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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개봉영화] 스플릿·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위자:저주의 시작·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세 얼간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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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개봉영화] 스플릿·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위자:저주의 시작·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세 얼간이 등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11.1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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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오소영 기자] 이번 주에도 관객들을 유혹하는 다양한 영화들이 새롭게 극장을 찾았다.

볼링이라는 소재로 흥미를 더하는 유지태 주연의 '스플릿'을 비롯해, 미국에서 호평받은 공포영화 '위자 : 저주의 시작', 홍상수 감독의 신작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감성 충만한 일본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담담하면서도 투박한 감동의 독립 다큐멘터리 '시소', 유쾌한 대모험 애니메이션 '감바의 대모험', 인도영화 열풍을 몰고 왔던 '세 얼간이', 탕웨이 열풍의 시발점이었던 '색, 계', 톰 히들스턴의 신들린 연기를 만날 수 있는 '코리올라누스', 그리고 프랑스 파리에 대한 14편의 옴니버스 단편을 묶은 '사랑해, 파리'까지 이번 주 개봉작들을 만나보자.

◆ 스플릿(Split)

영화 '스플릿'

철종(유지태 분)은 과거 볼링계의 전설이라 불리며 이름을 날렸으나, 불운의 사고로 모든 것을 잃었다. 철종은 낮에는 가짜석유 판매원, 밤에는 도박볼링판에서 선수로 뛰며 살아간다. 그러다 볼링에 천재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영훈(이다윗 분)을 만나 팀을 이룬다. 철종은 영훈과 함께 재기할 수 있을까. 

선수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볼링에 임할 때는 프로가 된 듯 긴장하기 마련이다. 공을 어떻게 굴리느냐에 따라 승부가 나기 때문. 그러나 긴장감도 잠시, 볼링핀이 맞아 쓰러질때면 짜릿한 쾌감이 따라온다. '스플릿'도 이런 긴박감과 재미를 모두 잡았다. 여기에, 등장인물들의 화려한 볼링 기술, 화려한 볼링장, 볼링핀이 맞아 쓰러지는 경쾌한 소리는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든다. 콤비 플레이를 펼치는 유지태와 이다윗의 호흡에서는 따뜻한 우정과 감동이 느껴진다. 가만히 앉아 지켜볼 수만은 없는 법이라, '스플릿'을 본 후에는 볼링 약속을 잡아봐도 좋겠다. 

제목 '스플릿'은 볼링에서 첫 번째 투구에 쓰러지지 않은 핀들이 간격을 둔 채 남아있는 것을 뜻한다. 스플릿이 나면 큰 실수를 범했다고 여겨진다. 

◆ 위자 : 저주의 시작(Ouija: Origin of Evil)

영화 '위자 : 저주의 시작'

1967년 LA의 한적한 교외 마을에서 의뢰인과 죽은 자를 연결시켜 주는 심령사기로 살아가던 앨리스와 두 딸 리나, 도리스는 새로운 사기 도구로 '위자 보드'를 사용하게 된다. 절대 혼자 해서는 안 된다는 위자 게임의 룰을 어긴 막내딸 도리스는 집 안에 잠들어 있던 악령을 깨우게 되고, 앨리스와 리나는 도리스를 통해 상상치도 못한 공포와 마주하게 되는데.

'위자'라는 제목은 한국에서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지만 서구권에서는 상당히 잘 알려진 대표적인 오컬트 도구로 심령대화용 점술판인 '위자 보드(Ouija Board)'에서 따온 제목이다. 한국에서는 2015년 4월 개봉했던 전작 '위자'의 경우 참담한 완성도로 혹평을 받았지만, 2년 만에 제작된 속편 '위자 : 저주의 시작'은 '오큘러스'를 연출한 마이크 플래건 감독으로 연출을 교체하며 전편과는 차원이 다른 공포와 완성도를 선보인다. 미국에서는 900만 달러의 제작비로 3220만 달러의 흥행수익을 기록하며 제작비 대비 흥행에도 크게 성공했다.

◆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Yourself and Yours)

영화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화가인 영수(김주혁 분)는 오늘 어머니가 위독하다. 영수는 여자친구인 민정(이유영 분)이 어느 남자와 술을 마시다 크게 싸움을 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그날 밤 말다툼을 하게 되고, 민정은 당분간 보지 말자며 나가버린다. 다음날부터 영수는 민정을 찾아다니지만 민정을 만날 수 없다. 영수가 민정을 찾아다니는 사이, 영수가 사는 연남동에서는 여기저기서 민정 혹은 민정을 닮은 여자들이 돌아다니며 몇 명의 남자들과 만난다. 영수는 민정을 찾아 헤매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는데, 그게 세상하고 싸우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민정 혹은 민정을 닮은 여자는 영수가 두렵게 상상하는 그녀의 모습을 그대로 닮은 채 “한번도 만나지 못한 그 좋은 남자”를 찾아 헤매고 있다. 

