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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이강인 레알행? '닮은꼴' 다비드 실바-후안 마타의 길을 따라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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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이강인 레알행? '닮은꼴' 다비드 실바-후안 마타의 길을 따라간다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2.01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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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바-마타 모두 발렌시아에서 성장, 검증된 시스템서 실력 키우는 것도 고려해야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발렌시아 유스팀 이강인(16)이 레알 마드리드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아직은 이적설일 뿐이지만 한국 선수가 레알의 유니폼을 입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축구팬들은 이미 설레는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레알과 쌍벽을 이루는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는 이미 이승우, 장결희가 진출해 있다. 백승호는 후베닐A를 거쳐 바르셀로나 B에서 활약 중이다. 하지만 이것이 1군팀 활약을 장담하는 것은 아니다. 이강인이 레알에 진출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다비드 실바(31·맨체스터 시티)와 후안 마타(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롤 모델로 삼아야 한다.

▲ 발렌시아 유소년팀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왼쪽)이 레알 마드리드의 관심을 받고 있다. 스페인 매체 ‘수페르 데포르테’는 1일 "레알이 이강인을 영입하기 위해 발렌시아에 의사를 물었다"고 보도했다. [사진=이강인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발렌시아, 왼발, 패스 센스. 레알의 영입 물망에 오른 이강인과 실바, 마타의 연결고리다.

실바와 마타는 모두 발렌시아에서 성장해 유럽 빅클럽에 진출했다. 특히 실바는 발렌시아 유스 시스템의 가장 성공적인 결과물 중 하나다. 14세 때 발렌시아 유니폼을 입은 실바는 2군을 거쳐 2004년 처음 1군 무대를 밟는다. 에이바르와 셀타 비고에서 잠시 임대 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2006년 친정팀에 복귀한 실바는 팀의 주축 미드필더로 성장한다.

실바는 2007~2008 코파 델 레이에서 발렌시아의 우승을 이끌었고 유로 2008에서 스페인 왕조의 시작을 알리는 우승컵도 들어올렸다.

발렌시아의 핵심선수로 활약하던 실바는 2010년 클럽의 재정난과 자신의 빅클럽 이적 희망이 겹쳐 맨시티로 이적한다. 리버풀과 맨유, 레알 등도 함께 영입전에 뛰어들어 실바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적 초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거친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기도 했지만 곧 팀에 녹아들며 현재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6시즌 동안 EPL 2회 우승을 포함, 총 6개의 우승 트로피를 맨시티에 안겼다.

마타는 이강인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레알의 유스 시스템에서 성장했다. 하지만 1군에서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했고 2007년 발렌시아로 이적한다. 이후 곧바로 1군 주전 자리를 꿰찼고 2008~2009시즌에는 미드필더로 뛰면서도 프리메라리가에서 11골을 넣으며 해결사 본능도 과시했다.

실바와 마찬가지 이유로 2011년 첼시로 이적했다. 2014년 당시 조세 무리뉴 첼시 감독의 선수 구상에서 배제되며 맨유로 이적했다. 하지만 현재 맨유에서 무리뉴 감독 지휘 하에 맹활약하고 있다. 자신을 내보낸 감독의 마음까지 돌릴 수 있었던 것은 마타의 뛰어난 재능 때문이다.

둘 모두 다소 왜소한 체격을 가졌다. 신장 170㎝ 초반에 체중도 70㎏을 넘지 않는다. 거칠기로 유명한 EPL에서 결코 유리한 신체조건이 아니지만 특유의 창조적인 플레이를 잘 살려내며 공격의 활로를 뚫어주는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다.

레알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강인은 또래들보다 월등한 킥력과 뒤지지 않는 신체조건까지 갖췄다. 현재 신장이 17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꿋꿋이 나아간다면 실바와 마타의 선례를 따라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

▲ 이강인이 다비드 실바, 후안 마타처럼 발렌시아에서 성장할 것인지 빅클럽으로 이적을 택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왔다. [사진=발렌시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다만 이들이 발렌시아에서 성장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빅클럽의 이름만 보고 섣불리 움직이는 것은 자칫 악수가 될 수 있다. 유소년 때부터 지나치게 치열한 경쟁과 부담스러운 관심을 받는 것보다는 검증된 시스템에서 많은 기회를 부여받으며 성장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발렌시아는 실바와 마타 외에도 이스코, 호르디 알바 등을 키워내기도 했다.

레알에 ‘찜’ 당한 이강인에게 중요한 것은 미래다. 빅클럽의 명성에 혹해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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