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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희망을 뛴다] (25 끝) 김덕현 마지막 멀리뛰기, 그것은 한국육상의 새 도움닫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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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희망을 뛴다] (25 끝) 김덕현 마지막 멀리뛰기, 그것은 한국육상의 새 도움닫기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8.06 2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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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육상> 100m 김국영, 높이뛰기 윤승현, 경보 김현섭도 리우의 이변 꿈꾼다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육상은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금 47개)이 걸려 있는 기본 종목이다. 전체 메달(306개)의 15.4%가 육상에서 나온다. 그런데 한국은 마라톤 이외의 종목에서는 포디엄에 오른 적이 없다. 김덕현(31·광주광역시청)의 도약에 한국 육상의 운명이 달려 있다.

오랜 기간 멀리뛰기 간판으로 군림해온 김덕현이다. 한국 육상 최초로 올림픽 멀리뛰기, 세단뛰기에 동시에 출전한다. 다시 오지 않을 올림픽이자 마지막 메이저대회다. 김덕현은 1984년 LA 올림픽에서 멀리뛰기 김종일이 기록한 8위를 넘어 내심 메달권을 바라보고 있다.

◆ 김덕현, 개인 최고 기록이면 메달도 가능하다

김덕현은 지난해 한중일 친선대회 세단뛰기에서 17m00을 뛰어 올림픽 기준기록인 16m90을 넘었다. 지난달 11일에는 오스트리아 리트임인크라이스에서 개최된 메스 라이드 라 미팅 2016 멀리뛰기 결승 6차 시기에서 8m22를 뛰었다. 올림픽 기준기록 8m15를 추월, 2개 종목 출전권을 획득했다.

김덕현은 지난 5월 문경 전국종별선수권대회 남자 일반부 멀리뛰기에서 8m23을 뛰었으나 초속 2.9m의 뒷바람으로 공식 기록으로 인정을 받지 못해 마음고생을 했다. 육상은 초속이 2m 이하로 불 때만 기록으로 인정받는다. 올림픽 개막을 2개월 앞두고 우여곡절 끝에 주종목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8m22, 8m23을 뛴다면 메달도 가능하다. 마퀴스 굿윈(미국)의 세계기록 8m45의보다는 25㎝ 모자라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 기록을 놓고 보면 2위에 해당한다. 당시 1위 그렉 러더포드(영국)의 기록이 8m31, 2위 미첼 와트(호주)의 기록이 8m16이었다. 대한육상경기연맹 관계자가 “꾸준한 기량만 유지하면 메달 획득도 노릴 수 있다”고 기대감을 품는 이유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마지막에 자신감을 끌어올린 것도 고무적이다. 2009년 7월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 8m20을 뛰어 22년간 묵혀있던 김원진의 8m03을 넘어선 김덕현은 다시 7년 만에 자신의 한국기록을 갈아치웠다. 김덕현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해외 전지훈련으로 도움닫기 약점을 개선하고 스피드 향상에 주력했다”며 “올림픽 입상권 진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세단뛰기는 결선 안착이 목표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대회에서 모두 16m대(16m88, 16m22)에 그쳐 상위 12명이 겨루는 결선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가 보유한 한국기록 17m10은 2009년 세운 것이다. 세단뛰기 메달권에 근접한 선수들은 17m 중반을 뛴다. 개인 기록을 경신하더라도 메달권 진입은 힘들다.

▲ 단거리 간판 김국영은 한국기록 경신을 노린다. [사진=스포츠Q DB]

◆ 100m 김국영, 높이뛰기 윤승현-우상혁, 경보 김현섭 주목하라

스프린터 김국영(25·광주광역시청)은 20년 만에 올림픽에 나선 100m의 역사를 쓰기 위해 달린다. 지난해 7월 9일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 세운 10초16이 자신의 최고 기록이자 한국기록이다.

2014년 자신이 세운 한국 기록 10초24에서 큰 폭으로 끌어올린 만큼 다시 한국 최고기록을 깨기 위해 마지막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근지구력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승부처인 마지막 30m 스퍼트가 중요하다.

높이뛰기의 영건 듀오 윤승현(22·한국체대)과 우상혁(20·서천군청)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윤승현은 지난해 2m32를, 우상혁은 지난 10일 2m29를 뛰었다. 4년 전 런던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데릭 드로우닌(캐나다)의 기록이 2m29였다. 2m30대면 메달을 바라볼 수 있다.

