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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골든 스틱, 올림픽 정상권 재도전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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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골든 스틱, 올림픽 정상권 재도전하려면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0.0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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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우승으로 자동출전권 얻은 '올림픽 체제' 조기 돌입 호재…유럽팀 잡을 수 있는 체력 보완·경험 축적 숙제

[스포츠Q 박상현 기자] 16년만에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아시아 정상 고지에 선 한국 여자하키가 다시 한번 세계 정상권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한국 여자하키 대표팀은 1일 인천 선학하키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중국과 결승전에서 김다래(27·아산시청)의 3피리어드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기고 16년만에 꿈에 그렸던 금메달을 다시 목에 걸었다.

국제하키연맹(FIH) 규정에 따르면 아시안게임 우승팀은 자동으로 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한다. 이에 따라 한국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16년만에 아시안게임 우승을 통한 올림픽 본선권을 따냈다. 별도의 올림픽 예선전 없이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기 때문에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는 2년의 시간을 벌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 여자하키는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잡기 위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중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김상열(59) 감독을 기술고문으로 영입하는 등 쓸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다.

김상열 감독의 영입은 중국 선수들의 습관과 기술을 모두 파악함해 이들이 경기장에서 장점을 발휘할 수 없도록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중국 선수들의 경기력과 습관을 훤히 꿰뚫어보고 있었기 때문에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꺾을 수 있었다.

이제 한국 여자하키는 아시아 최강의 자리에서 올림픽에서 더 좋은 성적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의 앞에는 중국 뿐 아니라 네덜란드, 호주 등 세계 최강이 기다리고 있다. 1996년 애틀랜타 이후 20년만에 올림픽 메달 그리고 두차례나 결승전에서 고배를 마셔 따내지 못했던 올림픽 금메달까지 목표로 한다.

◆ 중국 실력을 확실하게 넘어라

한국이 중국을 꺾은 것은 큰 의미가 있다. 2002년 부산 대회를 통해 중국에게 처음 금메달을 내준 뒤 계속 중국과 실력차가 벌어지고 있었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중국은 한국의 상대가 되지 못했지만 부산 대회를 통해 위치가 역전됐다.

2년전 런던 올림픽은 중국에게 치욕을 맛봤다. 중국과 1라운드 첫 경기에서 0-4로 완패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만 하더라도 두차례 경기에서 모두 비겼고 결승전에서 승부치기로 아깝게 졌을 뿐이었지만 올림픽 무대에서는 다시 격차가 벌어졌다.

일단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잡았다고는 하지만 확실하게 실력에서 넘어섰다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중국을 완벽하게 분석해서 얻어낸 값진 승리라고는 하지만 상대팀의 온갖 정보를 모두 알고 있는 '정보원'을 통해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중국도 한국 선수들의 모든 습관을 꿰뚫어보는 정보원이 있었을 때도 한국이 중국을 넘어섰을 수 있을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 한국 여자하키대표팀 선수들이 1일 인천 선학하키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승리, 금메달이 확정된 뒤 시상식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아시아 정상을 다투던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제 목표는 세계 정상이다. [사진=스포츠Q DB]

FIH의 세계랭킹에서도 한국은 중국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2003년 당시 한국 여자하키의 세계랭킹은 6위로 중국(4위)에 뒤졌다. 이후에도 한국은 계속 중국에 이어 '아시아 2인자'에 그쳤다. 9월까지 순위 역시 중국은 5위, 한국은 9위다.

◆ 세계 최강에 밀리지 않는 체력이 관건

한국 여성스포츠, 특히 구기종목을 보면 종종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져 앞서가던 경기가 뒤집히는 경우가 많다.

'우생순 신화'를 쓴 여자핸드볼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여자핸드볼은 세계 정상권과 맞서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한 체력강화 훈련으로 지금은 유럽의 선수들과 맞부딪히더라도 해볼만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후반에 체력이 떨어져 급격하게 무너지거나 역전을 허용하는 경우도 많이 줄었다.

한국 여자하키도 여자핸드볼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미 여자하키에서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긴 하지만 세계 정상권으로 도약하기 위해 경쟁해야 할 팀은 같은 아시아권의 중국이 아니라 한국보다 체격조건에서 우월한 네덜란드와 호주다.

▲ 한국 여자하키대표팀 선수들이 1일 인천 선학하키경기장에서 금메달 시상식을 마친 뒤 하트를 그리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여자하키가 1996년 이후 20년만에 메달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국제경기 경험과 기술 습득 등 많은 과제를 앞두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또 국제 경기 경험을 쌓는 것도 필요하다.

올림픽 무대에서 경쟁해야 할 상대팀들에 대한 적응을 키우고 경험을 쌓는 것은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 전지훈련과 유럽팀들과 경기 경험을 통해 올림픽을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남자농구나 남자하키 모두 국제경기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농구 월드컵에 출전하기 직전 한달 가까이 국제경기 및 실전 경험을 많이 쌓지 못한 것이 하나의 걸림돌로 작용했고 남자하키대표팀의 신석교 감독도 인도와 4강전에서 진 뒤 국제경기 경험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미리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낸 것은 분명 호재다. 예선 준비 대신 세계 강호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하키대표팀의 한진수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올림픽에 진출하기 위해 예선부터 힘든 과정을 거쳤는데 이제부터 올림픽에 포커스를 맞춰 준비해야 할 수 있게 됐다"며 "당장 내일부터라도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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