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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뮤지컬 배우 강필석, 백석의 눈물로 '정곡을 찌르다!'(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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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뮤지컬 배우 강필석, 백석의 눈물로 '정곡을 찌르다!'(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6.11.12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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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사진ㆍ글 최대성 기자] '하는 일은 가짜인데 진짜처럼 한다는 게 큰 고민이었다.'

배우 한석규가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제작발표회에서 밝힌 고민이다. 그는 스스로에게 던진 이 질문에 한동안 힘들었다는 고백을 털어놓으며 작품을 선택하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진지한 표정과 우직한 목소리로 한참 동안 연기에 대한 진정성을 논하던 그는 고민 끝에 찾아낸 해답도 아낌없이 알려줬다.   

'가짜를 통해서 진짜를 보여줄 수 있다. 진짜의 정곡을 찌를 수 있는 것은 논픽션이다.'

'낭만닥터 김사부'  제작발표 때의 한석규. 그가 밝힌 고민은 아리송한 문답 같았다. 

배우에 대한 경험이 없는 기자의 입장에서 한석규의 해답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진짜의 정곡을 찌른다'란 말이 한동안 귓가에 맴돌았던 이유다.

그렇게 마음 한 켠에 묻어둔 의문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풀렸다.

지난 10일,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프레스콜 '어느 사이에' 하이라이트 시연이 끝날 무렵이었다.

뮤지컬 배우 강필석은 온몸으로 캐릭터를 표현했다.

칠흑 같은 무대. 자야를 향한 그리움과 슬픔이 어지러이 흩어져 있었다. 어둠 속에서 유난히 강필석의 눈동자가 반짝이는 듯싶었다.

강필성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감정을 토해냈다.

'눈물인가?'

가슴 아픈 먹먹함에 쉽사리 셔터를 누를 수 없었다. 그렇게 뮤지컬 배우 강필석이 쏟아낸 마지막 5분의 연기에 객석의 모두가 취해 있을 때였다.

강필석의 내면연기는 흑백의 조명 속에서도 생생했다.

눈물을 억지로 삼키는 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새어 나왔다. 그 옅은 흐느낌은 무대를 내려가며 옷소매로 눈물을 닦아내는 백석의 실루엣을 더 애처롭게 만들었다.

다시 무대의 불이 켜지고 기자간담회를 위해 모든 배우들이 자리했다. 자연스럽게 시선이 가는 배우가 있었다. 붉게 충혈된 두 눈과 채 마르지 못한 눈물자국이 선명했다. 연기는 끝냈으나 울음을 미쳐 수습하지 못한 배우 강필석이었다.

강필석의  표정에 슬픔의 둑이 곧 터질 듯하다. 

가난으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야 했던 시인 백석의 처연함을 연기한 강필석은 지난 7일 제5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 남우주연상을 수상할 만큼 출중한 실력의 뮤지컬 배우다.

강필성의  두 눈에는 진한 눈물이 고였다.

사실 프레스콜 무대는 기자들의 셔터소리나 키보드 소리로 배우들이 집중하기가 어려운 환경이다. 그래서 본 공연만큼의 감동을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다. 

정적인 모습이지만 감정의 내면은 동적이다.

그래서였을까? 슬픔에 빠진 시인에 완벽히 동화되어 가슴 뭉클한 연기를 선보인 강필석에 감동한 객석의 한 노신사는 '정말 감명 깊게 잘 봤다. 본 공연 때 꼭 다시 이 자리에 앉아있겠다'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인사하는 표정에도 감정이입의 여운이 남아 있는 듯하다.

뮤지컬 배우 강필석은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백석이 해야 할 중요한 것은 상대 배우를 잘 리드하고, 아름다운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떠나버린 자야에 대한 백석의 그리움을 연기한 뮤지컬 배우 강필석의 눈물은 두 연인의 아름다운 기억들을 충분히 담고 있었다. 그야말로 '진짜의 정곡'을 찌른 완벽한 장면이었다.

 

온갖 가짜가 넘치는 요즘, 가슴 먹먹한 진짜 사랑이야기에 따끔하게 찔려보고 싶다면 대학로 드림아트센터를 찾으면 되겠다.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연출 오세혁)'는 한 시대를 풍미한 시인 백석과 그의 연인 자야 김영한씨와의 사랑 이야기를 각색한 창작 공연으로 강필석, 오종혁, 이상이, 정인지, 최연우, 안재영, 유승현이 내년 1월 22일까지 열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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