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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유도 바보' 안바울, 은메달이라 더 밝은 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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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유도 바보' 안바울, 은메달이라 더 밝은 도쿄올림픽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8.08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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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 절대 모르는 독종, 20대 초반 나이 '2020 도쿄' 조준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안바울(22·남양주시청)은 ‘유도 바보’다. 걸그룹에 열광할 나이, 돈의 맛을 알아갈 시기인데도 태릉선수촌에서 오직 운동만 한다. 그는 “올림픽만 바라보고 있다”며 “다른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그토록 바라던 올림픽 금메달이 눈앞이었는데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세계랭킹 1위 안바울은 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유도 66㎏급 결승에서 파비오 바실(이탈리아)에게 업어떨어뜨리기 한판패를 당해 은메달에 만족해야만 했다.

◆ 스승 조준호 설욕은 성공했는데 

서정복 유도대표팀 감독은 리우로 가기 전 “우리와 자주 붙게 될 까다로운 일본 선수들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적중했다. 안바울은 최대 고비인 준결승에서 랭킹 6위 에비누마 마사시(일본)를 연장 접전 끝에 유효승으로 눌렀다.

이전까지 마시시를 상대로 2전 2패를 당했던 터였다. 안바울은 경기 시작 2분58초 만에 지도를 빼앗겼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힘을 냈다. 경기 종료 28초를 남기고 지도를 따내 승부를 연장으로 돌렸고 결국 되치기로 골든포인트를 따냈다.

마사시가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66㎏급 8강전에서 조준호 대표팀 코치를 오심으로 누른 상대라 더욱 짜릿했다. 3-0 판정승을 거뒀지만 심판들의 결과 번복으로 억울한 동메달에 머물렀던 스승의 리벤지를 대신 한 셈이다.

그런데 마사시와 혈전을 벌이다 왼쪽 팔꿈치에 부상을 입었다. 안바울은 왼쪽 기술을 주로 이용하는데 왼 팔꿈치가 아프니 힘을 온전히 쓸 수 없었다. 결승 상대가 세계랭킹 26위라 모두가 안바울의 우세를 점쳤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업어떨어뜨리기라는 생소한 기술에 당했다.

▲ 안바울은 이제 22세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다시 금메달을 노릴 수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안바울, 독종이라 더 기대된다

은메달도 값지다. 그는 경량급(60㎏, 66㎏급) 간판이다. 2008년 베이징에서 최민호가 60㎏급 정상에 올랐지만 2012년 런던에서는 경량급 메달이 없었다. 이제 20대 초반인 안바울이기에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한번 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지난해부터는 전성시대를 열었다. 국내에는 적수가 없다. 66㎏급 2인자인 재일동포 김림환이 “안바울이 운동하는 것을 가까이서 유심히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된다”고 말할 정도다. 국가대표 1,2차 최종 선발전 정상은 항상 안바울의 자리다.

2013년까지만 해도 안바울은 60㎏급 선수였다. 대학 선배 김원진(양주시청)을 넘어서지 못해 체급을 올렸는데 체중을 늘리려 '1일 5끼'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근력을 키우기 위해 헛구역질이 나와도 야식을 먹으며 버텼다.

세계 최강에 오른 뒤에도 그는 “보완할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며 “순발력이 부족하다. 큰 대회에 나가면 긴장을 많이 한다”고 늘 스스로를 다그쳤다. 안바울은 독종이다. 리우의 은메달은 더 나은 미래로 가는 과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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