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11 (금)
[초점Q] '제보자들' 교회 신축 위해 주민 집 무단철거? 70년 동안 살던 집 잃은 이영기 할머니의 사연은?
상태바
[초점Q] '제보자들' 교회 신축 위해 주민 집 무단철거? 70년 동안 살던 집 잃은 이영기 할머니의 사연은?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11.21 2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제보자들'에서 교회 신축으로 인해 70년 동안 살던 집을 잃고 화장실에서 살고 있는 할머니의 사연을 소개했다.

21일 오후 8시 55분 방송된 KBS '제보자들'에서는 충남 아산의 한 시골마을을 찾아 70년 동안 살던 집에서 쫓겨나 집터 한 켠의 화장실 건물을 개조해 추운 겨울을 나고 있는 이영기 할머니의 사연이 소개됐다.

KBS '제보자들' [사진=KBS 2TV '제보자들' 방송화면 캡처]

이영기씨는 아버지가 지은 집에서 태어나 70년을 같은 집에서 계속 살아왔다. 하지만 이웃에 위치한 20년 된 교회가 신축을 결정하면서 이영기씨가 집을 비운 사이 무단으로 집을 허물어버린 것이다.

교회에서 이영기씨의 집을 허문 이유는 교회의 땅이 할머니의 집 일부에 걸쳐 있었다는 이유. 하지만 이영기씨는 땅을 팔고 이사를 가라는 교회측의 제안을 거절했고, 교회에서는 이영기씨가 집을 비운 사이 중장비를 동원해 무단으로 집을 허물어버린 것이다. 이후 이영기씨는 평소 수도를 연결해 화장실로 사용하던 조그만 창고건물을 개조해 잠을 자고, 식사와 빨래는 마을회관에서 해결하고 있다.

교회의 행위로 피해를 본 것은 이영기씨만의 일이 아니었다. 역시 교회의 이웃에 위치한 이장의 집 역시 100년이 넘은 집이었지만 대지 일부가 교회의 토지에 걸쳐 있다는 이유로 역시 무단으로 허물렸고, 그 이웃 역시 아주 조금 땅이 걸쳐져 있다는 이유로 역시 집 일부가 허물어졌다. 한 주민의 경우 교회측에서 땅을 양도하라거나 팔라는 협상 자체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인들은 교회가 20년이 넘어 큰 금이 가서 안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노후됐지만, 교회측의 대지에 무허가 건축물이 세 채 있어서 신축 허가가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이영기씨 등 집이 허물어진 주민들이 예배시간에 찾아와 예배를 훼방놓는 등 가해자면서 피해자인 척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집 전체를 허물지 않은 것도 교회땅에 걸쳐져 있는 곳만 신축을 위해 허문 것이라고 말하며, 집이 허물어진 주민들은 그동안 세금도 내지 않고 무단으로 그 땅을 이용해 왔고, 교회에서 그 세금을 내왔다고 주장했다.

교회는 1994년에 이 마을에 들어섰고, 이영기씨의 집은 절반 정도 교회의 땅에 걸쳐져 있었다. 그동안은 땅주인이 이영기씨의 친구라서 말을 통해 합의를 봐서 살았지만, 땅주인이 교회에 땅을 팔면서 문제가 불거졌다는 것.

KBS '제보자들' [사진=KBS 2TV '제보자들' 방송화면 캡처]

이영기씨는 처음 교회의 신축 이야기가 나왔을 때 집이 걸쳐진 절반만 부수는 것으로 합의를 보고 교회측에서도 실제로 절반만 집을 부쉈다. 이 때만해도 이영기씨는 남은 절반의 집을 개축해 살 생각을 해왔다. 하지만 이영기씨의 남은 집 부지 절반은 하천부지로 국유지여서 집을 신축할 수 없었고, 며칠 후 이영기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철거업체 차량이 와서 20분 만에 남은 절반의 집을 부수고 사라진 것이다.

이에 대해 아산시청 건설과 공무원은 "교회에서는 교회땅에 해당하는 부분은 철거할 수 있지만, 국유지에 해당하는 남은 절반은 교회가 철거할 권한이 없다"며, "교회 측에서 국유지에 대한 점유허가 신청이 들어왔는데, 기존에 점유허가가 되어 있어서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보자들'에서는 교회가 할머니가 소유한 남은 국유지 부분까지 노리고 벌인 행동이 아닐까 의심해 다시 교회를 찾아 입장을 들었다. 하지만 교회측에서는 "그렇게까지 안 하면 시간이 너무나 오래 걸리고 저희는 오갈데가 없다"며 집을 부순 것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영기씨의 남은 부지는 국유지여서 건물 신축이 불가능해 할머니는 결국 마을을 떠나거나 화장실을 개조한 쪽방에서 살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