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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지젤번천과 비운의 마라토너, 난민팀이 연 '뉴월드' 리우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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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지젤번천과 비운의 마라토너, 난민팀이 연 '뉴월드' 리우올림픽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8.06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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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최초 올림픽, 206개 최다국 참가... 대통령 권한대행 등장하자 거센 비난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남미 최초로 열리는 17일간의 지구촌 스포츠 축제가 시작됐다. 2016 리우데자이네루 하계올림픽이 성대한 막을 올렸다.

리우 올림픽 개막식이 6일 오전(한국시간)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오는 22일까지 206개국(난민팀 제외) 1만500여 명의 선수들은 28개 종목에서 306개의 금메달을 놓고 열띤 경쟁을 벌인다.

'새로운 세상(New World)'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개막식은 이야기 거리가 가득했다.

◆ 리마와 번천 

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는 성화를 밝힌 이는 반데를레이 리마(47·브라질)였다.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37㎞ 지점까지 선두로 달리다 관중의 난입으로 3위로 밀린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아일랜드 출신 종말론 추종자의 어처구니 없는 만행에도 불구하고 웃는 표정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스포츠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던 ‘비운의 마라토너’다.

리마는 건강이 좋지 않은 '축구황제' 펠레, 전 테니스 세계랭킹 1위 구스타부 쿠에르텐을 제치고 브라질을 대표하는 인물로 선택돼 세계인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그는 계단을 거침없이 올라가 성화대에 불을 붙였다.

지젤 번천은 개회식을 런웨이로 바꿔버렸다. 절개된 은빛 드레스를 착용하고 등장한 번천은 마라카낭 스타디움 가운데에서 등장해 당당한 워킹으로 함성을 자아냈다. 왜 지젤 번천이 세계적인 톱 모델로 칭송받는지, 개최국 브라질이 낳은 스타인지를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 최초와 최대 

리우 올림픽은 동·하계를 통틀어 처음으로 남미 대륙에서 개최됐다.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제1회 근대 올림픽이 열린 이후 120년 만의 일이다. 사상 처음으로 종합경기장이 아닌 축구장에서 개회식이 열린 것도 이색적이다.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해 반란을 꿈꾸는 나라도 있다. 주인공은 코소보와 남수단 선수단이다. 이들은 전세계 사람들이 모두 지켜보는 축제의 마당에서 자랑스럽게 국기를 휘날릴 수 있는 감격을 만끽했다.

코소보와 남수단은 감격적인 첫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각각 2014년 12월, 2016년 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205번째, 206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들은 각각 107번째, 178번째로 입장했다. 남수단, 에티오피아, 콩고민주공화국, 시리아 등을 탈출한 10명으로 구성된 난민 대표팀도 오륜기를 앞세우고 사상 처음으로 참가했다.

올림픽 참가국 206개는 역대 최대다.

◆ 환호와 야유 

남수단 출신의 나티케 로콘옌을 필두로 난민팀이 등장하자 마라카낭 스타디움은 환호에 휩싸였다. 반기문 국제연합(UN) 사무총장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비롯, 8만 7000석을 가득 메운 관중 모두가 열렬한 성원을 보내며 감동의 물결을 일으켰다.

브라질 특유의 흥겨운 댄스 공연이 시작되자 '리우의 스포츠 카니발' 분위기는 고조됐다.

반면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권한대행이 개회를 선언하자 관중들은 거센 야유를 보냈다. 브라질에는 마이너스 성장, 지카 바이러스까지 산적한 문제가 많은데 무리해서 올림픽을 개최했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개시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테메르는 설상가상 부패 혐의까지 받고 있다. 브라질 국민들은 정세가 극도로 불안한 가운데 올림픽을 개최한 국가 지도자들을 불신하고 있는 게 야유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가라앉은 분위기는 브라질 역대 메달리스트들이 오륜기를 들고 입장하고서야 다시 살아났다. 그렇게 마라카낭에 환호와 야유의 변주곡이 울려퍼지면서 리우의 올림픽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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