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플롯초점Q] '구르미 그린 달빛' 인어 아씨 이야기와 함께 드러난 박보검·김유정·진영·채수빈의 사각관계
상태바
[플롯초점Q] '구르미 그린 달빛' 인어 아씨 이야기와 함께 드러난 박보검·김유정·진영·채수빈의 사각관계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9.21 0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한 고비를 넘으니 곧바로 다음 고비가 찾아온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박보검과 김유정이 드디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나 싶었더니, 이번에는 외부에서 이제 막 풋풋하게 손을 맞잡은 두 연인을 흔드는 거센 풍파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20일 방송된 KBS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극본 김민정 임예진·연출 김성윤) 10회에서는 내시가 아닌 여자로서의 모습을 드러낸 홍라온(김유정 분)이 왕세자인 이영(박보검 분)과 풋풋하게 사랑을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 KBS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홍라온(김유정 분)은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에게 '인어아씨'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영은 '인어아씨'의 결말이 왕자의 사랑을 얻지 못한 인어아씨가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다는 말에 슬픈 표정을 지으며 두 사람의 앞날에 드리워진 복선을 짐작케 했다. [사진 = KBS '구르미 그린 달빛' 방송화면 캡처]

왕세자 이영은 19일 방송된 '구르미 그린 달빛' 9회에서 무려 다섯 번이나 홍라온에게 마음을 전하며 어떻게든 홍라온을 붙잡으려 했고, 자신의 존재가 왕세자인 이영에게 누를 끼칠까 걱정해 출궁까지 생각하고 이영의 곁을 떠나려던 홍라온은 결국 이영이 수신호를 통해 "내가 너를 좋아한다. 아니 연모한다. 그러니 제발 내 곁에 있어라"라고 전한 것에 결국 눈물을 흘리며 마음을 열게 됐다.

두 사람이 서로 마음의 문을 열기까지는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한 번 열리기 시작한 관계는 멈출 줄 몰랐다. 이영은 아침 일찍 일어나 홍라온이 오길 기다리고, 홍라온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꿀밤을 때리는 척하면서 슬며시 홍라온의 볼에 뽀뽀도 해준다.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영은 홍라온의 무릎을 베고 눕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때 이영과 홍라온, 두 연인의 비극적인 앞날을 예고하는 복선이 깔린다. 홍라온이 이영에게 들려주는 '인어아씨'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 '인어아씨' 이야기는 왕자를 보고 사랑에 빠진 인어아씨가 목소리를 대가로 다리를 얻어 인간이 되지만, 결국 왕자의 사랑을 얻지 못하고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다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화 '인어공주' 이야기와 동일하다.

사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시대배경을 감안할 때 홍라온이 '인어공주' 이야기와 같은 '인어아씨' 이야기를 이영에게 들려주는 것은 완벽한 고증오류라 할 수 있다. 물론 드라마는 정확하게 작중 시기를 드러내지는 않고 있지만 왕세자 이영의 실제 모델이 23대 국왕 순조의 세자였던 효명세자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시대에 맞지 않는 것이다.

이영의 모델인 효명세자는 1809년에 태어나 1827년 아버지 순조를 대신해 대리청정을 시작했으니 작중 시기를 1827년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인어공주' 이야기를 만든 덴마크의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은 효명세자보다 고작 4년 먼저인 1805년에 태어났고, '인어공주'는 안데르센이 1837년 발표한 세 번째 동화작품집에 수록되어 있었다. 한국에도 물론 '어우야담' 등을 통해 전해오는 인어에 관한 전설이나 민담이 있지만, 대부분 '인어공주'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이처럼 고증오류라 볼 수 있는 설정인 '인어아씨' 이야기가 '구르미 그린 달빛'에 굳이 등장한 것은 이영과 홍라온의 앞날을 암시하는 복선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역사에서도 효명세자는 1830년 불과 2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효명세자의 세자빈은 당연하지만 가상인물인 홍라온이 아닌 신정왕후 조씨였다. 현재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예조판서 조만형(이대연 분)의 딸인 조하연(채수빈 분)이 바로 훗날의 신정왕후다.

▲ KBS '구르미 그린 달빛' [사진 = KBS '구르미 그린 달빛' 방송화면 캡처]

그렇기에 홍라온의 '인어아씨' 이야기는 왕자가 결국 인어아씨의 마음을 몰라준다는 것은 다르지만, 혼인만큼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인어아씨'로 상징되는 홍라온이 아닌 조하연과 하게 될 것을 의미하고 있다. 그래서 20일 방송된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도 왕(김승수 분)이 영의정 김현(천호진 분)을 중심으로 한 외척 안동김씨 세력에서 세자를 자유롭게 하기 위해 예조판서 조만형의 딸과 국혼을 추진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김현의 친손자로 향후 외척인 안동김씨 세력을 이끌 차기 수장으로 지목되고 있는 김윤성(진영 분)은 왕세자 이영의 국혼이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되자, 이영에게 "전하의 국혼이 준비되는 모든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고 아파하고, 하지만 저하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웃어야 하는 사람. 그 사람을 제가 연모하고 있습니다"라며 홍라온을 이미 전부터 여인으로 연모하고 있음을 밝힌다.

이미 이영이 왕세자라는 사실을 알기 전부터 흠모하고 있던 조하연도 아버지 조만형에게 국혼에 관한 이야기를 듣자 "저하께서 불충불의한 신하들로 인해 많은 고초를 겪고 계시다 들었습니다. 안 그래도 어찌하면 작은 위로라도 될까 싶어 고민하던 참이었는데. 도움이 되어 드리고 싶습니다. 설사 제가 아니라 저희 가문이 필요한 것일지라도 상관없습니다"라며 이영을 향한 마음을 굳혔다. 게다가 조하연은 이미 이영과의 국혼이 거론되기 전에 영의정 김헌의 친손자인 김윤성과도 혼담이 한 차례 오간 바 있기에 이들 네 사람은 서로 촘촘하게 사각관계를 형성하게 됐다.

총 18부작으로 편성된 '구르미 그린 달빛'은 이제 10부까지 이야기를 마치며 반환점을 돌아 한 발 더 앞으로 내딛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구르미 그린 달빛'은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과 홍라온(김유정 분), 그리고 김윤성(진영 분)과 조하연(채수빈 분) 등 네 사람이 서로 본격적으로 얽히기 시작하며 홍라온의 '인어아씨' 이야기처럼 향후 다가올 비극의 전조를 짙게 드리우기 시작하며 달달한 궁중 로맨스에서 궁중 암투극으로 더욱 깊은 이야기가 펼쳐지게 될 것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