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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월드컵 최종예선 지옥원정 이끄는 캡틴 기성용의 '실리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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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월드컵 최종예선 지옥원정 이끄는 캡틴 기성용의 '실리축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0.07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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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가 최선-승점은 차선..."물러설 생각 없지만 홈 승리 절실한 쪽은 이란"

[인천공항=스포츠Q(큐) 글 박상현·사진 이상민 기자] "무리해서 굳이 이란을 이기려고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오는 11일 오후 11시45분(한국시간)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이란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을 위해 이란 원정을 떠나는 한국 축구대표팀 '캡틴'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말이다. 

얼핏 들으면 이란전에서 승산이 없으니 승점 1에 집중하겠다는, 자신감이 결여된 말처럼 들린다. 그러나 기성용의 발언에는 많은 뜻이 숨어 있다.

▲ 한국 축구대표팀 '캡틴' 기성용이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이란 테헤란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기성용은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이란 테헤란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터뷰에서 "이란 원정은 늘 어렵고 이번에도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하지만 이젠 우리도 이길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우리가 가진 기량을 봤을 때는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성용은 곧바로 이란전에서 승점 1점을 따내는 것이 목표라고 태도를 '전환'했다.

기성용은 "굳이 무리해서 경기를 이기려고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리들이 원정이기 때문에 승리가 급한 쪽은 이란이다. 지지 않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물론 목표는 승리"라며 "지금은 승점 1점이 중요한 때다. 절대로 져서는 안된다. 패배를 하게 되면 앞으로 일정상 불리해지기 때문에 잘 조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성용이 이처럼 말한 것은 2년 전 경기의 경험을 되새긴 것으로 볼 수 있다. 2014년 11월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친선 평가전에서 대표팀은 공격적으로 경기를 잘 풀어가고도 단 1골을 넣지 못했다. 결국 후반 막판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내주면서 다시 한반 '아자디 악몽'을 경험했다. 대표팀은 역대 테헤란 원정에서 단 한 번도 이란을 이겨본 적이 없다.

또 테헤란은 고지대여서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있다.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뛰면 입이 바짝바짝 마를 정도로 힘들다"고 말할 정도다. 그동안 대표팀이 이란 원정에서 경기 막판에 실점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을 돌이켜본다면 무조건 이기겠다고 처음부터 달려들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기성용도 "이란 선수들은 홈이기 때문에 완전히 적응이 되어 있는 반면 우리는 단 사흘 안에 적응해야 한다. 100% 적응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시차적응을 비롯해 이란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까지 모든 조건이 우리에게 불리하다. 그러나 이전 경기를 보면 경기 내용은 아쉬울 것이 없었을 정도로 좋았고 후반 실점으로 지는 경우가 많았다.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기성용이 7일 이란 테헤란으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들어서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1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을 치른다.

승점 3을 이란에 내주지 않는 경기를 하겠다고 했지만 기성용의 각오는 대단했다. 이란전 이후를 생각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기성용은 "카타르전에서 경고가 많이 나와 카드 관리도 중요해졌다. 그러나 이는 경기장에서 언제나 나올 수 있는 변수"라며 "경고 누적이 돼 뛸 수 없는 선수가 생긴다면 또 다른 자원이 나와 좋은 활약을 해줄 것이다. 카드 관리를 너무 의식하면 플레이가 위축된다. 이란전은 카타르전보다 더 과격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카타르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에 대해 기성용은 "팀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선수다. 이젠 손흥민도 대표팀에서 에이스로서 역할을 맡아줘야 한다"며 "손흥민은 이란전에서도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다.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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