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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한국-카타르 격돌, 슈틸리케 '신중모드'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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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한국-카타르 격돌, 슈틸리케 '신중모드' 3가지 이유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0.05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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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이란-우즈벡에 2연패에도 내용은 뛰어나…감독까지 바뀌어 전력 베일"

[수원=스포츠Q(큐) 글 박상현·사진 이상민 기자] 울리 슈틸리케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신중해졌다. 카타르와 결전을 하루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묘한 기류가 흘렀다. 

슈틸리케 감독도 러시아 가는 여정에 카타르와 수원성 대결이 큰 고비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가진 대표팀 훈련 직전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 한국-카타르 A조 경기 공식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 시리아전 무승부 때문에 더 부담이 가는 경기"라고 강조했다. 

▲ 울리 슈틸리케 감독(가운데)과 기성용(오른쪽)이 5일 수원종합운동장 본부석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이어 "홈에서는 승점을 잃는 상황이 일어나선 안된다. 월드컵에 진출하려면 이런 부담쯤은 이겨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가 2연패로 조 최하위에 떨어져 있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것을 알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말에서 6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카타르와 최종예선 3차전을 '돌다리도 두들기고 건너는' 것처럼 신중하게 생각하는 3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다.

◆ 카타르, 이란-우즈벡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았다

카타르가 현재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3실점하며 2연패를 당하긴 했지만 경기력은 2패로 끝날 성격의 것이 아니었다.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첫 경기에서는 후반 추가시간 11분 동안에만 2골을 내주며 0-2로 패했고, 우즈베키스탄과 홈경기 역시 경기 내용에서는 이겼으면서도 후반 41분 프리킥 한방에 무너졌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도 "이란전의 경우 후반 추가시간 4분과 11분에 연속골을 내주면서 진 것이다. 이란으로서는 카타르를 간신히 이겨 진땀을 흘렸던 경기"라며 "우즈베키스탄과 경기도 잘하다가 프리킥 하나에 실점하면서 졌다"고 밝혔다.

이어 "카타르가 지난 2경기에서 이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경기력이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경기를 잘 풀어간 시간은 카타르가 많았다"고 카타르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 한국축구대표팀 선수들이 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훈련에 앞서 공을 차며 몽을 풀고 있다.

실제로 카타르는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에서 한국이 만났던 그 팀은 아니다. 

특히 귀화선수들이 이전보다 훨씬 좋은 경기력과 함께 팀에 녹아드는 조직력으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세바스티안 소리아(알 라이얀)와 모하메드 문타리(레퀴야) 등 뛰어난 공격수와 함께 호드리구 타바타(알 라이얀)라는 경험많은 미드필더까지 포진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도 소리아와 타바타를 직접 거론하며 견제해야 할 대상으로 꼽았다.

◆ 포사티 감독으로 바뀐 카타르, 전술이 베일에 감춰져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걱정되는 것은 카타르가 어떤 전술,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사령탑 경질 이후 호르헤 포사티 감독 체제로 치러지는 첫 경기가 바로 한국전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포사티 감독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을 상대로 전술이 바뀌었을지 아닐지도 알 수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감독이 바뀌었기 때문에 카타르가 어떤 전술을 쓸지, 심지어 포백 수비일지 스리백 수비일지도 알 수 없다. 이미 카타르에 대한 분석은 하고 있었지만 전과 같은 경기력을 보여줄지도 예측하기 힘들다"며 "하나 확실한 것은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등을 막기 위해 전담 마크맨을 두지는 않은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 기성용(앞)이 5일 수원종합운동장 본부석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러나 선수 구성을 놓고 보자면 카타르 역시 빠른 측면 공격이 주된 루트일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는 슈틸리케 감독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 문제는 카타르의 수비지향 전술이 한국을 괴롭힐 것이라는 점이다. 말이 좋아 수비지향 전술이지 실상은 선 수비, 후 역습에 무승부도 상관없다는 '침대축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슈틸리케 감독은 "수비지향 전술을 쓰는 팀은 초반에 득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리아전 때도 기회가 많았는데 살리지 못했다"며 "시간에 쫓기게 되면 어려운 경기가 된다. 초반 득점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문제는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라고 경계했다.

◆ 기성용이 버틴 중원 불안, 공수 밸런스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을 언급하면서 중원이 불안하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독 공수 밸런스에 대한 얘기를 강조했다. 그만큼 중원에 대한 책임감을 부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포메이션은 경기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니다. 얼마나 우리 팀의 철학을 구현하고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 김신욱(전북 현대) 등 원톱이 있고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지동원, 구자철(이상 아우크스부르크) 등 공격 2선에 득점력이 좋은 선수가 있다. 그러나 공수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한국 축구대표팀 원톱 공격수 석현준(가운데)이 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훈련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헤딩 연습을 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홈에서 승점 3을 반드시 따내기 위해 공격적으로 경기를 주도하는 양상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선 수비, 후 역습으로 나올 카타르를 상대로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공수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공수 밸런스가 무너지면 역습에 실점할 수 있고 그때부터 '지옥의 침대'에 빠져들게 된다.

그런만큼 중원 사령관으로서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주장 기성용도 "지난달 2경기에서 뭐가 부족했는지 많이 공부했다. 부족한 모습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공수 밸런스만 잘 맞춘다면 카타르전 승리는 한층 가깝게 다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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