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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리암 니슨의 하드보일드 범죄물 '툼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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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리암 니슨의 하드보일드 범죄물 '툼스톤'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9.18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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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추리문학계의 그랜드 마스터'로 불리는 로렌스 블록의 하드보일드 탐정소설 시리즈는 20여 개 언어로 번역돼 전세계에 출간됐다. 로렌스 블록 탐정소설의 대표 캐릭터인 맷 스커더는 뉴욕에서 활약하는 고독한 사립탐정으로 지난 40년 동안 사랑받아 왔다.

시나리오 작가 시절 로렌스 블록의 소설 '무덤으로 향하다(A Walk Among The Tombstones)'에 반한 스콧 프랭크 감독은 바로 영화화 준비에 착수했지만 본격적인 촬영은 12년 만에 이뤄졌다. 프랭크 감독은 과거의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알콜중독 전직 형사 맷의 복잡한 내면연기와 더불어 치밀한 추격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적임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다가 리암 니슨을 만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제작에 가속도를 붙이게 됐다.

 

리암 니슨은 '테이큰' 시리즈와 '논스톱'에서 화끈한 맨몸 액션을 구사하며 중년의 액션 히어로 변신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툼스톤'은 극악무도한 연쇄살인마와 이를 뒤쫓는 사립탐정의 서사를 갖추고 있기에 정교한 추리에 방점을 찍는다.

1991년 형사 맷 스커더(리암 니슨)는 강도 일당을 소탕하다가 실수로 한 소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충격 탓에 경찰복을 벗는다. 시간이 흘러 99년, 무허가 사립탐정이 된 맷은 여전히 죄책감을 떠안은 채 고독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를 납치한 뒤 살해한 범인을 잡아달라는 마약 밀매업자 케니의 의뢰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다. 사건의 실마리를 찾던 맷은 1년 전 발생한 유사 범죄를 찾아내고, 연쇄살인범이 부유한 마약 밀매업자의 가족 중 여자만을 노려 거액의 몸값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툼스톤’은 치밀한 스릴러이자 하드보일드 범죄영화로서 만듦새가 빼어나다. 미드 '크리미널 마인즈'를 연상케 하는 연쇄살인마 커플의 뒤틀린 심리와 잔인한 살해방식, 이들과 맷이 벌이는 숨 막히는 두뇌플레이 등이 친숙한 장르의 관습 안에서 펼쳐지며 긴장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믿고 보는 배우 리암 니슨은 특유의 깊이 있는 표정과 묵직한 연기로 뻔할 수도 있는 맷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맷을 둘러싼 캐릭터들도 생생한 편이나 연쇄살인마 커플이 토막살인에 집착하는 이유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아 정교함의 나사 하나가 빠진 느낌이다. 뉴욕의 회색빛 풍경과 스산한 뒷골목을 파고드는 카메라는 영화의 비정한 분위기를 증폭한다. 스크린을 피칠갑할 만큼 잔인함의 강도는 무척 세다.

‘겟 쇼티’ ‘마이너리티 리포트’ ‘더 울버린’ 등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 출신 스콧 프랭크 감독의 두 번째 영화다. 9월18일 개봉. 러닝타임 113분. 청소년 관람불가.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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