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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기자가 직접 본' 중국 속 '한류' 진짜 인기가 있을까 (in 상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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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기자가 직접 본' 중국 속 '한류' 진짜 인기가 있을까 (in 상하이)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9.30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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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중국)=스포츠Q 박영웅 기자]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중국 속 한류가 크게 자리 잡고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방송이나 언론 매체 등을 통해 느끼는 중국 속 한류와 실제 눈으로 본 한류의 차이는 정말 컸다. 실제 중국 속 한류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2014년 9월 현재 중국에 진출해 선풍적인 인기를 주도하고 있는 몇몇 드라마의 현황과 가수들의 활동을 통해 중국 속 한류의 힘을 짚어봤다.

▲ [상하이(중국)=스포츠Q 박영웅 기자] 중국 상하이 지하철 내부에서 만난 SBS '별에서 온 그대' 광고물. 한류의 중국내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한국 드라마는 중국인들에게 최고의 선물

중국 역시 우리나라와 같이 중앙방송을 비롯해 수많은 케이블 방송과 지역방송이 존재한다. 이 중 중국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는 프로그램은 역시 '한국드라마'다.

중국 방송국들의 한국드라마 사랑은 각별하다. 직접 중국의 TV를 보면서 채널을 돌리다 보면 언제든 한국드라마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심지어 사람들이 TV 시청을 잘 하지 않는 낮 시간대에도 한국 드라마는 방송 중이었다.

상하이에 거주 중인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방송 중인 한국드라마는 공식적인 것과 비공식적인 것을 합쳐 수십여 편에 이른다.

▲ [상하이(중국)=스포츠Q 박영웅 기자] 중국에서 TV를 켜면 한국드라마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사진은 故 최진실이 출연했던 드라마 '나쁜 여자 착한여자'의 방송 모습.

이 중 2014년 기준 크게 히트를 하거나 큰 관심을 끌고 있는 드라마는 SBS 드라마스페셜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 KBS 월화드라마 '조선 총잡이'(이하 '조총'),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이하 '운널사') 등이다.

먼저 '별그대'의 경우 중국 내에서 최고의 드라마라는 찬사를 받으며 출연배우인 김수현을 현지에서 일약 슈퍼스타로 부상시켰다.

그는 중국판 유튜브에서 조회수 1위를 달성했고 그와 관련된 상품들과 이전에 출연한 작품들이 중국에서 리메이크되는 등 열풍을 일으켰다. 이번에 중국 상하이 거리와 지하철을 살펴본 결과 거리에는 김수현의 사진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다. TV속에서도 그의 광고가 연이어 나왔다. '별그대' 돌풍은 허언이 아니었다.

▲ [상하이(중국)=스포츠Q 박영웅 기자] 현재 중국에서 방송중인 '나쁜 여자 착한여자'를 통해 인기를 얻고 있는 전노민은 중국 여성들에게는 신사로 통하는 배우다.

현지 가이드는 "최근 열린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한국 드라마 열풍이었다"며 "'별그대' 때문에 중국 내 프라이드치킨 매상이 많이 늘어났다"는 현지 언론 보도를 소개했다.

이 가이드는 또 중국 지도자들이 "외계인이 400년 전 우연히 지구에 도착해서 톱스타와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드라마 설정이 얼마나 특이하냐며 중국은 왜 이런 히트작을 만들지 못하느냐"는 탄식을 했다는 보도 내용도 전했다.

이처럼 '별그대'는 드라마 및 주연배우의 인기 여파로 패션, 화장품, 음악, 음식까지 덩달아 인기를 끌며 중국 내 신드롬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중국을 흔드는 드라마는 '별그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히트를 준비 중인 중국 내 최고의 관심 작품도 존재한다. 바로 '조총'과 '운널사'다. 두 드라마는 얼마 전 국내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 드라마들로 중국에서는 이미 선판매돼 방송을 기다리고 있는 작품들이다.

주목할 부분은 이들 작품들은 중국에서 공식 방송되기 이전부터 큰 관심을 끌며 이미 중국인들 사이에서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일 방송된 중국의 중앙방송 연예 체널에서도 이들 두 작품을 계속해 광고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

▲ [상하이(중국)=스포츠Q 박영웅 기자] KBS 1TV '너는 내 운명'은 낮 시간에 방송되고 있었다.

상하이를 자주 방문하는 한 소속사 관계자는 "이미 한국드라마는 중국인들에게 하나의 생활문화로 자리 잡았다"며 "특히 요즘은 한국에서 히트하고 공식적으로 넘어온 (더빙이 들어간) 드라마만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방송 중인 한국어판의 드라마가 관심을 끌고 있을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관계자의 말처럼 현재 상당수의 중국인들은 언어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한국 드라마를 동시에 즐기고 있다. 한국 드라마가 중국인들에게는 이미 필수 문화 품목이 됐다고 할 수 있다.

