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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38사기동대' 마지막회, 정의구현 해냈지만 드라마 초반의 통쾌·명쾌함은 증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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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38사기동대' 마지막회, 정의구현 해냈지만 드라마 초반의 통쾌·명쾌함은 증발해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08.07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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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38사기동대'가 16회의 여정을 끝내고 이야기의 마무리를 지었다.

6일 오후 11시 케이블채널 OCN 금토드라마 '38사기동대'(극본 한정훈·연출 한동화 황준혁) 마지막회에서는 지난회에 궁지에 몰렸던 양정도(서인국 분)가 고액 체납자 최철우(이호재 분)는 물론, 기회주의자였던 서원시장 천갑수(안내상 분)까지 곤경에 빠뜨리는 마지막 '공사'의 과정을 담았다.

'38사기동대'는 고액 체납자에게 사기를 쳐 세금을 대리 납부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서인국은 세금징수 공무원 백성일(마동석 분)과 함께 50억을 체납한 마진석(오대환 분)의 세금을 대리 납부하는 것으로 시작, 방필규(김홍파 분)의 500억까지 사기로 훔쳐내는 등 명쾌한 스토리로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했다.

▲ '38사기동대' 마지막회에서 양정도(서인국 분)는 자기희생으로 다시 감옥에 들어가고 백성일(마동석 분)은 복직을 하게 된다. [사진 = OCN 금토드라마 '38사기동대' 방송화면 캡처]

그러나 최종 보스인 최철우(이호재 분)의 등장 이후는 달랐다. 이호재의 1000억 체납 세금은 단순한 체납이 아닌 서원시장 안내상과 연관이 있었고 더 올라가 검찰과 정치권에까지 연결돼 있었다. 또한 서인국이 과거 자신의 가족들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게 되어 복수를 위해 사기행각을 벌이는 것이 알려지면서 기존의 명쾌했던 스토리는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된다.

6일 방송된 '38사기동대'는 서인국이 잘 짜인 공사 한방으로 이호재뿐만 아니라 자신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비리 형사 사재성(정인기 분)과 시장 안내상까지 곤경에 빠뜨리는 내용이 담겼다.

서인국은 오대환을 이용, 정인기와 협력하는 척해 이호재에게 정보를 흘리는 대가로 100억을 받는다. 서인국은 이 100억을 빼돌려 왕회장(이덕화 분)에게 넘기고 이덕화는 안태욱(조우진 분)에게 안내상을 위한 정치자금으로 이호재에게서 빼돌린 100억을 제공한다.

서인국은 자신과 정인기가 불법 정치자금을 유통한 브로커라며 언론에 고발하고, 사건은 순식간에 안내상이 이호재에게 불법정치자금 100억을 건네받은 걸로 위장된다. 결국 안내상은 서원시장 선거 후보에서 사퇴하고 이호재는 체납 세금 1000억을 납부하게 된다. 그동안 서인국을 괴롭혀 왔던 정인기는 정치자금을 융통한 브로커라는 죄목으로 옥살이를 하게 된다. 서인국 역시 자신이 브로커라고 거짓 자백을 했기 때문에 감옥에 다시 들어가게 됐다.

서인국은 '38사기동대' 마지막 작전에서 자신이 감옥에 들어갈 각오로 세금을 둘러싼 악행을 벌여온 안내상과 이호재 모두의 죗값을 치르게 만들었다. 서인국의 작전은 성공이었지만, 마지막회에서 보여준 '공사'의 성공은 이전 공사들의 통쾌함과는 성격이 달랐다.

▲ '38사기동대'에서 최철우(이호재 분)와 천갑수(안내상 분), 사재성(정인기 분)은 모두 죗값을 치르게 됐다. [사진 = OCN 금토드라마 '38사기동대' 방송화면 캡처]

서인국은 그동안 자신의 이득을 목적으로 상대에게 사기를 치는 사기꾼이었다. 그러나 마지막회에서 서인국은 자기 희생을 통해 일명 '국민을 등쳐먹는 사기꾼'들의 죄를 묻는다. 기존에 서인국이 가지고 있던 사기꾼다운 당당함과 영악함이 아닌 정의와 대의명분을 기준으로 사기 작전을 벌인 것이다.

'38사기동대'는 이전까지 '고액 체납자의 세금을 걷는다'는 명확한 목적으로 스토리가 진행돼 왔다. 그러나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와 욕망이 얽히게 됐고, 이전과 같이 '세금 받아낸다'는 대명제만으로 사건이 진행될 수 없었다. 결국 '38사기동대'의 마지막 공사는 단순한 세금의 징수가 아닌, 국민을 속이는 사기꾼들에 대한 정의구현의 목적이 강했다.

그동안 '38사기동대'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건 고액 체납자의 세금을 사기를 쳐 받는다는 독특하고 명료한 소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38사기동대'는 12회 이후 정치와 캐릭터들의 과거사가 얽히며 갈등구조가 복잡해졌고 결국 정의구현을 위한 주인공 캐릭터, 서인국의 희생과 권선징악으로 결말을 맺을 수 밖에 없었다.

'38사기동대'는 드라마 후반부에 접어들고 난 뒤에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복잡한 스토리를 이어갔다. 시청자들 중에는 스토리가 복잡해지자 전개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일까? '38사기동대'의 초창기의 통쾌함과 명료함은 마지막회에 다가갈수록 점차 사라졌다.

'38사기동대'는 억울하게 정직을 당한 백성일(마동석 분)의 복직과 고액 체납자 이호재의 납세로 해피엔딩을 맞았다. 그러나 '38사기동대' 특유의 '사이다'가 사라진 마지막회에 시청자들은 다소 아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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