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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에서 '여왕'으로, 진화 준비 마친 손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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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에서 '여왕'으로, 진화 준비 마친 손연재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02 0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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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새로운 경기의 시작, 내 루틴대로 경기에 임할 것"

[인천=스포츠Q 민기홍 기자] ‘여왕’으로 진화할 준비는 끝났다. 관중들은 '요정'의 아름다운 자태에 매료되고 말았다.

이제는 개인전 메달만이 남았다. 손연재(20·연세대)가 전 종목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아시안게임 금메달 전망을 환히 밝혔다.

손연재는 1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 및 팀경기 B조에서 연기를 펼쳐 볼 17.883점, 후프 17.850점, 리본 17.983점, 곤봉 18.016점을 받아 총점 71.732점을 기록,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손연재가 1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 볼 연기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터키 이즈미르에서 막을 내린 국제체조연맹(FIG) 2014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후프(17.966점), 볼(17.733점), 곤봉(17.833점), 리본(17.050점)으로 총점 70.582점으로 종합 4위에 올랐다. 후프에서는 절정의 기량으로 동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열린 대회에서 또 점수를 끌어올리며 쾌조의 컨디션임을 알렸다.

손연재는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4종목 다 큰 실수 없이 마무리해서 좋은 경기였다”고 만족감을 표현하며 “내일은 또 새로운 경기의 시작이고 새로운 하루기 때문에 제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금메달을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이는 라이벌 덩쎈웨(중국)를 완벽하게 제쳤다. 앞선 A조에서 연기한 덩썬웨는 후프(17.633점), 볼(17.550점), 리본(17.300점), 곤봉(17.700점)에서 최종점수 70.183점을 받아 2위에 올랐다. 던져 올린 리본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바람에 리본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이날 손연재가 기록한 총점 71.732점은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 성적보다도 좋은 기록이다.

둘의 점수차는 1.549점. 결코 안심할 수 없다. 한 번의 실수가 승패를 좌우한다.

지난 세계선수권에서 둘의 점수차는 1.167점에 불과했다. 덩쎈웨는 손연재의 바로 뒤인 5위에 올랐다. 둘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 것은 당연했다. 이날 적잖은 중국 기자들이 남동체육관을 찾았고 덩쎈웨의 경기가 일찌감치 끝났음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손연재의 경기를 지켜봤다.

손연재는 덩쎈웨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덩쎈웨도 대단한 선수고 실력이 있다”면서 “새로 시작하는 마음에서 각자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날 리듬체조 역사상 최초로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해 기세가 최고조에 올랐다. 손연재는 “개인 메달도 중요하지만 리듬체조 최초로 팀으로서 은메달을 땄다는 것이 행복하다”며 “대한민국 리듬체조 역사 새로 쓰게 해준 동생들과 맏언니 윤희 언니한테 고맙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손연재는 금메달을 두고 다툴 라이벌 덩쎈웨를 4종목 모두 완벽하게 제쳤다.

이날 남동체육관에는 손연재가 등장할 때마다 열화와 같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그가 볼과 곤봉을 높이 던져 올렸다가 받을 때면 탄성이, 우아한 동작으로 연기를 마칠 때면 박수가 쏟아졌다.

손연재는 “한국에서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시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예선은 1위지만 내일 결승은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내 루틴대로 경기에 임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현재까지 시나리오는 완벽 그 자체다. ‘요정’은 ‘여왕’으로 한 단계 진화할 수 있을까. 단체전 은메달이라는 쾌거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한국 리듬체조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을까.

2일 오후 6시,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펼쳐지는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승전에 스포츠팬들의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손연재는 곤봉에서는 '꿈의 점수대'인 18.016점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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