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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속 은메달 '한판녀' 김잔디, 리우 향한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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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속 은메달 '한판녀' 김잔디, 리우 향한 다짐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22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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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취약 종목 여자 57kg급 유일한 희망, "이번이 끝이 아니다" 선전 다짐

[인천=스포츠Q 민기홍 기자] 2010년 11월. 김잔디(23·양주시청)는 은빛 메달을 목에 걸며 4년 후 인천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노라고 굳게 다짐했다.

하지만 금메달은 또 다시 그를 외면했다. 간절히 바랐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잔디는 굳은 표정으로 “끝까지 집중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세계 랭킹 35위 김잔디는 2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펼쳐진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유도 57kg급 결승전에서 야마모토 안즈(일본·랭킹 11위)에게 곁누르기 한판패를 당해 2위에 올랐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은 2연속 은메달이다.

파죽지세였다. 16강전에서 모하메드 타헤르 바얏 하비베(아프가니스탄)를 1분 53초만에 허벅다리걸기 한판승으로 이기며 8강에 진출했다. 김잔디는 8강에서도 저우 잉(중국)을 1분 30초만에 뒤허리안아메치기로 한판으로 제압했다.

김잔디는 준결승에서도 한판 행진을 이어갔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 3승4패로 밀렸던 수미야 도르수렌(몽골)을 2분 만에 허리채기로 따돌렸다.

그러나 결승전은 달랐다. 상대는 앞선 이들보다 한 수 위였다. 야마모토에게 2패만을 안고 있던 김잔디는 이번에도 벽을 넘지 못했다. 2분 35초를 남기고 야마모토의 누르기 기술에 걸려드는 바람에 금빛 사냥 꿈을 접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잔디는 “인천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을 목표로 훈련해왔다. 예선에서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 결승에서 기대가 컸다”며 “아무래도 경기를 운영하는 것이 아직 미숙한 것 같다. 끝까지 집중했어야 했다”며 후회했다.

164㎝, 57㎏의 김잔디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도복을 입었다. 업어치고 메치는 유도에 흥미를 느낀 그는 경민여중-경민여자정보산업고-용인대로 이어지는 유도 명문 학교를 거치며 무럭무럭 성장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그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마쓰모토 가오리(일본)와 명승부를 펼치며 2위에 올라 성인 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지난해 동아시아경기대회 우승, 몽골 그랑프리 2위에 오르며 꾸준히 메달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회견 동안 목이 타는 듯 음료를 마시며 팀 동료 정다운(양주시청)의 경기를 지켜봤다. 어렸을 적부터 함께 고생한 언니 정다운의 금메달 소식을 모니터로 바라보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여자 57kg은 한국 유도의 취약 종목이다. 아시안게임에서는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0년째 금메달 소식이 없고 올림픽에서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은메달 이후 18년째 메달이 없다. 두 기록 모두 정선용의 것으로 당시에는 57kg이 아닌 56kg급이었다.

이 종목에서 금빛 낭보를 전해줄 강력한 후보가 김잔디다.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16강에서 좌절했던 기억이 있다. 2016년 리우를 '약속의 땅'으로 생각하고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다.

김잔디는 “이번이 끝이 아니다. 내년에는 세계선수권이 있다”며 “리우 올림픽을 바라보고 좋은 성적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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