<데이터 출처=세계육상경기연맹>

경보 간판 김현섭(31·삼성전자)은 3번째 올림픽에 나선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에서 모두 20㎞에만 나섰던 그는 이번에는 50㎞에 방점을 두고 두 종목을 소화한다. 23위(2008년), 17위(2012년)를 넘는 것이 1차 목표. 3시간40분대 초반의 기록으로 50㎞ 메달권 진입을 노린다.

김덕현, 김국영, 윤승현, 우상혁, 김현섭 외에 10명이 더 출전한다. 경보 남자 박칠성(34) 최병광(25·이상 삼성전자) 변영준(32·창원시청), 여자 전영은(28) 이정은(21·이상 부천시청) 이다슬(21·경기도청), 마라톤 남자 손명준(22·삼성전자) 심종섭(25·한국전력), 여자 안슬기(24·SH공사), 임경희(33·구미시청) 등이다.

■ [Q] 아시나요? 역대 올림픽 육상에서 마라톤 메달 빼고 한국 육상이 따낸 최고 성적을

한국 육상은 1948년 올림픽 데뷔 무대부터 10명이 출전한 것을 포함해 남자 102명이 144회, 여자 52명이 66회 도전에 나섰지만 마라톤에서만 금, 은메달 하나씩 수확했다. 기초종목으로서 트랙, 필드에서 노메달에 그친 것은 여전히 한국 스포츠의 딜레마로 남아 있다.

그렇다면 64년 동안 마라톤 외에 최고 성적은 어느 종목에서 거뒀을까. 종목마다 출전 인원이 다르고 출전 규모에 따라 라운드 숫자도 다르기 때문에 결선 진출이 메달 다음으로 선전을 가늠하는 지표가 된다.

초창기 조별 예선을 치른 뒤 다시 2차 조별 레이스로 자웅을 가린 일부 결선라운드를 포함하더라도 결선 진출자는 모두 5명밖에 없다.

1948년 런던 올림픽에서 인강환이 24명이 출전한 남자 해머던지기에서 1회전을 통과한 뒤 13명이 겨루는 결선라운드에 진출한 게 최초다. 하지만 43m93을 던진 인강환은 결선에 오른 13명 중에서 13위를 기록했다. 사흘 뒤 남자 세단뛰기에서는 김원권이 29명 출전자 중 13명이 나서는 결선라운드에 올라 12위(14m25)로 육상 데뷔무대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다음 결선진출자는 36년을 기다려야 했다. 1984년 LA 대회에서 남자 멀리뛰기 예선에 나선 김종일이 7m86으로 30명 출전자 중 9위를 기록했으나 13명이 겨룬 결선에서는 예선기록보다 5cm 못미치고도 최종 8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4년 뒤 서울 대회에서는 여자 종목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결선 진출자가 탄생했다. 김희선이 높이뛰기 예선서 11명과 1m92로 동률을 이룬 뒤 결선에 진출, 1m90으로 공동 8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여자 높이뛰기는 김희선이 유일한 출전일만큼 반짝 성적으로 끝났다.

▲ 경보 김현섭은 3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지난 2차례와는 달리 50㎞를 주종목으로 선택했다. [사진=스포츠Q DB]

8년 뒤 애틀랜타 대회에서는 이진택이 남자 높이뛰기 예선을 뛰어넘어 결선에서 2m29로 8위에 올랐다. 이진택 이후로 한국 육상은 4개 대회 연속 결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트랙에서는 2008년 이정준만이 남자 110m허들에서 2회전에 진출하는데 그쳤고, 필드에서는 2008년 박재명이 남자 창던지기에서 예선 17위를 기록한 게 최고 순위다.

이처럼 트랙과 필드 종목에서는 결선 진출자조차도 8위 이상으로 도약하지 못한 가운데 최근에는 출전종목 수마저 줄어드는 추세다. 2004, 2008년 7개 종목씩 나섰지만 2012년에 이어 2016년에도 각각 4개 종목에 그쳤다. 4년 전에는 여자 장대높이뛰기가 처음 출전하기라도 했지만 리우에서는 여자 필드, 트랙 종목은 전멸이다.

