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SQ이슈] 유럽파 공격으로 버티는 월드컵 최종예선, 깊어지는 '수비 걱정'
상태바
[SQ이슈] 유럽파 공격으로 버티는 월드컵 최종예선, 깊어지는 '수비 걱정'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0.07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실점에 퇴장까지, 이란 지옥원정 비상...슈틸리케 감독 "최종예선은 모두 만만찮은 팀"

[수원=스포츠Q(큐) 글 박상현·사진 이상민 기자]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치르면서 단 1골도 내주지 않았던 한국 축구대표팀이었다. 아무리 쟁쟁한 팀이 나오는 최종예선이라고 하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도 단 2실점만 했던 슈틸리케호다.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며 '실리축구'라는 별명이 붙었던 한국 축구대표팀이 이젠 수비 걱정을 하게 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에서 1-2로 뒤지던 후반 10분과 13분 지동원과 손흥민의 연속골에 힘입어 3-2 역전승을 거두고 2승 1무(승점 7)를 기록했다.

▲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 홈경기에서 3-2로 힘겹게 이긴 뒤 격려 인사를 하고 있다.

한국은 카타르라는 복병을 넘으면서 시리아와 2차전 무승부 아쉬움을 달랬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중국, 시리아, 카타르는 최종예선에서 상위권 팀으로 거론된 후보들이 아니다. 경쟁팀은 바로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이다. 현재 수비력으로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갖는 2연전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금으로서는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 김영권 부상으로 또 바뀐 중앙수비, 안정감이 떨어진다

이날 한국 축구대표팀은 홍정호-김기희를 중앙수비로 내세웠다. 이미 지난달 중국전에서 2실점을 했던 바로 그 조합이었다.

시리아전에서 중앙수비를 봤던 김영권과 장현수는 이날 중앙수비를 볼 수 없었다. 김영권은 부상으로 대표팀에 들어오지 못했고 장현수는 오른쪽 풀백 오재석이 경고 누적으로 카타르전에 나설 수 없었기 때문에 대신 오른쪽 풀백을 맡아야 했다.

그러나 중국전에서도 드러났듯 홍정호-김기희 라인은 불안감을 노출했다. 카타르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상대 빠른 역습에 허둥대다가 2실점했다. 카타르는 앞선 2경기에서 단 1골도 넣지 못했던 팀이었다.

특히 홍정호는 전반 16분 페널티지역에서 파울을 범하면서 페널티킥까지 내줬다. 이후 한국 축구대표팀이 허둥대면서 전반 45분 역전골까지 허용한 것을 생각한다면 홍정호의 파울 하나는 월드컵 본선 길이 가시밭이 될 수도 있는 초대형 악재였다. 

또 홍정호는 후반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직면했음은 물론 이란 원정경기에도 나설 수 없게 됐다.

▲ 골키퍼 김승규(오른쪽)와 장현수(가운데) 등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 홈경기에서 역전골을 내준 뒤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문제는 아직까지 대표팀 내부에서 수비 강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데 있다. 슈틸리케 감독도 현재 수비의 문제를 "최종예선이기 때문에"라고 말한다. 상대팀이 강하기 때문에 실점할 수 있다는 뉘앙스처럼 들린다.

슈틸리케 감독은 "홍정호는 카타르전을 치른 오늘이 본인에게 최악의 날이 된 것 같다. 첫번째 페널티킥 장면에서 실수가 나왔고 자신이 퇴장당하는 장면 역시 패스미스에서 비롯됐다"며 "최종예선은 진검승부이기 때문에 모든 상대를 우습게 봐선 안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3경기에서 4실점은 너무 많다. 더구나 중국, 카타르는 이란, 우즈베키스탄에 비해 백짓장 하나 차이라고 하더라도 실력은 분명 한 수 아래의 팀이다. 중국, 카타르를 상대로 2실점하는 수비라면 이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도 그만한 실점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더구나 이들 팀은 앞선 2경기에서 모두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이 강한 공격력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대량득점을 한다는 보장도 하기 힘들다. 지금 이대로라면 승리를 따내기가 상당히 어렵다.

▲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 홈경기에 앞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 아직 미흡한 공수 밸런스, 수비 조직력 강화가 급선무

수비가 계속 불안한 것을 모두 포백 수비진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결과적으로 10명의 필드플레이어가 모두 수비수가 되어야 하고 모두 공격수가 되어야 하는 것이 현대 축구의 흐름인만큼 모든 선수들의 적극적인 압박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공수 밸런스도 맞춰야 하고 동료 선수들끼리 수많은 대화를 하며 수비 조직력을 올려야 한다. 아시안컵이나 2차 예선 때는 공수 밸런스도 좋았고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짠물 수비를 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최종예선에서 이것이 사라졌다.

이날 교체 투입돼 위기 상황을 타개한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는 "경기를 하다보면 여러 상황이 생긴다. 최종예선이 아직 많이 남아 있고 여러 문제점들을 보완해야 한다"며 "가면 갈수록 더 나아져야 한다. 또 많은 대화를 통해 선수들끼리 단합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곽태휘는 "카타르의 빠른 역습에 대비해 비디오 분석을 완벽히 했는데 아쉽다"며 "수비 조직력이 더 강해지기 위해서는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만큼 점점 나아질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 중앙 수비수가 아닌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장현수(오른쪽)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 홈경기에서 암델카림 파드랄라와 볼다툼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안정된 중앙 수비를 위해서는 주전 선수들을 꾸준히 기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축구 감독들은 "공격수는 자주 바꾸는 것이 좋지만 수비수는 한번 정해졌으면 안정감을 위해서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른쪽 풀백 자원이 없어 중앙 수비수에서 더욱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장현수가 계속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한다면 안정을 찾을 수 없다. 

이란전까지 이제 닷새가 남았다. 이란까지 이동하고 체력을 회복하는 시간까지 합친다면 또 다시 하루이틀 정도의 시간이 남았을 뿐이다. AFC 회원국 가운데 FIFA 랭킹이 가장 높은데다 '안방 불패'를 자랑하는 이란을 상대로 한층 나아진 수비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걱정을 다시 기대로 바꿔놓을 수 있을까.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