏 보면 약해보이지만 끊임없이 상대를 공격하는 스타일"이라며 "5점, 10점을 이기고 있어도 지치지 않고 공격하며 상대를 몰아치는 스타일이다. 그러다보니 상대 선수가 계속 경고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 태권도 대표팀은 지난달 태백 선수촌 고지대에서 2주 동안 지옥의 체력훈련을 실시했다. 끊임없이 몰아치는 '파워 태권도'가 인천 아시안게임의 관건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태릉 선수촌에 돌아와서도 지옥의 체력 훈련을 계속 이어진다.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나면 800m 다섯 바퀴를 돈 뒤 400m 다섯 바퀴를 또 돈다. 일정 시간 안에 들어오지 못하면 또 돈다. 새벽에 가만 두지 않는다는 것이 선수들의 귀띔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항상 1등은 김태훈의 몫이다.

김태훈은 "상대 선수가 넘어지거나 경기장 밖으로 밀려나면 경고를 받게 된다. 경고가 2개 누적되면 1점이 감점되고 10개 누적이면 5점 감점으로 자동 실격패가 된다. 저돌적으로 하는 것이 더 유리해졌다"며 "득점을 내지 못해도 계속 몰아쳐 상대를 넘어뜨리거나 밖으로 몰아내면 유리하게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태릉=스포츠Q 최대성 기자] 남자 태권도 최경량급인 54kg급에 출전하는 김태훈이 12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어 김태훈은 "단 한번도 체력 때문에 불리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오히려 키가 크고 하체가 길어 상대의 발이 닿지 않는 곳에서도 공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얼굴을 노리고 공격하다보면 가끔 머리 위를 넘기는 경우도 있다"고 웃었다.

또 김태훈은 "먼저 득점을 내는 것이 유리하고 나한테도 편하다. 내가 먼저 점수를 내면 상대가 밀고 들어올 것이고 이럴 때 내 특기인 들어오는 선수를 맞받아차기 기술을 쓸 수 있다"며 "경기가 팽팽하게 갈 때라도 안전하게 가려면 오히려 저돌적으로 밀어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이 팽팽한 접전 상황에서 저돌적으로 밀어붙여 이겼던 사례가 올해 우승을 차지했던 아시아선수권 8강전 때다. 당시 11-2로 이겼지만 초반에 팽팽하게 가다가 막판에 저돌적으로 달려들어 집중타를 날린 결과였다.

현재 이 체급 세계랭킹 1위인 김태훈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때도 긴장을 많이 했는데 한 판, 한 판 경기를 하다보니 할만 하더라"며 "처음 나가는 종합대회인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고 2년 뒤 리우 올림픽에도 나가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냈다.

▲ [태릉=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태훈(오른쪽)이 12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및 공개 훈련 행사에서 전자호구를 착용하고 이대훈과 겨루기를 하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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