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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쏟아낸 물 되담은 슈틸리케, 신뢰는 다시 채울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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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쏟아낸 물 되담은 슈틸리케, 신뢰는 다시 채울 수 있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10.13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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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선수들과 갈등 없다", 김신욱 "의사소통 문제 전혀 없어"

[인천국제공항=스포츠Q(큐) 글·사진 안호근 기자] “선수들과 어떤 갈등도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울리 슈틸리케 감독) 

“미팅으로 모든 오해를 풀었다. 의사소통의 문제는 전혀 없다."(김신욱)

카타르 세바스티안 소리아와 한국대표팀 공격수 '우열 비교' 설화로 불화설을 불러왔던 울리 슈틸리케(62)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스트라이커 김신욱(28·전북 현대)이 감독과 선수들간에 의사소통 문제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3일 입국 기자회견서 취재진의 질문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13일 인천국제공항서 가진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오해의 소지를 남기지 않았다”며 “(내가) 어떤 의도로 그런 발언을 했는지 선수들도 모두 이해를 했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12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이란전에서 0-1로 패한 뒤 “한국 축구대표팀에 소리아(카타르) 같은 공격수가 없었다”며 선수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같은 발언을 전해들은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은 어두운 표정으로 “감독님의 발언은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다른 나라 선수를 언급하면서까지 우리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쉽다”고 서운함을 나타냈다.

최근 수비불안을 야기하며 많은 실점을 한 대표팀에 대해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은 불화설을 낳았다. 축구팬과 국내 일각에서는 경질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서 선수랭킹 1위에 오른 손흥민을 두고 소리아를 비교한 발언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후 귀국 전 이란 현지에서 오해라고 해명했던 슈틸리케는 귀국 현장에서도 거듭 불화설을 일축했다. 

슈틸리케는 “경기 당일 지동원이 원톱으로 예정돼 있어 따로 면담을 가졌다”며 “(지난 6일 카타르와 4차전에서) 소리아 한명이 우리 수비를 상대하며 끌고 다녔는데, 지동원에게 동기부여 차원에서 소리아 움직임에 대해 따로 말했다. ‘네가 소리아보다 스피드, 공중볼, 발기술 모두 좋다’며 소리아가 한국전에서 보여준 저돌성, 득점 의지 부분을 보여달라는 뜻을 전했다”고 해명했다.

이란 테헤란 현지에서 집중조명을 한 것과 같은 뉘앙스도 아니었음을 분명히 했다. 슈틸리케는 “(처음부터 말한 것은 아니고) 기자회견 말미에 질문이 나왔다. 앞서 기술적, 전술적인 부분에 대해 모두 이야기를 했다”며 “이란전서 선수들의 적극적인 부분이 부족해 보여 그런 부분 설명하다보니까 소리아까지 언급하게 됐다. 다른 방법으로 설명할 수도 있었는데 소리아의 적극성이 인상 깊어 인터뷰 당시 그렇게 언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 김신욱이 13일 귀국 기자회견서 선수단 대표로 나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선수 탓을 한다는 '책임전가'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슈틸리케는 “중국전 3-2 승리, 카타르전 3-2 승리 때도, 시리아 0-0 무승부 때도 비난 여론이 있었다”며 “하지만 중국, 카타르 전에서는 실점을 했어도 3득점씩 해 공격력에 대해 선수들 보호해줬고 시리아전 때는 비겼지만 실점하지 않아 수비수들을 변호해줬다. 하지만 이란전에서는 어떤 부분도 우세하지 못했고 선수 편을 들어주기에 명분이 부족했다. 선수들도 모두 이런 부분에서 이해를 했다”고 해명했다.

대표팀 내에서는 김신욱이 대표로 나서 입장을 대변했다. 김신욱은 “(감독의) 인터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손흥민 선수처럼 당황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이후 감독님과 미팅을 통해 오해가 풀렸고 이란에서 해외로 직접 소속팀으로 돌아간 선수들은 오히려 감독님을 걱정하고 있다. 의사소통에서 문제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신욱은 “지난해 동아시아컵과 이번에 경험하며 느낀 점은 슈틸리케 감독님이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한다는 것”이라며 “빠른 연계와 효율적인 볼 점유를 통해 많은 찬스를 만들어내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팀이 아무리 조직적인 부분이 잘 준비돼 있어도 여러 상황과 변수에 의해 바뀔 수 있는 게 있는게 축구”라며 “이번에 여러 요인과 미흡한 점 때문에 조직력이 잘 발휘되지 않았는데 많은 미팅과 준비를 통해 잘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쏟은 물을 되 담은 슈틸리케. 2년 동안 쌓은 신뢰에 일순간 금이 갈 정도로 이틀 동안 충격파는 컸다.

선수들과 오해를 풀었다고, 이해가 됐다고 하지만 축구팬들과 선수들의 신뢰를 쉽게 되살릴 수 있을까.

불화설의 불씨는 일단 진화했지만 한 달 뒤 러시아 가는 길의 반환점을 도는 우즈베키스탄과 5차전에서 과연 그 후유증이 말끔히 가셨는지를 확실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상암벌에서 팬들과 다시 만나기 전까지, 이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신뢰 회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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