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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난세 영웅' 봉중근, LG트윈스 앞문 부담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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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난세 영웅' 봉중근, LG트윈스 앞문 부담 덜었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9.06 2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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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전 5이닝 무실점 호투, "남은 경기 어떤 보직이든 모든 힘 쏟겠다"

[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시속 150㎞를 육박하는 빠른 공은 없었다. 1944일 만의 승리도 챙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LG 트윈스 투수 봉중근(36)이었다.

봉중근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서 선발 등판, 5이닝 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5-2 승리에 힘을 보탰다. LG는 3연패 늪에서 벗어나며 4위 KIA 타이거즈와 격차를 2경기로 좁혔다.

경기 후 봉중근은 “팀이 경기를 이겨 정말 기쁘다. 경기 전 3, 4이닝만 잘 막자고 생각을 했는데 (넥센) 타자들의 타이밍을 잘 뺏은 것이 5이닝을 던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며 웃었다.

▲ LG 트윈스 봉중근이 넥센전에서 선발로 나서 무실점 호투했다. [사진=스포츠Q DB]

봉중근은 올 시즌 14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5.95로 부진했다. 선발로는 지난 5월 kt 위즈전에서 3이닝 2실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 데이비드 허프와 우규민의 부상으로 임시 선발투수 역할을 맡은 봉중근에게 기대가 크지 않았던 이유다.

하지만 봉중근은 이날 보란 듯이 1선발로서 팀을 이끌던 과거를 연상케 하는 호투를 펼쳤다. 속구(45구) 최고 시속은 142㎞에 그쳤지만 주무기인 느린 커브(23구)와 체인지업(15구)을 통해 완급조절을 하며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뺐었다. 5회까지 잡아낸 아웃카운트 15개 중 9개가 뜬공일 정도로 넥센 타자들은 좀처럼 방망이 중심에 공을 맞히지 못했다.

과감한 몸 쪽 속구로 김하성을 잡아낸 장면이 압권이었다. 볼카운트 0-2에서 유인구를 던질 것으로 예상한 김하성은 봉중근의 공격적인 투구를 넋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날카롭게 떨어지는 커브로 잡아낸 삼진 2개도 한창 때 봉중근을 떠올리게 했다.

▲ 봉중근이 데이비드 허프와 우규민의 부상으로 임시 선발투수 역할을 맡아 6일 넥센전에서 호투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봉중근은 2011년 5월 1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6⅓이닝 무실점을 기록, 승리를 거둔 후 1944일 만에 선발 승리를 위한 자격을 갖추고 팀이 2-0으로 앞선 6회초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하지만 공을 넘겨받은 신승현이 동점을 허용해 노디시전이 됐다.

봉중근은 “승리투수 욕심보다는 팀을 위해 긴 이닝을 던졌다는 것이 정말 기쁘다”며 “남은 경기 어떤 보직이든지 팀을 위해 모든 힘을 다 쏟겠다”고 밝혔다.

양상문 LG 감독은 “봉중근이 중요한 경기에서 잘 풀어준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경기 전 양 감독은 “임시 선발”이라고 말했지만 허프가 당장 1군에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우규민도 최소 열흘 간 복귀가 힘들기 때문에 봉중근이 다시 선발 등판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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