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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지휘봉 잡은 '건반의 황제' 페라이어와 ASMF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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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지휘봉 잡은 '건반의 황제' 페라이어와 ASMF 내한공연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0.2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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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피아노의 음유시인' 머레이 페라이어(67)와 영국의 대표적 음악단체인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ASMF)의 14년의 황금빛 호흡을 마침내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오는 11월10~1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내한공연에서 페라이어는 이 단체의 상임 객원지휘자로서 지휘와 협연을 겸한다. 2002년 첫 내한한 페라이어는 2008년과 2011년 리사이틀을 개회챘으나 국내에서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 피아노를 연주하며 ASMF를 지휘하는 페라이어[사진=크레디아 제공]

그동안 ASMF 내한공연을 추진할 때 협연자 1순위는 머레이 페라이어였으나, 연주 횟수 자체가 적을뿐더러 리사이틀과 병행해야 했기에 페라이어와 ASMF 조합은 쉽지 않았다. 그런데 마침내 ASMF 55주년을 맞아 머레이 페라이어가 아시아 투어를 함께 하게 됐고,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기다린 보람을 100% 충족시켜줄 모차르트 협주곡과 베토벤 협주곡이다.

◆ 창단 55주년 맞은 ASMF 간결하고 균형잡힌 사운드…영화 '아마데우스' 연주로 유명

음악적으로 봤을 때 ASMF와 페라이어의 조합은 화룡점정이다. ASMF의 간결하고도 균형 잡힌 연주와 페라이어의 영롱하고 투명한 크리스탈 터치는 최상의 시너지를 낸다. 지난해 바비컨 센터에서 있었던 페라이어 지휘 및 협연, ASMF 연주 공연에 대해 가디언지는 “담백하고 유연한 베토벤 협주곡이었다. 페라이어의 서정적인 연주와 ASMF의 농후하고 풍부한 연주는 완벽한 화음으로 저절로 흘러갔다”고 극찬한 바 있다.

이번 공연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엘비라 마디간’, 바흐 건반 협주곡 7번 등 페라이어의 피아니시즘을 십분 느낄 수 있는 곡들과 하이든 교향곡 77번, 스트라빈스키 '덤바턴 오크스', 멘델스존 신포니아 7번 등 ASMF의 조형미와 연주력을 발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이뤄진다.

▲ 올해로 창단 55주년을 맞은 영국의 명문 실내악단 ASMF[사진=크레디아 제공]

올해로 55주년을 맞는 ASMF는 ‘지휘자로부터의 피난민’을 주창하던 네빌 마리너에 의해 1959년 창단되었다. 이들의 이름은 창단 당시 연주했던 트라팔가 광장 근처의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에서 따왔다. 처음 헨델, 비발디, 바흐의 종교음악을 주로 연주하던 ASMF는 이후 모차르트, 베토벤 등으로 레퍼토리 폭을 넓혔고, 현재는 현대음악과 영화음악까지 섭렵하고 있다.

지금까지 500여 장이 넘는 음반을 출반한 ASMF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레코딩을 많이 한 체임버 오케스트라이기도 하다. 1961년 고음악 전문 레이블인 와조리르를 통해 첫 음반을 낸 이래 에디슨상, 골드 디스크를 수십 차례 수상했으며 2007년에는 빌보드 클래식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하였다. 특히 이들이 연주한 영화 ‘아마데우스’는 아카데미 음악상을 비롯해 13개의 골든 디스크상을 휩쓸었으며, 전세계적으로 1300만장 이상이 팔리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 페라이어, 리즈콩쿠르 우승으로 화려하게 데뷔…명징하고 투명한 소리 일품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4세부터 피아노를 시작한 페라이어는 1972년 리즈 국제콩쿠르 우승을 거머쥐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후 세계 곳곳에서 리사이틀을 하며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찬사를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그에게 ‘피아노의 음유시인’이라는 별명을 헌사했고,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작곡가와 같은 수준에서 대화하는 유일한 피아니스트’라 추켜세웠다.

▲ 머레이 페라이어[사진=크레디아 제공]

20여 년 세월을 최정상의 피아니스트로 활동해온 그에게 예기치 못했던 사건이 발생했다. 악보에 오른쪽 엄지 손가락을 베인 작은 상처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두었던 것이 염증으로 번져 급기야 손가락 뼈에 변형이 생겼다. 결국 몇 년간 피아노를 칠 수 없는 암흑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재기에 성공, 90년대 후반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2000년에 출시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음반은 빌보드 차트에 연속 15주나 오르며 음악 애호가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뛰어난 연주력을 지닌 피아니스트는 많으나 명징하고 투명한 소리에 눈물이 날 것 같은 연주를 선보이는 인물은 페라이어 뿐이다. 이는 오랜 시간 피아노를 다시 칠 수 있기를 갈망하며 어두운 세월을 보낸 자에게만 허락된 것이 아닐까.

공연예매: 인터파크 1544-1555 쌕티켓 02)580-1300 클럽발코니 1577-5266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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