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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크라우드펀딩-난치병 경매, 두 은메달이 낳은 '감동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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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크라우드펀딩-난치병 경매, 두 은메달이 낳은 '감동공감'
  • 이규호 기자
  • 승인 2016.08.2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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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제스처' 릴리사 돕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 폭발…말라초프스키 "은메달을 금보다 더 가치있게"

[스포츠Q(큐) 이규호 기자] 올림픽에 출전하는 올림피언 대부분의 목표는 메달을 획득하는 것이다. 하지만 메달을 포기하거나 메달을 팔아 더 소중한 가치를 추구한 선수들이 빚어낸 스토리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끝나고도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영국방송 BBC는 23일(한국시간) “망명을 원하고 있는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마라톤 은메달리스트 페이사 릴레사(26‧에티오피아)를 돕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에 4만 달러(4500만 원)가 모였다”고 보도했다.

릴리샤는 머리 위로 팔을 X자로 그리면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에티오피아 정부가 반정부 시위를 벌인 오로모 사람들을 무력 탄압한 것에 반대하고 지구촌에 이를 고발하는 무언의 정치적 메시지였다. 오로모는 릴레사의 고향이다. 메달이 박탈당할 수도 있는 것을 알면서도 용기를 발휘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경기 내에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행동을 금지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정부는 릴레사가 돌아오면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그는 신변에 위협을 느껴 망명을 원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 빠진 그에게 도움의 손길이 뻗어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솔로몬 웅가셰가 그를 돕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를 개설했다. BBC에 따르면 웅가셰는 페이스북을 통해 “원래는 1만 달러(1100만 원)를 목표로 잡았지만 한 시간 만에 넘어섰다”며 “2만5000 달러(2800만 원)로 다시 수정했지만 몇 시간 만에 달성했다”고 전했다.

육상 남자 원반던지기 은메달리스트 피오트르 말라초프스키(33‧폴란드)는 세 살 아이의 난치병 치료를 위해 자신의 은메달을 경매에 내놓는 선행을 펼쳤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23일 “말라초프스키가 망막아세포종에 걸린 올렉 시만스키를 돕기 위해 은메달을 경매에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망막아세포종은 안구에 종양이 생기는 질환으로 1만5000명 중 한 명꼴로 나타난다.

ESPN에 따르면 말라초프스키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위해 원반을 던졌다”며 “이제는 금메달보다 더 소중한 것을 위해 싸워야 한다. 바로 시만스키의 건강”이라고 밝혔다.

한 폴란드 자선재단이 치료에 필요한 12만6000 달러(1억4100만 원) 중 3분의1을 이미 마련해 놓았다. 경매는 24일까지 진행되며 수익은 모두 시만스키의 치료에 쓰일 예정이다. 말라초프스키는 “시만스키를 도울 수만 있다면 내가 딴 은메달은 금메달보다 더 가치 있다”고 강조했다.

▲ 올렉 시만스키가 걸린 망막아세포종은 안구에 종양이 생기는 병으로 만5000명 중 한 명꼴로 발병한다. [사진=피오트르 말라초프스키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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