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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더불어 금5, 역도부부 윤진희-원정식 '부창부수 하이파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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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더불어 금5, 역도부부 윤진희-원정식 '부창부수 하이파이브'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0.11 2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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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윤진희, 53kg급 3관왕…원정식도 금2-은1개로 2관왕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슬 투혼을 자랑한 윤진희(30 경북개발공사)-원정식(26 고양시청) 부부가 전국체육대회에서도 금메달 5개를 합작했다. 부부가 함께 전국체전에 바벨을 들어올린 뒤로 금메달 5개를 휩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진희는 지난 10일 충남 온양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일반부 53kg급에서 인상 88kg, 용상 108kg과 함께 합계 196kg으로 금메달 3개를 모두 휩쓸었다.

윤진희는 지난해 10월 17일 열린 전국체전 당시 인상(92kg), 용상(112kg), 합계(204kg) 기록보다는 다소 떨어졌지만 당당하게 3관왕을 차지했다. 

▲ 리우 올림픽에 함께 출전했던 윤진희(왼쪽)-원정식 부부가 각각 10일과 11일에 벌어진 전국체전에서 3관왕과 2관왕에 오르며 '부창부수'를 실현, 국내 최고의 역사 부부로 거듭났다. [사진=스포츠Q(큐) DB]

윤진희의 기록은 동메달을 따냈던 리우 올림픽 당시 기록(인상 88kg, 용상 111kg, 합계 199kg)과 비교해도 큰 차를 보이지 않았다.

윤진희가 3관왕에 오르니 남편 원정식도 가만 있을 수 없었다. 부창부수(夫唱婦隨)가 아닌 부창부수(婦唱夫隨)였다. 

원정식은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남자 일반부 69kg급에서 인상 144kg, 용상 178kg, 합계 322kg를 기록했다.

인상에서는 146kg으로 한국 주니어신기록을 세운 유재식(진안군청)에 밀려 아깝게 금메달을 놓치고 은메달을 따냈지만 용상과 합계에서 모두 정상에 올라 2관왕이 됐다.

윤진희와 원정식은 역도 명문도시로 자리하고 있는 원주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다. 윤진희는 원주여고, 원정식은 원주고를 다녔다. 4년 연상인 윤진희가 한국체대 4학년이던 베이징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을 때만 해도 원정식은 파릇파릇한 고등학교 3학년생이었다.

원주는 물론이고 대표팀에서 함께 훈련을 받으면서 원정식은 당돌(?)하게 대선배 윤진희에게 구애했고 결국 부부의 연을 맺었다. 윤진희는 더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음에도 뚜렷한 동기를 찾지 못하고 주부로 변신, 사실상 은퇴를 선택했다.

하지만 원정식의 부상이 윤진희를 다시 바벨 앞으로 이끌었다. 원정식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부상을 입은 뒤 치료와 재활훈련을 하면서 아내 윤진희의 재능을 썩힐 수 없다고 생각하고 복귀를 권유했다. 

윤진희 역시 오랜 고민 끝에 원정식과 함께 훈련에 돌입했다. 오랫동안 바벨을 놓았기 때문에 사실상 남편과 재활훈련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원정식의 아내 사랑은 결국 결실을 맺었다. 2011년 원주시청에서 현역에서 물러난 것을 마지막으로 4년 동안 출전하지 않았던 전국체전에 나서 금메달 3개를 단숨에 휩쓸었다.

기록도 나쁘지 않았다. 윤진희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을 당시 인상(94kg), 용상(119kg), 합계(213kg)과 비교했을 때 크게 뒤지지 않았다. 또 마지막으로 출전했던 2011년 전국체전 당시 인상(88kg), 용상(105kg), 합계(193kg)보다 훨씬 좋은 기록이었다.

윤진희는 다시 한번 대표팀에 포함돼 태릉선수촌에서 남편 원정식과 구슬땀을 흘렸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환하게 웃었다. 원정식은 올림픽에서 인상 143kg, 용상 177kg, 합계 320kg로 8위에 머물러 부부 동시 메달 획득까지 이르진 못했지만 2년 전 부상을 딛고 재활에 성공했다.

두 부부는 리우 올림픽에서 환희를 느낄 새도 없이, 그리고 두 딸과 놀아줄 새도 없이 곧바로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구슬땀을 흘렸다. 경기도와 경상북도로 나뉘어 훈련하는 주말부부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바벨을 열심히 들어올리며 리우 올림픽 당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윤진희의 도쿄 올림픽 출전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원정식이 4년 뒤 올림픽도 함께 뛰자는 말에 눈을 흘겼던 윤진희였다. 

그러나 윤진희는 "이제 힘들게 올림픽을 뛰고 온 사람한테 또 올림픽을 뛰자고 하니까 눈을 흘긴 것"이라며 "기왕 복귀했으니 2년 뒤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하고 기회가 닿고 힘이 미친다면 도쿄 올림픽도 당연히 나가고 싶다"고 각오를 불태운다. 당연히 남편 원정식도 함께다.

최강의 역도부부는 전국체전에서 5개의 금메달을 가져온 것을 계기로 또 다른 2년을 준비한다. 아시안게임은 원정식에게 아픔의 무대였고 윤진희는 단 한 번도 출전한 적이 없는 미지의 무대다. 

'바벨 부부'의 또 다른 2년의 도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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