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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사상 첫 세계제패' 김선우, 근대5종 홀대 날린 한풀이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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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사상 첫 세계제패' 김선우, 근대5종 홀대 날린 한풀이 질주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9.23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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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선수로 세계청소년대회 첫 정상, 리우올림픽 중계 無 근대5종 스타 탄생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지난달 22일 막을 내린 리우 올림픽에서 근대5종은 철저히 외면받았다. 방송사들은 생중계는커녕 하이라이트로도 '만능' 스포츠맨들의 레이스를 내보내지 않았다. 현장 입장에선 많이 서운한 대목이었다.

김선우(20·한국체대)가 그 한을 풀었다. 지난 17일(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2016 근대5종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여자 개인전에서 1315점을 기록, 프란체스카 토그네티(이탈리아)를 7점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성인, 청소년 대회를 통틀어 한국 여자 선수가 아시아가 아닌 세계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근대5종경기연맹은 “김선우 덕분에 한국이 2020년 도쿄 올림픽 근대5종에서 메달을 가져갈 가능성이 생겼다”고 전했다.

▲ 김선우가 가는 길이 한국 여자 근대5종의 역사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세계청소년선수권 개인전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사진=국제근대5종경기연맹 제공]

◆ 리우 올림픽 14위, 윤초롱-양수진 넘은 역사

김선우의 올림픽 목표는 톱10 진입이었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올림픽에 나간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15위 안에만 들 수 있다면 바랄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해 했지만 김성진 여자대표팀 감독은 “8위권도 가능한 성적”이라고 기를 불어넣었다.

결과는 14위. 한창 재미를 붙여 강점이 된 펜싱에서 부진해 원한 바를 이루지 못했다. 근대5종에서 펜싱은 순위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자신의 점수를 올림과 동시에 경쟁자를 따돌릴 수 있다. 승마, 수영, 사격, 육상과 다른 상대방을 맞붙는 종목이다.

아쉬움은 남지만 이는 2008년 베이징 윤초롱의 33위, 2012년 런던 양수진의 24위를 훌쩍 넘은 한국 여자 근대5종의 새 역사다. 꿈의 무대 올림픽에서 탄력을 받은 그는 세계무대까지 제패하며 2년 뒤 아시안게임, 2020년 도쿄 올림픽 전망을 환히 밝혔다.

▲ 세계청소년근대5종선수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선우(윗줄 가운데).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국제근대5종경기연맹 제공]

◆ 스타의 등장, 밝은 미래 꿈꾸는 근대5종 

김선우가 가는 길이 곧 여자 근대5종의 역사다. 과천초 재학 시절 트라이애슬론으로 운동을 시작한 그는 과천중 3년 때 친구 소개로 근대5종으로 종목을 전환했다. 더 많은 걸 해내야 하는 데 매력을 느꼈다고. 그만큼 승부욕이 강하다.

2011년 제30회 전국선수권 여중부 근대3종 우승을 시작으로 경기체고 재학 시절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양수진, 최민지, 정민아와 금메달을 합작했고 지난해 베이징 아시아선수권 개인전에서 2위에 올랐다. 성장세가 가파르다.

귀여운 외모를 지닌 데다 운동하는 여자 신드롬까지 맞물려 삼촌 팬도 늘고 있다. 그의 기사에는 “예쁜 선수”, “멋지다”는 류의 댓글이 꼭 달린다.

손연재의 등장으로 리듬체조가 대중화된 것처럼 김선우가 근대5종을 움직이는 대들보로 크고 있다.

올림픽 재방송조차 되지 않았던 근대5종은 '방년 철인' 덕에 밝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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