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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공항 가는 길' 김하늘·이상윤의 해피엔딩… 아름답지만 불편했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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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공항 가는 길' 김하늘·이상윤의 해피엔딩… 아름답지만 불편했던 이야기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6.11.1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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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공항 가는 길’의 김하늘과 이상윤이 인연을 이어가며 행복을 맞이했다. 극은 해피엔딩을 맞이했지만 작품은 '불륜 미화'라는 수식어를 지우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1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공항 가는 길’(극본 이숙연·연출 김철규)이 16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불륜 드라마’, ‘치정극’인가 ‘정통 순수 멜로’인가를 두고 말이 많았던 이 작품은 최수아(김하늘 분)와 서도우(이상윤 분)가 각자 가정을 정리하고 인연을 이어가게 되며 마무리 됐다.

애니(박서연 분)의 죽음으로 시작된 김하늘과 이상윤의 만남은 가정을 무너지게 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물론, 두 사람의 관계만이 가정을 무너지게 한 원인은 아니었다. 김하늘은 박진석(신성록 분)과 딱딱한 상하관계, 박효은(김환희 분)을 사이에 둔 교육 방침 차이 등으로 이미 갈등을 겪고 있었다.

KBS 2TV '공항 가는 길'은 이상윤과 김하늘이 공항에서 재회하는 신으로 배치하며 막을 내렸다. 두 사람의 사랑은 결실을 맺었지만 '불륜 미화'라는 꼬리표는 지워지지 않을 듯 보인다 [사진= KBS 2TV '공항 가는 길' 방송화면 캡처]

이상윤의 가정은 박서연의 죽음으로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상윤은 김혜원(장희진 분)이 많은 것을 숨기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며 실망했다. 장희진은 이상윤과 김하늘의 관계를 알게 되며 두 사람 사이의 신뢰 관계가 완전히 깨지게 됐다.

‘공항 가는 길’은 전개 내내 김하늘과 이상윤이 서로에게 끌릴 수밖에 없는 이유, 두 사람이 서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늘어놓았다. 메인 커플임이 분명한 김하늘과 이상윤의 관계를 시청자들에게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들이었다.

게다가 마지막회(16부작)에서는 가정을 완전히 정리한 김하늘과 이상윤에게 ‘문자만 하는 기간’. 즉, ‘직접 만나지 않는 시간’을 줬다. 관계에 대한 유예 기간을 주며 두 사람에게 일종의 면죄부를 부여한 것이다.

김하늘의 이혼 후 ‘유예 기간’으로 몇 달을 보낸 두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평온한 시간을 보냈다. 얼굴만 마주하지 않았을 뿐이지 자신들의 일상을 빠짐없이 공유하는 문자를 나누며 정서적인 교류를 이어갔다.

그리고 김하늘은 끝내 “‘나 하나라도 행복해지고 싶다’ 그럼 만나요.”라는 이상윤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두 사람은 이 작품의 상징적인 장소인 ‘공항’에서 재회하며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김하늘과 이상윤의 관계를 두고 봤을 때는 ‘해피엔딩’임이 분명한 이 드라마의 결말은 ‘불륜 미화’라는 말을 끝내 지우지 못하며 찝찝함을 남겼다. 다시 재회한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하거나 응원해 주기에는 첫 단추부터 잘못된 만남이었기 때문이다.

KBS 2TV '공항 가는 길' [사진= KBS 2TV '공항 가는 길' 방송화면 캡처]

사실 이 작품에서 그려지는 이상윤과 김하늘의 ‘단순한 관계성’은 ‘공감과 배려’라는 키워드로 대표된다. 두 사람의 관계는 무척 이상적이고 아름답게 그려진다.

이상윤과 김하늘의 이야기는 인간과의 관계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사람 사이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상대의 시간을 기다려주는 일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은 소중히, 사랑은 표현하는 것, 나를 소중하게 생각할 것 등의 이야기를 던지며 따스함을 더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첫 만남 당시 ‘유부남’과 ‘유부녀’였다는 것, 두 사람의 관계가 무르익기 시작할 때에도 각자의 가정이 정리된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은 이들 관계에 오점으로 남게 됐다.

대부분 ‘불륜’을 다루는 드라마나 영화, 문학 작품들은 남자와 여자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연출한다. 일정한 결핍과 공허함, 불안감 등으로 구성된 남녀주인공의 주변은 ‘이런 사랑도 있어요’, ‘우리 사랑에는 다 이유가 있다’라는 그럴싸한 변명을 만들어내는데 힘을 더한다.

‘공항 가는 길’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하늘과 이상윤은 각자의 가정에서 불행했고, 자신의 영혼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을 느끼며 아파야 했다. 그리고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법을 배워가며 만남을 이어갔다. ‘이런 사랑도 있다’, ‘우리 사랑은 다 이유가 있다’는 그럴싸한 변명이 완벽하게 만들어진 것이다.

이게 바로 ‘사랑’에 대한 보편적이지 않은 시각과 매력적인 연출을 선보인 이 작품의 해피엔딩을 기분 좋게만 느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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