2000년 여자 20km 경보가 도입되면서 한국 육상선수단은 마라톤과 경보 등 도로 종목 선수들이 주류를 이루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그렇다고 도로 종목의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다. 마라톤은 이봉주 은메달 이후 2004년 14위가 최고성적이다. 경보는 최고성적이 더디게 향상되고 있는 가운데 4년 전 남자 50km에서 박칠성이 12위, 남자 20km에서는 김현섭이 17위까지 끌어올렸다.

한국은 종목별로 자동 출전권이 주어진 1988년 서울 올림픽 덕분에 남자 7개, 여자 8개 종목이 올림픽에 데뷔할 수 있었으나 그중 11개 종목은 이후 자력으로 올림피언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 올림픽에서 예선도 못나선 종목은 여자 5000m, 세단뛰기, 해머던지기 등 3개다.

■ 역대 올림픽 한국 육상 종목별 최고성적

△ 단거리

- 100m = 남 (5회 출전, ~1996년) 1회전 / 여 (4회, ~1996년) 1회전

- 200m = 남 (4회, ~1988년) 1984, 1988년 2회전 / 여 (3회, ~1988년) 1984년 2회전

- 400m = 남 (2회, ~1996년) 1회전 / 여 (2회, ~1988년) 1회전

△ 중장거리

- 800m = 남 (8회, ~2004년) 1회전 / 여 (3회, ~1988년) 1회전

- 1500m = 남 (6회, ~1992년) 1회전 / 여 (1회, 1988년) 1회전

- 5000m = 남 (2회, ~1988년) 1회전 / 여 *출전 없음

- 1만m = 남 (1회, 1988년) 1회전 / 여 (1회, 1988년) 1회전

- 3000m 장애물 = 남 (2회, ~1988년) 1회전 / 여 (1회, 1988년) 1회전

△ 허들

- 110m 허들 (여 100m) = 남 (3회, ~2008년) 2004년, 2008년 2회전 / 여 (1회, 1988년) 1회전

- 400m 허들 = 남 (2회, 2000년) 1회전 / 여 (1회, 1988년) 1회전

△ 계주

- 400m 계주 = 남 (1회, 1988년) 2회전 / 여 (2회, ~1988년) 1회전

- 1600m 계주 = 남 (1회, 1988년) 1회전 / 여 (1회, 1988년) 1회전

△ 도약

- 높이뛰기 = 남 (8회, ~1996년) 1996년 이진택 결선 8위(2m29) / 여 (1회, 1988년) 김희선 결선 공동 8위(1m90)

- 장대높이뛰기 = 남 (7회, ~2012년) 1988년 예선 16위 / 여 (1회, 2012년) 1회전

- 멀리뛰기 = 남 (7회, ~2000년) 1984년 김종일 결선 8위(7m81) / 여 (3회,~2008년) 1988년 예선 24위

- 세단뛰기 = 남 (9회, ~2012년) 1948년 김원권 결선라운드 12위(14m25) / 여 *출전 없음

△ 투척

- 포환던지기 = 남 (2회, ~1988년) 1988년 예선 21위 / 여 (8회, ~2008년) 1968년 13위

- 원반던지기 = 남 (3회, ~1988년) 1988년 예선 26위 / 여 (3회, ~1988년) 1948년 18위

- 해머던지기 = 남 (4회, ~1988년) 1948년 인강환 결선라운드 13위(43m93) / 여 *출전 없음

- 창던지기 = 남 (8회, ~2012년) 1988년 예선 16위 / 여 (7회, ~2008년) 1996년 예선 15위

△ 복합

- 10종경기 (여 7종경기) = 남 (1회, 1988년) 33위 / 여 (2회, ~1988년) 1964년 19위(5종경기), 1988년 24위(7종경기)

△ 도로

- 20km 경보 = 남 (11회, ~2012년) 2012년 17위 / 여 (4회, ~2012년) 2000년 21위

- 50km 경보 (남자 종목) = (5회, ~2012년) 2012년 12위

- 마라톤 = 남 (42회, ~2012년) 1992년 황영조 금메달(2시간13분23초), 1996년 이봉주 은메달(2시간12분39초) 1952년 최윤칠, 1956년 이창훈 연속 4위 / 여 (17회) 1988년 15위

☞ 남자 102명 144회 출전, 여자 52명 66회 출전 = 금 1, 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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