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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펜싱 김선미, 미추홀 밝힐 '팔기술의 연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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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펜싱 김선미, 미추홀 밝힐 '팔기술의 연금술사'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10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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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아시안게임 D-8] 중3 때 사고로 왼쪽 다리 잃어, "최강 유추이 꺾고 APG 금메달 따고파"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스튜어디스를 꿈꾸던 중학교 3학년 소녀는 좌절을 맛본다. 생전 처음 타본 오토바이가 달려오던 자동차와 충돌하며 왼쪽 다리를 잃고 만다.

그로부터 10년 후.

휠체어 펜싱선수 김선미(25)는 하루도 빠짐없이 장애인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거는 장면을 그린다. 나아가 세계선수권, 패럴림픽까지 제패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미녀검객’ 김선미는 오는 18일 개막하는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휠체어 펜싱에 출전한다. 그는 “국내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꼭 메달을 따고 싶다”며 맹훈련에 땀을 쏟고 있다.

▲ 김선미의 최종 꿈은 그랜드슬램 달성이다. 그 첫 시작은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될 것이다. [사진=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제공]

김선미는 처음으로 출전했던 국제대회인 2010년 광저우 장애인아시아게임 여자 휠체어 펜싱 에페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광저우 대회 이후 꾸준히 국제대회에 참가해 경험을 많이 쌓았다”며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대회를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장애인아시안게임 2위는 휠체어 펜싱에 입문한 지 불과 2년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상대방이 김선미를 잘 몰랐고 대진운이 좋은 점도 있긴 했지만 이토록 빨리 메이저 대회에서 메달권에 입상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사고 이후 줄곧 병원에 있던 김선미는 통원 치료를 받던 휠체어 펜싱 선수 김기용과 이유미를 만나 전문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당시 나이가 18세. 팔 기술로 상대를 기습적으로 찌르는 휠체어 펜싱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김선미는 무럭무럭 자랐다. 2011년 전국장애인전국체육대회에서 에페와 플뢰레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석권하며 4관왕에 올랐다. 하루가 다르게 기량이 발전한 그는 2012년 런던 패럴림픽에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참가하는 영광까지 누렸다.

예선에서 이미 패했던 유추이(홍콩)에 8강전에서도 9-15로 또 패하는 바람에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지만 김선미는 실망하지 않았다. 유추이는 2008년 베이징 대회에 이어 패럴림픽 2연패에 성공한 세계 최고의 선수였다.

김선미는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세계 랭킹 1위인 유추이를 자주 만났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며 “인천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그를 다시 만난다면 꼭 승리해보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 김선미는 중3때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고 휠체어 펜싱에 입문했다. 2012년 런던 패럴림픽에는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휠체어 펜싱 종목에 출전했다. [사진=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제공]

휠체어 펜싱은 비장애인 펜싱과는 다르게 휠체어를 바닥에 고정시킨 채 경기가 펼쳐진다. 따라서 순간 스피드와 팔 기술이 승패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김선미는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듬고 있다.

그는 “팔 기술은 좋은 편이지만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온 것이 아니라 힘이 부족하다”며 “근력을 높이는 체력 운동을 많이 한다. 남자 선수들과 맞붙으며 순간 스피드를 높이는 훈련도 하고 있다”고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김선미의 궁극적인 목표는 장애인아시안게임은 물론 세계선수권과 패럴림픽까지 정상에 올라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것.

그는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선수로서의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더 발전하고 싶다. 그랜드슬램이라는 큰 목표도 언젠가 이룰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고 당차게 말했다.

휠체어 펜싱의 간판스타답게 국민의 관심을 호소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김선미는 “장애인 펜싱 경기를 직접 보면 비장애인 펜싱보다 화려한 팔 기술을 보고 놀랄 것”이라며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통해 국민들이 펜싱에 관심을 가지셨으니 이번 대회를 계기로 장애인 펜싱도 많이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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