▲ [상하이(중국)=스포츠Q 박영웅 기자] 한류 아이돌의 인기도 드라마 못지 않게 높았다. 사진은 중국 TV에서 방송중인 한류 음악관련 프로그램의 카라 뮤직비디오 한 장면.

◆ 중국 내 한류 하면 음악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중국에서 '한류'하면 한국 드라마 못지 않게 한류 가수들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중국 음악계와 젊은이들은 한국식 아이돌 따라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중국인들에게 한국 아이돌 가수들은 현시대 최고의 유행 음악이자, 동경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만 해도 한류 아이돌 스타일의 옷을 입거나 음반을 구매하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TV속에서도 한류 아이돌과 비슷한 스타일의 중국 현지 그룹들이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한류 아이돌 스타들은 중국에서 미국이나 유럽에서 인기를 끄는 서방권 스타들보다 더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한류 아이돌 가수를 큰 행사에 게스트로 '모시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한류 아이돌 가수들은 중국에서는 최신 유행을 선도하는 신 같은 존재들로 이들의 가치는 엄청나다"며 "이런 걸 잘 아는 중국의 상류층들은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한류 아이돌 가수를 모셔 오기 위해 전쟁을 치를 정도다"라고 강조했다.

▲ [상하이(중국)=스포츠Q 박영웅 기자] 'JYJ 상하이 콘서트 현장' 중국 한류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는 팬들은 의자를 밟고 올라가 공연을 볼 정도로 열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중국인들의 이런 열기 덕분에 한국 아이돌 가수들은 중국 음악 시장의 큰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그룹이 JYJ와 엑소, 슈퍼주니어 등 수십 팀에 달한다.

이들은 음반을 발매하면 중국 내 음악 차트를 곧바로 석권하는 것은 물론이고 TV 속 중국 음악방송을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다. 아울러 각종 광고와 홍보 등 중국내 마케팅 산업 전반에까지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중국 내 한류가 중국문화를 잠식한다며 불만을 표출하는 반대론자들조차 이들 한류 아이돌 가수들이 중국 경제를 비롯해 음악과 대중 연예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인정할 정도다. 이쯤 되면 한류 아이돌 가수들은 중국의 대중 연예 문화를 이끄는 선구자라고 말해도 무방할 듯싶다.

▲ 지난 20일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JYJ 상하이 콘서트' 현장은 그 어느 공연장보다 열광적이었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 중국 당국의 규제 움직임, 천편일률적 콘텐츠 혹평 등...'호황 속 위기감' 고조

이처럼 중국 내에서 한류는 이미 큰 기둥과 같이 자리를 잡은 분위기다. 중국인들과 융화됐고 그들에게 더는 없어서는 안 되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그러나 한류가 정점을 달리고 있다고 해서 마냥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한류 드라마와 음악에 대해 규제의 고삐를 조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국 문화를 잠식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여파 때문인지 한류 반대론자들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더욱 걱정되는 부분은 일부 중국인들 사이에서 "한류 드라마와 음악은 천편일률적이라 재미가 없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 [상하이(중국)=스포츠Q 박영웅 기자] 상하이 지하철 내부 광고판은 한류 관련 광고가 절반 이상 차지하는 곳도 있었다.

실제 가이드를 통해 만나본 한 중국인 한류팬 위가위(20) 씨는 "드라마나 음악 등이 너무 비슷한 것들만 쏟아지는 느낌"이라며 "서서히 실증을 내는 주변 친구들도 존재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위 씨는 "(중국) 당국에서도 최근에는 한류 콘서트나 드라마의 숫자를 크게 줄이면서 의도적으로 한류의 대규모 확산에 대한 조절에 들어간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현재 중국 속 한류는 절정의 인기 이면에 위기의 조짐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다. 지난 90년대 말부터 진출해 무려 20여 년 가까이 지탱해온 중국 내 한류가 최대의 호황 속에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 중국내 최고 한류스타 '별그대' 전지현(왼쪽)과 김수현. [사진=스포츠Q DB]

위기의 조짐 속에서 한류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이젠 일방적인 콘텐츠의 제공이 아닌 중국인들과 함께 살아 숨 쉬고 함께 참여하는 쌍방향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노력이 이어질 때 중국내 한류는 영원한 최고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속사 관계자는 "한류는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반발하는 중국인들도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라며 "더욱 지속적이고 강력한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중국인들을 더 이해하고 다양성을 갖춘 한류 문화 콘텐츠를 생산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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