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23:32 (월)
골프 여제의 귀환, 박인비 올림픽 금메달 '사상 첫 골든슬램'
상태바
골프 여제의 귀환, 박인비 올림픽 금메달 '사상 첫 골든슬램'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8.21 02: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반 9개홀서만 4타 줄이며 단독 선두 질주한 끝에 우승…리디아 고 은메달, 양희영은 아쉬운 공동 4위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그야말로 '골프 여제'의 화려한 귀환이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명예의 전당까지 오른 '살아있는 전설'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추격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고 단독 선두를 질주한 끝에 금메달을 차지했다.

손가락 부상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고 올림픽 출전여부를 고민해야 했던 박인비가 1900년 이후 116년만에 시행된 올림픽 여자골프의 금메달 주인공이 되며 통쾌한 반전을 이뤄냈다.

박인비는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저바 데 마라펜디의 올림픽 골프코스(파71, 6245야드)에서 끝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골프 마지막 라운드에서 전반 9개홀에서만 버디 4개로 4타를 줄이는 완벽한 퍼팅 감각을 앞세워 5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가 된 박인비는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뉴질랜드, 한국명 고보경)를 5타차로 제치고 116년 만에 열린 올림픽 여자골프에서 챔피언이 됐다.

리디아 고, 게리나 필러(미국)와 챔피언조에서 마지막 라운드를 치른 박인비는 전반 9개홀에서 신기에 가까운 퍼팅 감각을 보여주며 리드를 잡았다. 사실상 리디아 고와 필러를 압도했다.

파3의 3번홀에서 첫 버디를 잡은 것을 시작으로 완벽한 퍼팅 감각을 보여준 박인비는 5번홀에서 다소 길어보이는 퍼팅까지 성공시키며 3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8번홀에서도 티샷으로 그린에 올려놓은 뒤 버디를 잡아내며 전반 9개홀에서만 4개의 버디를 낚았다.

반면 리디아 고는 흔들렸다. 2번홀에서 헤저드에 빠지면서 벌타까지 기록한데다 좀처럼 퍼팅 감각이 떨어지면서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긴 했지만 전반 9개홀에서 1타도 줄이지 못해 순식간에 2타차에서 6타차 뒤지게 됐다. 필러 역시 박인비의 기세에 눌려 좀처럼 따라가지 못했다.

전반 9개홀과 달리 박인비는 후반에 2번의 위기가 있었다. 10번홀에서는 워터 해저드에 빠지면서 벌타를 기록, 보기로 1타를 잃었다. 그 사이 리디아 고와 필러가 아닌 또 다른 경쟁자 펑샨샨이 급격한 상승세를 타며 맹렬하게 쫓아왔다. 한때 펑샨샨은 박인비를 3타차까지 쫓았다.

하지만 박인비는 침착했다. 13번홀에서 다시 한번 롱 퍼팅을 홀컵으로 넣으며 버디를 기록, 1타를 만회한 반면 펑샨샨은 앞서 13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다시 5타차로 벌어졌다.

두번째 위기는 13번홀 환상의 버디를 보여준 뒤 찾아왔다. 파3의 14번홀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진 것. 그러나 벙커샷으로 그린에 올려놓은 뒤 2퍼트로 보기로 처리하며 1타밖에 잃지 않았다. 4타차를 유지한 박인비는 15번홀을 다시 한번 버디로 잡아내며 펑샨샨에 5타 앞섰다. 사실상 금메달을 결정짓는 퍼팅이었다. 박인비는 17번홀에서도 버디를 잡아내며 6타차로 달아나며 승리를 자축했다.

박인비는 파5의 18번홀 두번째 샷이 벙커에 빠졌고 세번째 샷도 그린 뒤쪽 벙커에 빠졌지만 이미 충분한 여유가 있었다. 네번째 샷으로 홀컵에 가깝게 붙인 박인비는 단 한번의 퍼팅으로 파로 막아내며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선수단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따낸 9번째 금메달이었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리디아 고는 퍼팅 감각이 살아나지 않으면서 고전했지만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펑샨샨을 제치고 11언더파 273타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펑샨샨은 11번홀까지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며 박인비를 위협했지만 13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한 뒤 상승세가 꺾였다. 이후 펑샨샨은 단 1개의 버디도 잡아내지 못한채 리디아 고에 다시 추월을 허용하며 동메달을 따넀다.

펑샨샨과 함께 마지막 라운드 경기를 치른 양희영(27·PNS)은 14번홀까지 버디와 보기 2개씩 기록하며 타수를 줄이지 못하다가 15번부터 17번홀까지 연속 3개홀 버디를 잡아내면서 메달권에 가깝게 다가섰다. 하지만 18번홀 두번째 샷이 왼쪽으로 흐르면서 그린 2온에 실패, 이글 기회를 놓치면서 최종합계 9언더파 275타, 공동 4위로 마감했다.

펑샨샨, 양희영과 함께 라운드한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5언더파 279타로 공동 13위를 기록했다. 김세영(23·미래에셋)은 16번홀 이글과 버디 3개를 기록했지만 보기도 5개 범하면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최종합계 1언더파 283타, 공동 25위로 대회를 마쳤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