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나 혼자만의 승리가 아닌 선수단 전원의 승리다.”
‘캡틴’의 책임감이 돋보이는 투구였다. LG 트윈스의 주장 류제국(33)이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을 경신했다.
류제국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서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122구를 던지며 5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 시즌 13승(10패)째를 개인 첫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LG는 삼성을 5-0으로 꺾고 4연승을 질주했다. 최근 2주간 10승 2패를 마크하며 4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2013년 KBO리그 데뷔 후 완봉은 물론, 단 한 차례의 완투도 없었던 류제국은 완봉승이 확정되는 순간 포수 유강남과 얼싸안으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아울러 2012시즌 12승을 넘어 개인 한 시즌 최다승도 갈아치웠다.
경기 후 류제국은 “나 혼자만의 승리가 아닌 선수단 전원의 승리다. 기분이 좋다”면서 “정규이닝 완봉승은 프로야구 인생 중 처음이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아 조금은 어색한 느낌이다”라고 웃었다.
전반기 부진을 만회하며 달성한 기록이라 더 뜻깊다. 류제국은 올 시즌 전반기 16경기에서 5승 8패 평균자책점 5.11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후반기 11경기서 8승(2패)을 쓸어 담은 류제국은 2013년 이후 4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챙김과 동시에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도 경신했다. LG의 급상승세와 맞물린 극적인 반전드라마다.
이날은 변화무쌍한 투구가 돋보였다. 속구(32개) 최고 구속이 시속 143㎞에 지나지 않았지만 주무기인 커브(35구)를 비롯해 커터(30개), 체인지업(20개), 슬라이더(5개)의 위력이 강했다. 특히 5회초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장식하는 과정에서는 박해민에게 던진 시속 143㎞짜리 ‘위닝샷’이 돋보였다. 몸쪽을 정확히 찌르는 결정구로 컨택이 좋은 박해민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8회엔 주장으로서 팀을 생각하는 책임감 있는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선두타자 이지영을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3루 땅볼로 아웃시킨 류제국은 강상수 투수코치가 점검 차 마운드에 올라오자 곧바로 ‘더 던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강 코치는 곧바로 더그아웃으로 내려갔다. 100개에 육박한 투구수였지만 상대 타선을 제압할만한 힘이 남아있었다.
9회초 2사 2, 3루 위기에 몰리면서 끝까지 마음 놓을 수 없었던 류제국은 백상원을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시키면서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방송사 인터뷰 도중 양석환 등 후배들이 얼굴에 케이크 세례를 퍼부었지만 뜻깊은 기록을 달성하며 팀의 연승을 이끌었기에 더없이 기쁜 류제국이다.
류제국의 투구를 지켜본 양상문 LG 감독은 “류제국이 강약 조절을 잘 하면서 상대 타선을 잘 막았다. 생애 첫 완봉승을 축하한다”며 “양석환과 문선재의 홈런으로 편안하게 이어갈 수 있었다. 지금처럼 선수 모두가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면 앞으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양 감독은 “오늘도 많은 팬들이 찾아와 주셨는데, 좋은 경기를 보여드려 기분이 좋다. 응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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