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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이란 호랑이굴로 간 한국축구, '징크스 브레이커' 이재성 또 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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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이란 호랑이굴로 간 한국축구, '징크스 브레이커' 이재성 또 뜰까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0.10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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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전도 후반 교체투입, 3-0 승리 이끌며 징크스 끊어…2무 4패 아자디 징크스 끊을지 관심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옥의 땅' 이란 테헤란으로 갔다. 한국 축구에게는 그야말로 '지옥'과 같은 곳이다.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대표팀 경기에서 2무 4패로 단 1경기도 이겨보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 대표팀에는 '징크스 브레이커'가 있다. 측면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는 이재성(전북 현대)이 그 주인공이다.

이재성은 지난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카타르와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 홈경기에서 기용되지 않았다. 카타르전에 뛰지 않았다는 것은 이란전 출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 이재성(오른쪽)이 9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가진 대표팀 인터뷰에서 이청용과 함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재성은 중동 원정에 유독 강하다. 지난해 9월 8일 벌어진 레바논과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원정에서 3-0으로 이겼을 당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출전해 팀 공격력에 힘을 보탰다. 또 1-0으로 승리했던 지난해 10월 8일 쿠웨이트 원정경기에도 출전했다. 중립경기로 치러진 시리아 원정에서는 0-0으로 비겨 이재성의 중동 원정 공식 기록은 2승 1무다.

이재성은 레바논 징크스를 기분좋게 깬 기억이 생생하다. 바로 13개월 전의 일이다. 당시 한국 축구는 레바논 원정에서 22년 동안 이겨보지 못한 징크스를 앓고 있었다. 1993년 5월 11일 미국 월드컵 1차 예선전에서 1-0으로 이긴 이후 독일 월드컵 2차 예선 원정경기와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원정, 최종 예선 원정 등 3경기에서 2무 1패로 부진했다.

그러나 당시 경기장 이름(사이다 무니시팔 스타디움)처럼 '시원한 사이다'를 선사했던 선수가 바로 이재성이었다. 당시 대표팀은 전반에 2골을 넣으며 앞서갔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빼고 이재성을 투입하며 다양한 공격 패턴을 보여줬다. 이재성을 앞세워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준 대표팀은 후반 15분 권창훈(수원 삼성)까지 골을 넣으면서 기분좋은 3-0 완승을 거뒀다. 레바논 원정 5경기를 치르면서 거둔 2번째 승리였다.

이번에는 '아자디 징크스'를 깰 차례다. 이란 원정은 레바논보다 한단계 더 앞선 지옥과 같은 경기다. 레바논은 중동 특유의 떡잔디로 유명하지만 이란은 여기에 고지대라는 또 하나의 어려움이 있다. 10만 명이 들어가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은 덤이다.

한국 축구는 이란 원정 A매치에서 단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물론 이천수가 골을 넣어 이겼던 기억이 있긴 하지만 올림픽 대표팀 경기였다. 그렇기에 아자디 징크스를 깨는 것은 한국 축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일단 원정 부담 때문에 무승부만으로도 절반 이상의 수확이지만 이번 기회에 징크스를 깬다면 월드컵 최종예선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욕보었던 카를로스 케이로즈 감독에 대한 설욕전의 성격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2014년 이란 원정 패배의 아쉬움을 갚아야 한다.

▲ 이재성(왼쪽)은 지난해 9월 레바논 징크스를 깨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후반에 나와 한국 대표팀 공격력에 힘을 더한 이재성이 이란 원정 징크스를 깰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중국전이 끝난 뒤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이재성. [사진=스포츠Q(큐) DB]]

뉴시스에 따르면 이재성은 지난 9일 이란 현지 인터뷰에서 "레바논 징크스를 깼던 당시 기억을 되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팀내에서 레바논 원정 징크스를 깼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내 출전 욕심보다는 팀 승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선택은 감독에게 맡긴다"며 "경기에 뛰지 않더라도 이렇게 경험을 하면 선수로서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선수로서 경기장에 나가는 것이 가장 큰 성공이며 기회가 온다면 주어진 임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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