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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서 4위까지' LG, 기적의 가을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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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서 4위까지' LG, 기적의 가을야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0.17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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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 5-8로 졌지만 SK 패배로 4위 확정, NC와 준플레이오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LG가 올 시즌도 '유광점퍼'를 입을 수 있게 됐다. 두 시즌 연속 '가을야구'다.

LG는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원정경기에서 롯데에 5-8로 졌지만 SK가 넥센에 덜미를 잡히면서 4위를 최종 확정지었다.

이로써 LG는 최하위까지 떨어져 김기태 감독의 자진 사퇴로 홍역을 겪은 충격을 딛고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는 기적을 연출하면서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4위를 차지한 LG는 3위 NC와 오는 19일부터 5전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LG는 19일과 20일에 NC의 홈구장인 마산구장에서 1, 2차전을 치른 뒤 22일과 23일에 잠실구장에서 3, 4차전을 갖는다.

▲ LG가 한때 패배가 승리보다 16경기나 많은 불리함을 딛고 최하위에서 4위까지 뛰어오르는 기적을 연출하며 2년 연속 가을 야구를 하게 됐다. 사진은 지난 9일 KIA와 홈경기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는 LG 선수들. [사진=스포츠Q DB]

LG의 올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은 그야말로 '기적'이다.

올 시즌 초반 LG는 무리한 경기 운영으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내주는 결과가 이어지면서 부진에 빠졌다. 결국 김기태 감독은 4월 23일 스스로 자리를 내놨다.

양상문 감독이 5월 13일 LG 사령탑으로 취임했지만 성적은 금방 나아지지 않았다. 5월 30일까지만 하더라도 16승 1무 30패로 최하위였다. 4위 넥센과 승차가 무려 9.5경기나 됐다.

6월 7일까지만 해도 17승 1무 33패로 승보다 패가 16경기나 더 많았던 LG였지만 이 때가 바닥이었다. 이후 LG는 바닥을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6월까지 27승 1무 41패로 2승을 만회한 LG는 7월을 40승 1무 48패로 마치면서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7월 한달동안에 거둔 성적이 13승 7패였다. 이와 함께 4위와 승차도 어느새 3.5경기로 줄었다.

8월이 되자 LG는 어느새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삼성과 넥센, NC과 일찌감치 '3강'을 구성한 상황에서 LG가 순위를 치고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두산과 롯데, SK 등이 상대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역시 LG의 꾸준한 승리가 아니었다면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LG에게 4위 자리는 쉽게 오지 않았다. 두산이 뒷걸음질 쳤지만 SK가 급격한 상승세를 타며 연승 행진을 이어가면서 턱밑까지 쫓아왔다. LG는 16일 경기에서 SK가 두산에 질 경우 4위 자리를 완전히 굳힐 수 있었지만 반대의 결과가 나오면서 17일 롯데전에 모든 것을 걸어야만 했다.

LG는 자력으로 승리를 따내겠다는 각오로 1회초부터 점수를 뽑았다. 1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이병규(7번)의 좌익수 뒤를 넘기는 2점 홈런으로 먼저 앞서갔다.

하지만 LG는 이 점수를 지켜내지 못했다. 1회말 무사 1, 3루에서 손아섭에게 적시타를 내준 뒤 2회말에도 2사 3루상황에서 김민하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 2-2 동점이 됐다.

LG는 1회초에도 2점 홈런을 쳤던 이병규가 다시 한번 3회초에 연타석 2점 홈런을 때려내며 4-2로 달아났지만 3회말 역전을 당한 뒤 리드를 잡지 못했다.

정훈의 볼넷과 손아섭의 좌중간 안타로 무사 1, 3루 위기를 자초한 가운데 최준석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4-3으로 쫓긴 LG는 1사 1, 2루 상황에서 전준우의 적시 2루타와 용덕한의 적시타로 4-5로 역전당했다.

LG는 4회말에도 최준석에게 2점 홈런을 내주면서 끌려갔다. 이때만 하더라도 SK와 넥센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었기에 선수들의 낯이 어두웠다. LG는 6회말에도 손아섭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 더욱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러나 경기 후반 SK가 넥센에 졌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이내 LG 선수들의 안면에 미소가 번졌다.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LG 선수들은 승패에 관계없이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가게 됐다는 기쁨 덕분인지 8회초 집중력을 발휘하며 1점을 보탰다.

LG는 비록 5-8로 졌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한 날을 보냈다. 부산까지 원정을 온 LG 팬 역시 기적과 같은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됐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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