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SQ현장메모] '봉중근 웰컴백', LG 앞문 힘 보탠 환상투
상태바
[SQ현장메모] '봉중근 웰컴백', LG 앞문 힘 보탠 환상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9.06 21: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이닝 무실점 호투, 6회초 불펜 난조로 1944일만의 승리는 무산

[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임시선발로 봐야 한다. 100구까지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이 밝힌 선발투수 봉중근(36)에 대한 솔직한 기대치였다. 하지만 큰 믿음을 보이지 못했던 양 감독의 예상과는 180도 다른 광경이 펼쳐졌다.

물론 투구수는 100개를 넘기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무리해서 100개를 던질 필요가 없었다. 83구만 소진하고도 봉중근은 제몫을 다했다.

봉중근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서 선발 등판,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 LG 트윈스 봉중근이 6일 넥센 히어로즈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봉중근은 팀 선발투수 우규민과 데이비드 허프가 각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임시선발로 나섰다. 올 시즌 성적은 14경기 19⅔이닝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5.95. 지난 5월 kt 위즈전에서 3이닝 2실점을 기록한 후 128일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출발이 좋았다. 삼자범퇴로 1회초를 마쳤다. 2회에도 호투는 이어졌다. 뜬공 3개로 끝냈다. 3회에는 안타 하나를 맞았지만 흔들림이 없었다. 최고 구속은 140㎞대 초반에 불과했지만 수싸움에서 타자를 제압했다. 4회 2사까지 11개의 아웃 카운트 중 8개를 뜬공으로 잡아냈다.

4회에는 김민성을 상대로 이날 첫 삼진을 솎았다. 결정구는 특유의 낙차 큰 커브였다. 5회가 하이라이트. 김하성에게 몸쪽 속구를 던져 삼구삼진을 잡았고 박동원은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연속 볼넷을 내주고 2사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서건창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봉중근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웃었다. 그만큼 자신에게도 절실했던 호투.

봉중근은 6회 안타 하나를 내주고 팀이 2-0으로 앞선 무사 1루에서 신승현에게 공을 넘겼다. 봉중근의 선발승은 2011년 5월 12일 한화 이글스전. 당시 6⅓이닝 무실점을 기록, 승리를 거둔 후 1944일 만에 선발 승리를 위한 자격을 갖춘 순간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경기 전 “오늘 잘 던지면 또 나갈 수도 있다”면서도 “임시선발로 봐야 한다”고 큰 기대치를 나타내지 않았다.

팬들의 기대도 양상문 감독과 다르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은 있었겠지만 정말 잘 던져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을 터. 하지만 이닝을 거듭해도 계속되는 봉중근의 호투에 팬들은 큰 환호를 보냈다.

6회초 병살타로 한숨을 돌린 신승현이 3연속 안타를 맞고 2실점 하며 봉중근의 승리는 날아갔다. 하지만 이날 봉중근의 호투는 양상문 감독과 LG 팬들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