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11 (금)
'장대높이뛰기 1인자' 진민섭, 동메달에도 웃는 이유
상태바
'장대높이뛰기 1인자' 진민섭, 동메달에도 웃는 이유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28 22: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것이 내 실력, 큰 경험 됐다"고 밝혀, 2015 세계선수권 6위 목표

[인천=스포츠Q 민기홍 기자] “이것이 내 실력이다. 성숙해지는 기회가 됐다.”

목표로 했던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진민섭(22·인천시청)의 표정은 밝았다. ‘국내 장대높이뛰기 1인자’는 아시안게임 성적표를 흔쾌히 받아들이며 큰 선수가 될 것을 다짐했다.

진민섭은 28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5m45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쉐창루이(중국)가 5m55으로 1위에, 같은 기록을 세운 사와노 다이치(일본)가 시기 수에서 뒤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진민섭은 "아시안게임 동메달이 큰 경험이 됐다"며 2015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 6위를 목표로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진민섭은 “아쉬움은 많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며 “비록 동메달이지만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를 계기로 좀 더 파이팅해서 한국 육상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5월 대만오픈에서 5m64를 뛰어 넘어 7년 동안 해묵었던 한국기록을 갈아치운 진민섭은 지난 5월 부산국제장대높이뛰기경기대회에서 5m65를 날아올라 자신의 기록을 1년만에 경신했다.

2009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른 후 무섭게 기록을 갈아치우며 상승세를 탄 그는 지난 8월 육상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국민들이 와서 응원해주신다면 오히려 즐기면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안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노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고대하던 결전의 날.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5m45를 1차 시기에 뛰어넘은 진민섭은 5m55를 1차 시기에 넘지 못하자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곧바로 자신이 보유한 한국 기록 5m65에 도전한 것. 2,3차 시기에 5m55를 넘더라도 시기 수에서 뒤지면 의미가 없기에 금메달을 노려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상황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을 넘는 것은 무리였다. 진민섭은 두 차례 시기에서 모두 실패하며 3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진민섭은 “비가 기록에 변수로 작용하긴 했지만 그것은 변명이다. 비가 올 줄은 몰랐지만 경기 전 심리교육을 받으며 충분히 대비를 했다”며 “큰 대회를 많이 겪지 못한데다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생각에 욕심을 부렸다”고 전했다.

그는 장대높이뛰기의 전설적인 선수 세르게이 부브카(국제육상경기연맹 부회장)를 키워낸 시크비라 아르카디(54·우크라이나)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급성장하고 있다. 진민섭은 2010년 한국 대표팀에 부임한 아르카디와 호흡을 맞춘 후 1년에 5cm씩 기록을 늘려가고 있다.

진민섭은 “외국인 코치님이 큰 도움이 됐다. 지금도 기록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작년보다 평균 기록이 많이 올랐다. 내년에 기록을 10~15cm 올린다면 유럽 상위권도 노려볼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진민섭이 28일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어진 육상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5m45를 뛰어넘고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잔뜩 긴장하며 자신의 기록에 한참 못 미치는 5m40조차 넘지 못했다. 이날 아시안게임에서도 쓰디쓴 경험을 했다. 내년 8월 중국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에서만큼은 꽃을 피우겠다는 각오다.

향후 계획과 포부에 대해 묻자 진민섭은 “일단은 다음달 열리는 전국체전에서 오늘 못했던 것들 풀어가겠다”며 “내년에는 세계선수권이 있다. 오늘의 쓴 경험을 발판 삼아 5m70을 넘어 세계선수권 6위를 목표로 달려가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선수로서 올림픽 금메달, 세계선수권 금메달, 아시안게임 금메달, 아시아선수권 금메달까지 그랜드슬램을 꿈꾼다”며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