홍상수 감독의 신작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은 영화적인 의미보다도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스캔들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영화라는 점에서 더욱 화제를 모은 영화이기도 하다.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은 기존 홍상수 감독의 영화들처럼 특정한 동네(연남동)를 배경으로 지리멸렬하게 흘러가는 동어반복을 보여주지만, 그 안에서 그동안 홍상수 감독의 영화와는 분명 달라진 여성관을 보여준다. 이런 소소한 변화는 정말로 김민희와의 늦사랑으로 인해 생긴 변화였을까?

◆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世界から猫が消えたなら)

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서른 살의 우편배달부인 나(사토 타케루 분)는 자전거 사고로 병원에 갔다가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그 날 밤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한 '의문의 존재'가 나를 찾아와 나에게 남은 수명이 하루이며, 수명을 하루씩 늘리기 위해 내가 하루를 더 사는 대신 세상에 어떤 것이든 한 가지를 없애자는 제안을 한다. 1일에는 전화가 세상에서 사라지며 잘못 걸려온 전화를 통해 만난 첫사랑 그녀(미야자키 아오이 분)와의 추억이 없어졌고, 2일에는 영화가 사라지며 영화광인 친구와의 우정을 잃는다. 그리고 이제 '의문의 존재'는 어머니와의 추억이 담긴 고양이를 세상에서 없애겠다고 한다.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은 얼핏 가벼워 보이는 제목과 달리 삶에 대해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세상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내 삶의 일부를 구성하던 것들이 없어지며 사라지는 것들, 그리고 그렇게 사라져도 결국은 지워지지 않는 것들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과 같은 일본영화를 좋아한다면 놓치기 아까운 수작.

◆ 시소(SEE-SAW)

영화 '시소'

영화 '시소'의 제목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첫째, '시력을 잃고 비로소 보게 된 새로운 세상'. 둘째, 눈높이를 맞춰 균형을 유지하는 놀이기구 시소. 

'시소'는 시력을 잃은 이동우와, 몸을 움직이기 힘든 임재신의 여행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이동우는 '틴틴파이브' 출신의 개그맨으로,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앞을 보지 못하게 됐다. 임재신은 근육병을 가져 몸을 움직이기 힘든 40대 남성으로, '휴먼다큐 사랑'을 통해 이동우의 사연을 접하고 연락해왔다. 이동우와 임재신은 서로의 눈과 발이 되어 제주도로 떠나고, 각자의 아이들 이야기를 하며 가까워진다. 

실화는 어떤 영화보다 강력한 힘을 가진다. 여기에, SBS뉴스 및 '울지마 톤즈' 등 휴먼 다큐멘터리를 작업해온 촬영팀이 자연의 아름다움, 인간의 내면을 담아내며 완성도를 높였다. '시소'는 담담하고 투박해, 더욱 현실적인 영화다.

◆ 감바의 대모험(GAMBA ガンバと仲間たち)

영화 '감바의 대모험'

친구 추타를 돕기 위한 꼬마 쥐 감바의 대모험. 바다를 보기 위해 항구로 떠난 ‘감바’와 ‘만푸쿠’는 하얀 악마 ‘노로이’에게 위협받는 ‘추타’를 만난다. 추타는 가족을 구하기 위해 도움을 청하지만, 모두가 노로이를 두려워한다. 오직 감바만이 용기를 내 추타를 돕겠다고 나선다. 

'감바의 대모험'은 총 제작기간 25년, 제작비 200억원의 대작 애니메이션이다. 사이토 아츠오가 쓴 일본의 국민동화 '모험자들-감바와 15마리의 동료'가 원작으로, '베르사이유의 장미'의 데자키 오사무 감독을 통해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국내에도 소개된 바 있다. 

