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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윤경신-윤시열, 핸드볼 2연속 '두산 천하' 이끈 독한 윤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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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윤경신-윤시열, 핸드볼 2연속 '두산 천하' 이끈 독한 윤씨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10.02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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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신 감독 "2년 전 경험 있어 더 긴장", 윤시열 "무패 우승 못해 아쉽다"

[올림픽공원=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진짜 좀 아프다. 얼마나 세게 밟던지.”

두산을 우승으로 이끈 ‘핸드볼 레전드’ 윤경신 감독이 가슴을 어루만지며 미소지었다.

두산은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6 SK핸드볼코리아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SK 호크스를 32-24로 꺾고 2연승을 거두고 통산 5번째 정상을 차지했다.

종료 1분 전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기쁨을 만끽한 선수들은 우승 직후 기념 티셔츠로 옷을 갈아입고 코트 중앙으로 모였다. 윤경신 감독을 호출해 헹가래치더니 이내 떨어뜨리고선 힘차게 걷어찼다.

고난을 모두 이겨낸 최강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세리머니다.

두산은 2009년 슈퍼리그로 출범한 핸드볼리그에서서 5년 연속 통합우승을 구가하다가 2014년 웰컴론에 우승컵을 한 번 뺏겼으나 지난해 통합 우승으로 명가의 명예를 되찾았다.

정규리그 포함 10승 3무 1패의 퍼펙트 시즌을 보낸 두산이 2년 연속 통합우승을 이룩할 수 있었던 데는 '독한 윤 씨' 2명이 있었다.

◆ 윤경신 감독 “이창우 분석 적중, 선수들에게 고맙다”

“올해 리그가 올림픽 때문에 길었습니다. 중간 중간 틈까지 있어서 힘들었어요. 올 여름도 유난히 더웠고요. 모든 걸 이겨내고 묵묵히 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상기된 표정으로 취재진을 만난 윤경신 감독은 가장 먼저 선수단에게 영광을 돌렸다. 2013년 1월 두산 지휘봉을 잡은 ‘레전드’는 4년 연속 팀을 결승에 올려 그중 3번이나 마지막에 웃었다.

▲ 윤경신 감독은 두산의 핸드볼코리아리그 V5, 개인 3번째 우승을 경험했다.

윤경신 감독은 “누구 하나를 꼽을 수 없지만 베테랑 선수들이 잘해줬다”며 “윤시열, 정의경, 임덕준과 골키퍼 2명(박찬영, 이동명)에게 특히 고맙다”고 말했다.

벼랑 끝에 몰린 팀은 SK가 아니라 두산 같았다. 초반 강한 압박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전반 SK의 득점을 8골로 막았다.

2014년 결승에서 웰컴론 코로사에 2,3차전을 내리 줘 준우승에 머물렀던 기억이 윤 감독을 독하게 만들었다.

그는 “2년 전 3차전에서 진 경험이 있어 2차전인데도 더 긴장됐다”며 “선수들이 많은 분석을 했다. 특히 상대 골키퍼 이창우를 파헤쳐 슛을 공략해 성공률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이날 이창우의 방어율은 25.58%로 정규리그 34.07%에 비해 한참 떨어졌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서 SK에 덜미를 잡힌 게 전화위복이 됐다. 11연속 무패(8승 3무) 이후 그 1패로 퍼펙트 우승을 놓쳤다. 윤경신 감독은 “그 경기를 졌기 때문에 약이 돼 2연승으로 끝내지 않았나 싶다”고 돌아봤다.

남자부 모든 팀이 타도 두산을 외친다.

윤경신 감독은 “전처럼 독주는 힘들 것 같다. SK도 좋은 선수가 들어올 것이고 리그도 평준화돼 우승이 힘들 것 같다”면서도 “조태훈, 김세호, 황도엽 등 젊은 선수들이 많이 향상된 게 큰 수확”이라고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윤시열 “부담 이겨냈다, 무패 우승 못해 아쉬워”

실업 10년차 윤시열은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013년 이후 3년 만에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고 1,2차전 합계 11골로 팀의 2연패에 크게 기여했다.

윤시열은 “모든 팀들이 저희를 목표로 삼고 나와 준비하면서 힘들었다”며 “리드하면 항상 우리가 부담을 갖는데 올해도 즐기면서 이겨냈다”고 밝게 웃었다.

기량이 빼어난 그이지만 '팀보다 먼저인 개인은 없다'는 게 그의 철학.

윤시열은 “정규리그 MVP를 받았지만 못마땅했다. 만족 못하는 상이다. 그 정도로 특출 나게 잘 하지 않았다”며 “그간 고생을 많이 해서 보람을 찾으려 했기 때문에 (챔피언결정전에서) 팀에 보탬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더할 나위 없는 우승같은데 윤시열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SK에 당한 1패가 뼈아픈 그다.

윤시열은 “3라운드 마치고선 ‘세상에 쉬운 게 없다’고 느꼈다. 우리가 조금 안이하게 대처했다”며 “리그를 치르면서 제일 후회되는 게 그거다. 핸드볼코리아리그에 한 획을 긋는 건데”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2연패로 핸드볼코리아리그 V5를 달성한 두산은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하지 않고 휴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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