이번 '감바의 대모험'은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마블 스튜디오의 설립자이자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제작자로 유명한 아비 아라드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3D 그래픽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해, 새로운 감각으로 관객을 만난다. 이로써 '감바의 대모험'은 부모에겐 추억을, 어린이 관객에겐 신나는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세 얼간이(3 Idiots)

영화 '세 얼간이'

"알 이즈 웰!(Aal izz well=All is well)" 지난 2011년 국내 개봉했던 '세 얼간이'의 명대사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그만큼 "네 삶을 살아라"는 영화 메시지가 강렬했기 때문일 것이다. '세 얼간이' 감독판의 결정적인 차이는, 지난 개봉 당시 30분 삭제됐던 분량을 살려냈다는 점으로 보다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지난 5년간 무엇이 변했나. 청년들은 여전히 취업난에 허덕이고,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찾지 못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세 얼간이'는 유쾌하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여, 추천할 만하다. 

'세 얼간이'는 천재들만 간다는 명문대에 다니는 세 친구의 이야기다. 성적과 취업만을 강요하는 학교를 뒤집어놓은 괴짜 란초, 아버지가 정해준 꿈을 이루기 위해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포기한 파르한, 가난한 집안을 책임지기 위해 대기업에 취직해야만 하는 라주의 유쾌한 이야기다. 

◆ 색, 계(色, 戒)

영화 '색, 계'

영화 '색, 계'는 양조위와 탕웨이의 치명적이고 가슴아픈 사랑을 담은 영화다. 스파이가 돼야만 했던 여인 탕웨이와 그의 표적이 된 남자 양조위의 이야기로, 많은 이들에게 명작으로 꼽힌다. 

'색, 계'는 지난 2007년 개봉한 후, 9년만에 재개봉하게 됐다. 이번에 개봉하는 '색, 계'는 HD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주연배우 양조위, 탕웨이의 열연과 1940년대 상하이를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다. 

'색계'는 수위높은 노출과 베드신으로도 유명하지만, 주인공들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시대상을 담아낸 줄거리로 더욱 눈여겨볼만한 작품이다. 양조위의 독보적인 아우라와, 지금은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난 탕웨이의 풋풋한 매력도 확인할 수 있다. 

◆ 코리올라누스(Coriolanus)

영화 '코리올라누스'

수많은 전쟁에서 로마를 구한 가이우스 마르티우스 장군(톰 히들스턴 분)은 코리올리의 침략 전쟁에서 승리하며 '코리올라누스'라는 이름을 얻고 집정관에 추대된다. 하지만 평민을 대표하는 호민관들은 오만한 코리올라누스가 집정관이 되는 것을 반대하고, 결국 코리올라누스는 반역자로 낙인 찍혀 추방당하게 된다. 그러자 코리올라누스는 복수를 위해 로마를 공격할 계획을 세운다.

'코리올라누스'는 엄밀히 말하면 영화가 아니다. 영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공연이 거의 된 적이 없던 '코리올라누스'를 영국 국립극장에서 '토르 : 천둥의 신'과 '어벤져스'의 '로키'로 잘 알려진 톰 히들스턴이 직접 연기한 공연실황을 스크린을 통해 공개하는 작품이다. 2014년 공연된 작품으로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이 공연을 영국까지 가지 않고 극장에서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 사랑해, 파리(Paris, Je T'Aime)

영화 '사랑해, 파리'

영화 '사랑해, 파리'는 2007년 개봉 이후 9년 만에 재개봉하는 영화로, 낭만의 도시이자 사랑의 도시이고, 예술의 도시인 프랑스 파리에 대한 옴니버스 영화다. 14명의 영화감독들은 파리의 14구역을 하나씩 맡아 로맨틱 코미디부터 호러까지 다양한 장르로 파리라는 공간이 지닌 매력을 그려낸다. 

'사랑해, 파리'에 참여한 감독들의 면면은 정말 화려하다. 여전히 피식 웃음이 나는 블랙 코미디로 파리를 그려낸 코엔 형제부터 시작해, '어바웃 슈미트'와 '사이드웨이'를 연출한 미국의 젊은 작가 알렉산더 페인, 호러영화의 대부인 '스크림'의 웨스 크레이븐, ''굿 윌 헌팅'과 '아이다호'의 구스 반 산트, '큐브'의 빈센조 나탈리, '그래비티'의 알폰소 쿠아론, '중앙역'과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월터 살레스, '롤라 런'과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톰 티크베어에 프랑스의 국민배우 제라르 드빠르디유와 왕가위의 영혼의 파트너인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 등이 연출에 나섰고, 나탈리 포트만, 일라이저 우드, 줄리엣 비노쉬, 스티브 부세미, 윌렘 대포, 닉 놀테, 매기 질렌할, 등 수많은 스타들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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